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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성의 한방 사람]구안와사

한의원 원장

내일은 입춘이다. 24절기 가운데 첫 번째 절기인 입춘은 태양의 황경이 315도인 때로서 양력 2월4일 무렵이다. 입춘은 새해를 상징하는 절기로 봄이 시작되는 때다. 입춘이 되면 동풍이 불고 얼음이 풀리며 동면하던 벌레들이 깨어난다. 입춘에는 입춘대길, 건양다경 등 입춘축을 대문에 여덟팔자처럼 붙인다. 또 입춘방이라 하여 국태민안, 가급인족, 부모천년수, 자손만대영, 소지황금출, 개문만복래 등의 춘점자를 흔히 쓴다. 그러나 상중에는 이 기쁜 문구를 달지 아니한다. 슬퍼하며 죄인행세를 하는데 어찌 이런 덕담식 문구를 집에 붙여 놓겠는가 하는 마음에서다.

주로 봄, 가을 주말에 길일을 잡아 거행하던 결혼 풍습이 70년대 들어 계절에 상관없이 겨울에도 결혼을 하던 76년 12월 하순이었다. 신랑 신부가 국민학교 교사였던 R씨는 방학을 맞아 결혼식을 올리고 그해 개통된 영동고속도로 버스를 타고 설악산으로 신혼여행을 가던 길이었다. 창밖 풍경이 잘 보이는 창가에 신부를 앉히고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한참을 가다 신부가 대답이 없어 옆을 보니 차창에 기대어 잠이 들어 있었다. 잠시 후 깨어난 신부의 입이 오른쪽으로 삐뚤어져 있었다. 깜짝 놀란 신랑은 원주에서 되돌아 서울로 돌아오는 즉시 필자를 찾아왔다. 겉보기에는 똑같이 입이 돌아가고 눈이 잘 감기지 않는다고 해도 구안와사는 말초성과 중추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신부처럼 찬 곳에 얼굴을 대고 잤더니 입이 돌아갔다거나 무더운 여름에 다듬잇돌을 베고 낮잠을 잔 후 입이 돌아가는 경우, 과로한 후에 찬바람에 노출된 후 눈에서 눈물이 나고 눈이 잘 안 감긴다고 하는 경우가 말초성 구안와사의 증세다. 말초성은 뇌신경을 다친 중추성과는 달리 안면근육을 지배하는 신경 자체에 바이러스가 침입한 것이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한의학에서는 입과 눈이 돌아가는 구안와사를 풍기와 냉기가 우리 몸이 허해진 틈에 침입하여 생겨난 것으로 보는데 중년이 넘어 몸에 기운이 없고 피로할 때 걸리기 쉽다. 대개 증세가 나타나기 2~3일 전에 귀 뒤나 어깨에 통증이나 위화감의 전조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때 치료하면 발병없이 예방이 가능하다. 말초성은 치료를 받으면 회복이 빠른 경우 대개 1주일 내지 열흘 정도부터 좋아지기 시작하여 6~8주면 완전하게 회복된다. 구안와사는 제일 중요한 것이 초기 치료인데 치료받는 것을 게을리하여 초기 치료의 기회를 잃은 경우에는 말초성이라 하더라도 치료기간이 길어지고 그 흔적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을 경우도 있다. R신부는 마비된 안면신경 치료와 함께 학교생활과 결혼 준비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인 피로를 해소하는 치료와 함께 장부의 기능을 조절하는 전신적인 치료를 하여 2주 만에 완치되어 1월초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일반적으로 보편적인 구안와사증은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는 뇌혈관 질환 또는 뇌종양에서 발생하며 하반부 얼굴근육의 이완과 입이 삐뚤어지는 증세는 있으나 눈썹은 움직일 수 있고 눈을 감는 동작은 가능하므로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와 구별이 된다. 중추성 안면신경마비의 치료와 함께 원인치료를 병행한다.

▷문의:301-933-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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