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 국면에…북한 노동자 더 보내달라는 중국 기업들
동북3성에 북한 근로자 3만~4만명
인건비 월 30만원 현지인의 70%
북, 연 2000억 벌어 개성공단 2배
한해 5000명 전문인력 수출 계약도
중국 단둥의 봉제공장인 천우의류회사는 지난해 종업원 300명 가운데 100여 명이 광둥성 등 중국 내 다른 지역으로 빠져 나갔다. 그 이유는 동북 3성의 기업들의 복지와 월급 등이 다른 지역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광둥성의 경우 평균 급여가 5313위안(한화 96만원)으로 단둥의 2843위안(51만원) 보다 2배 정도 많다.
천우의류회사의 김현철(중국 동포) 사장은 "중공업에 편중된 산업구조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노동 가능 인구가 다른 지역으로 떠난다"고 말했다. 2000년만 해도 동북 3성의 순유입 인구가 36만 명이었으나 최근 해마다 10만 명 정도 유출되고 있다. 그래서 김 사장은 지난해부터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저렴한 인건비에다 비교적 성실하게 근무하며 시간 외 근무가 가능하고 각종 사회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어 올해도 더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한 노동자의 월급은 2000위안(한화 36만) 정도다.
동북 3성이 노동력 공급 부족현상이 생긴 것은 다른 성에 비해 경제 성장이 저조해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동북 3성의 2014년 경제성장률은 5.8~6.5%로 전국 평균치인 7.4%에 못 미쳤다. 지난해 3분기 실적은 2.7~5.5%를 기록해 더 떨어졌다.
동북 3성은 중앙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2003년부터 동북진흥계획에 따라 2012년까지 고속성장을 구가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정부 투자에 의존하던 성장방식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경제는 급속히 쇠락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5월 동북 3성을 방문했다. 그는 창지투(창춘-지린-투먼) 개방선도구 설치와 국경지역 개방이 "동북아 국제협력 확대와 노후 공업기지를 진흥하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해 4월 지린성 창춘을 방문해 "동북 3성의 성장 둔화가 심각하므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할 정도였다.
동북 3성은 다른 지역에 비해 여전히 제조업이 경제의 주축을 이루고 있어 노동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때문에 동북 3성은 지난해 북한과 연간 5000여 명의 전문 인력 수출 약정을 체결했다. 현재 북한 노동자가 동북 3성에 3만~4만 명 정도 일하고 있다.
북한은 동북 3성에 인력 수출로 연간 1억 4000만 달러~1억 7000만 달러를 벌고 있다. 북한 노동자 5만4700여 명이 개성공단에서 버는 연간 평균 수입인 8600만 달러의 2배 정도다.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비공식적인 노동자를 합하면 중국 전체에 10만 명 정도며 이들을 통해 벌어들이는 연간 평균 수입은 1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외화벌이를 위해 노동자를 동북 3성으로 내보내려고 애쓴다. 왜냐하면 '수출 효자'였던 대중국 광산물 수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2014년 대중국 광산물 수출은 전년 대비 3억 달러(18.5억 달러→15.2억 달러) 이상 줄었다.
김석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성장 둔화와 환경문제 등으로 대중국 광산물 수출은 앞으로 감소할 전망이고 북한은 노동자 해외송출을 계속 늘리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중국의 필요에 따라 노동자 수를 더 늘리면 연간 몇 억 달러 정도를 더 벌 수 있다. 장기적으로 중국의 임금 상승 덕분에 추가로 연간 몇 억 달러를 더 벌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동북 3성은 부족한 노동력을 저렴한 북한 노동자로 채우고, 북한은 외화벌이로 동북 3성을 찾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가 중국의 대북 제재에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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