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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과정, 주류신학교 '돈 줄' 이었나?

풀러신학교 구조조정으로 본 신학계 미래

주류신학교들 입학률 줄자
재정난 타개책으로 개설 붐
주류 신학교의 장삿속 비판
학위에 대한 욕망도 맞물려
한국어 과정 존립 찬반 논란
"이민교계 위한 공로 인정해야"


최근 풀러신학교가 한인 프로그램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본지 2월9일자 a-1면> 논란은 컸다. 한인 학생들은 즉각 반발했고, 학교 측은 긴급 포럼을 열어 사과까지 했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풀러신학교의 구조조정 사태를 어떻게 봐야할까. 이는 비단 풀러신학교에 국한된 이슈가 아니다. 교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내 한국어 프로그램에 대한 실효성과 변화의 필요성, 신학교에 대한 미래 등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미국 신학교들은 왜 한국어 과정을 만들었을까.

한동안 주류신학교의 한국어 프로그램 개설은 붐을 이뤘다.

지난 수년간 풀러신학교를 비롯한 아주사신학교, 골든게이트침례신학교, 미드웨스턴신학교, 센트럴침례신학교, 클레어몬트신학교 등 다수의 신학교가 목회학, 선교학, 선교 신학, 목회학 박사 등 다양한 전공의 한국어 과정을 속속 개설해왔다.

이면에는 주류신학교의 재정난이 있다. 신학교마다 입학률이 감소하면서 재정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북미신학교협의회(ATS)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10년(2005-2015년) 사이 대부분의 신학교 정원은 감소추세를 보였다.

기독교내 자유주의, 보수주의 등의 성향을 막론하고 10년 사이 풀러신학교(4128명→3258명), 샌프란시스코신학교(547명→199명), 클레어몬트신학교(479명→ 272명), 리젠트칼리지(644명→458명), 리폼드신학교(1249명→1082명) 등 주요 신학교의 학생 수는 감소했다.

풀러신학교 한 관계자는 "신학인구가 확실히 감소하면서 신학교마다 정원 미달 사태가 속출하는 상황이었다"라며 "풀러신학교의 경우도 몇 년째 영어권 목회학은 정원 미달이었다"라고 전했다.

주류신학교들은 타개책을 찾기 시작했다. 그게 바로 한국 및 한인 교계였다. 이는 주류신학계에서 '블루오션'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남가주 지역 탈봇신학교 한 관계자는 "현재 주류신학교의 한국어 프로그램들은 태생적으로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생성된 것이지, 학문적 필요에 의해 개설됐다고 보기 힘들다"며 "현재 탈봇에서도 한국어 과정에 대한 개설을 두고 논의가 오고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류 신학교들은 홍보를 위해 한인교계 및 관계자들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한인 학생의 지원이 늘자 제법 운영이 됐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신학생에 대한 유학생 비자(F1) 발급 과정이 까다로워지면서 학생 수는 급감하기 시작했다.

현재 주류신학교의 한국어 과정은 찬반 입장이 팽팽하다.

우선 언어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한인 이민자들에게 새로운 신학교육의 장을 열었다는 것은 긍정적인 결과로 평가받는다.

유현상(32ㆍ남침례신학교)씨는 "예를 들어 풀러신학교의 목회학 박사과정 같은 경우 세계적 신학자인 김세윤 교수 같은 분의 가르침을 한국어로도 배울 수 있지 않았느냐"며 "이는 한인교계에서 나름의 역할을 했고, 이민목회라는 특수성과 필요성을 정립했다는 측면에서 그 공로는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반대 목소리도 있다.

한인 2세 사역자인 데이브 노 목사는 "주류신학교들이 특색있는 한국어 과정을 개설했다 해도 교수진이나 커리큘럼 수준은 영어 프로그램과 분명히 차이가 나는 게 사실"이라며 "이는 외국 학위를 원하는 신학생의 욕망, 주류신학교 학위를 더 우대하는 한인교계 풍토, 신분유지를 위한 비자 제공, 신학교의 장삿속과 맞물리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신학의 본질이 퇴색된 부분도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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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왜 한국어 신학을?"
장기계획 세우고 위상 높여야


앞으로 주류신학교들의 한국어 프로그램은 어떻게 될까.

이번 풀러신학교의 결정은 그동안 우후죽순 생겨났던 주류신학교들의 한국어 프로그램 향방을 미리 엿보게 한다.

그동안 주류신학교들은 재정적 어려움을 한인 학생을 통해 간극을 메웠지만, 이젠 한인 학생 증가세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타신학교의 한국어 강좌 축소나 폐지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이상명 총장은 "당장 큰 변화는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다른 한국어과정도 언제든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주류신학교의 입학생만 감소하는 게 아니라 한국어 프로그램 지원자 역시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인종 신학교인 ITS의 김재영 교수는 "앞으로 학생들은 줄어들 것이며, 또한 운영에 필요한 재정 확보도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신학교 자체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현재의 신학교 시스템 자체를 재조정하고 재구조화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한인교계도 장기플랜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깝게는 주류신학교의 영어 과정과 한국어 과정의 수준 차이를 좁히는 방안을 심도있게 고민하고, 멀게는 장기적인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한국어 과정에 대한 특수성과 존립의 필요를 구축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브 노 목사는 "미국에서 '왜 한국어로 공부하는 신학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부터 재정립해야 한다. 그게 안되면 한국어 프로그램은 주류신학교의 '돈 줄' 역할만 하다가 끝날 수 있다"며 "실제 한국어 프로그램은 주류신학교에만 속해 있을 뿐 교수진은 나눠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대한 배움의 격차를 줄이고 수준을 높여 가치와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명 총장은 "이런 상황에서 미주장신대 같은 한인신학교들도 현재 장기적인 플랜을 세워 대비중"이라며 "현재 1.5세와 2세들을 위한 차세대 신학교로 방향을 틀고 있으며, 2020년 후에는 다인종을 끌어안는 다민족 신학교로 탈바꿈하기 위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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