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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성의 한방사랑]질병은 마음의 조화

한의원 원장

건강은 몸과 마음을 비우는 데서 비롯된다. 주어진 여건에 만족하고 헛된 욕심을 버리는 데서 얻어진다. 자족함을 아는 안빈락도가 곧 건강이다. 의식이 풍부해지고 생활이 편해졌지만 만족하고 감사하기보다는 남보다 더 가지려는 욕심에서 헤어나지 못하니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야 할 몸의 기운이 막히고 꼬이고 뒤틀려 질병이 된다.

간디는 “지구는 인류가 살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으나 인간의 탐욕까지 만족시킬 만큼 그렇게 넉넉하지는 못하다”고 했다. 끝없는 탐욕과 이기가 자신의 몸을 병들게 할 뿐 아니라 사회까지 병들게 한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하였다. 삶의 자세를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물같이 되라”는 것이다. 물은 만물을 생육하고 이롭게 한다. 그러나 물은 결코 공을 다투는 법이 없다. 항상 가장 낮은 곳으로 흐르고 자기 몸을 더럽혀 남을 깨끗하게 하지만 이를 자랑하는 법이 없다. 히브리서 성서에 보면 “하느님이 맑은 물을 너희에게 뿌려서 너희로 정결케하리라”(겔 36 : 25) 그러면 사람들이 ‘새 영’과 ‘새 마음’을 갖게 되고 굳은 마음이 없어지고 부드러운 마음이 생긴다고 했다. 물을 뿌리는 세례나 물에 잠그는 침례 등은 물의 이런 정화작용으로 옛사람을 씻어 없애고 새 사람으로 소생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재현해 내는 의식이다. 물의 존재 방식은 모두가 싫어하는 낮은 곳을 향하여 날마다 자기를 낮추면서 흐르는 것이다. 모두가 높은 곳을 향해 오르려고 안달하지만 물은 그런 일과 상관없이 우주적 원리에 자기를 맡기고 유유자적 낮은 데로 임할 뿐이다. 이렇게 자기를 비우고 꾸준하고 조용하게, 성실하고 정의롭게 오직 섬기는 자세로 시의 적절하게 움직이는 물, 어느 누구와도 겨루는 일 없이 자기를 끝까지 낮추는 물, 이런 물을 스승으로 삼는 삶은 참으로 진솔한 삶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어떠한가, 겨자씨만한 공로가 있어도 이를 자랑하기에 바쁘며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만이다. 학식이 쌓일수록 교만하고 오만해진다. 이와 같은 오만과 불손은 자연의 기운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이탈시키고 사회로부터 자신을 소외시킨다. 이것이 병의 원인이 된다. 만족과 기쁨은 욕심과 이기를 줄임으로써만 가능하다. 병은 잘못된 생활을 바로 잡으려는 자연의 경고요 인체의 반성적 자기 발로이기도 하다. 병을 약으로 삼으라는 옛 성현의 말이 있다. 병은 우리에게 나태와 이기, 탐욕과 오만을 버리고 이웃에 대한 무관심과 사회에 대한 무책임을 반성하라고 요구한다. 병은 우리에게 호의호식 대신 춥고 배고픔을 경험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병은 미워하거나 배척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하고 감사해야 할 우리 몸의 일부임을 알아야 한다. 옛 성현은 지병성공 병불능뇌(知病性空 病不能腦)라 하였다. 병이란 실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의 조화에 불과하다.

▷문의 (301)933-2300, kangacu@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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