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로 표현한 한민족 역사
화가 박영구 LA아트쇼 출품작 눈길
서울대 서양화과 출신 현직 화가인 박씨가 출품한 그림은 김치의 강렬한 색채를 부각시킨 추상적인 배경에 자화상을 결합한 것이다.
박씨는 2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민족 고유의 반찬인 김치는 조형적 측면에서도 작품 구성에 손색이 없다"며 "반복되는 수난을 극복하며 발전한 우리의 역사와 여러 단계를 거쳐 만들어지고 발효된 뒤에 제맛을 내는 김치의 유사성을 캔버스에 담아봤다"고 설명했다.
김치의 이미지로 구성된 작품이지만 박씨는 작품 제목을 'Vegetable(채소)'로 달았다. 박씨는 "김치란 제목은 타인종이 이해하기 힘들고 내 그림이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되길 바랐기 때문에 채소란 제목을 붙였다"면서 "그러나 분명한 것은 김치의 이미지가 관람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에 따르면 관람객의 반응은 다양하다. 어떤 이는 작품에 구현된 비대칭적인 김치의 형태와 움직임을 보고 쓰나미나 지진을 연상하고 어떤 이는 붉은 색을 피와 결부시켜 종교적 이미지를 떠올리기도 한다는 것.
박씨는 "내겐 이 그림이 김치를 매개로 한 우리 민족의 역사에 대한 회상"이라며 "앞으로 김치와 관련된 그림을 더 그리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임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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