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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가족 찾는 해외입양인 김주만 씨 “내 안에 한국인의 피 흐릅니다”

생후 12~18개월에 미시간으로 입양

입양 ID: K81-758. 처음 발견된 곳: 노량진 경찰서. 입양되기 전 머물렀던 보육원: 성로원. 여권주소: 서울, 마포구, 합정동 382-14.

오랜 시간 친부모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있는 김주만(사진·36세 영어이름 티모시 드바스토스)씨가 갖고 있는 자신의 핏줄에 대한 기록이다.
생후 12~18개월 때 미국으로 입양된 김주만씨는 화목한 가정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랐지만 핏줄에 대한 그리움은 끝내 떨쳐버릴 수 없었다.
입양기관이었던 홀트에서 최근 받은 정보는 1980년 노량진 경찰서에서 김주만 씨(생후 12개월 추정)를 성로원 고아원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영어 이름과 함께 사용하는 한국 이름 ‘김주만’ 또한 고아원 원장이 직접 지어준 이름이다.

1981년 8월 20일 미시간주에 거주하던 더글라스·다나 드바스토스 부부에게 입양된 김 씨는 한국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하지만 자신이 한국사람이라는 것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10대 때 입양 서류가 들어있던 상자의 존재를 부모님께서 알려주시고 난 후부터 가끔 서류를 꺼내 읽어보곤 했지만 한국어를 전혀 못해 그냥 서류를 갖고만 있었다. 최근 딸 샬럿이 태어난 후, 딸을 위해서라도 본격적으로 친 가족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입양기록과 입양 당시 여권을 바탕으로 입양기관인 홀트와 자신이 머물렀던 고아원 성로원에 직접 연락하며 자신의 친부모 찾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그가 갖고 있는 단서가 너무 오래됐고, 당시 고아원에 근무했던 직원들이 모두 퇴직한 후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씨는 “딸이 거울을 보며, ‘할아버지, 할머니는 어디에 있어? 뭐 하시는 분들이야? 왜 나는 아시안처럼 생겼어?’ 라는 질문을 하게 될 때, 딸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데 지금으로써는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프다. 나의 잃어버린 반쪽을 찾는데 한국사람들의 힘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김 씨는 이어 “사랑으로 나를 키워준 그리고 보살펴준 가족에게 너무나 감사하고 이들을 만날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하다. 내가 입양오지 못했다면 오늘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 전쟁이 많은 것을 갈라놓았고 그 아픔 속에 많은 가족들이 헤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누구의 책임도 묻고 싶지 않고 누구도 미워하고 싶지 않다. 다만 내 잃어버린 뿌리를 찾고 싶다. 잃어버린 뿌리를 찾아 잇는 과정이 힘들지라도 나는 최선을 다해 끝까지 찾고 싶고 그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주만씨는 미시간 웨인주립대학에서 기계공학 학·석사를 마친 후 2003년 포드에 입사했다. 미시간 디어본 소재 포드의 연속성이동기술팀(Sustainable Mobility Technology)에서 근무하는 그는 포드가 전략적으로 내놓은 전기차 ‘포커스’의 기술개발자다. 2012년에는 포드의 첫 번째 플로그인 하이브리드 연료시스템에 사용된 리튬 이온 배터리 팩 통합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지난 2012년에는 '미래 자동차의 파워를 충전하는 사람'이라는 주제로 포드 광고에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즉 자동차 업계에서는 소위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할 때 마다 김 씨는 한국 입양아임을 밝히며 자신에게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말한다. 또 자신의 친 가족을 찾고 싶다는 바람도 항상 나타내고 있다.


김민희 기자 kim.min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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