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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팔려가는 어린 소녀들

안타까움과 분노.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도 있었다. 지난 16일 UW에서 열렸던 탈북 인권운동 여대생 박연미(22)씨 강연에는 300명이 넘는 많은 청중들이 숨을 죽이며 귀를 기울였다.

탈북자들의 상상할 수 없는 인권 유린 간증은 많이 들어왔다. 그러나 그녀의 경우는 또 다른 가슴 아픈 충격이면서도 자랑스러웠다. 2007년 탈북, 동국대에 다니다 콜럼비아대학에 편입한 그녀는 영어가 유창해 좋았다.

영어가 유창하니 미국인들이나 영어권 2세 한인 학생들에게도 북한과 탈북자들의 실상을 더 잘 알릴 수 있었다. 특히 22세 대학생이어서 같은 또래의 젊은이들에게는 더 많은 감동이 전달되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성인 탈북자들이 한국말로 간증을 했지만 앞으로 그녀처럼 젊은 탈북학생이 유창한 영어로 국제사회에서 연설할 때 북한과 탈북자 문제는 더욱 국제적으로 다뤄지고 미래의 통일 주역인 젊은 층에게 더 절실히 심어질 것으로 믿는다.



13살에 탈북 해 어린 소녀시절 온갖 시련을 겪은 그녀의 이야기는 더욱 안타까웠다. 어릴 때 탈북 했기 때문에 북한에서 몇십년을 더 살아온 성인 탈북자들보다 시련과 고통은 덜할지 모르지만 어린 소녀의 눈으로 본 북한, 어린 소녀가 겪어야 했던 탈북자의 고난이 더 가슴에 닿는다.

13살 탈북 후 첫날 자신의 눈앞에서 브로커가 어머니를 강간하는 것을 목격했으며 싫으면 북한으로 돌아가라는 협박으로 어머니는 260불, 자신은 300불 넘게 팔려나갔다고 말할 때 그녀는 목이 메었고 듣는 우리도 같은 심정이었다.

말하지 않았지만 어린 소녀가 팔려간 후 겪어야했던 수많은 고통과 시련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탈북자라는 것이 치욕이었다고 표현했다.

특히 “중국은 수만명의 탈북자들을 불법으로 북한에 돌려보내고 있고 십대 어린이들이 200-300불에 팔려간다”며 자신도 “너는 사람이 아니다. 내가 너를 죽여도 아무도 신고할 사람이 없다”라는 협박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시애틀에서 집회를 했던 전 북한 제1호 공훈배우였던 주순영 선교사의 중국 도문 감옥 생활 증언이 떠올랐다.

“감옥에서 만난 17세 소녀는 13살에 두만강을 건너왔다가 인신 매매단에 붙잡혀 강간을 당하고 팔려갔다.

팔려간 집에는 아버지와 아들 여섯이 살고 있었는데 이들이 돌아가면서 잠자리를 같이 했다. 3년동안을 성노리개로 유린당하다가 도망쳤으나 공안에게 붙잡혀 수감되었다” 정말 끔찍한 중국의 인신매매 실태가 아닐 수 없다.

다행히 박씨는 자유를 찾아 미국에서 공부하게 되었지만 지금도 꽃봉오리처럼 피어야할 어린 소녀들이 중국에서 팔려가 유린을 당하거나 북한에 강제 송환돼 처벌당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

박연미씨는 “북한에 있었을 때는 빵이 가득한 바구니 하나를 얻는 것이 꿈이었는데 중국에서는 이 꿈이 이뤄졌지만 행복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했다.

주순영선교사도 중국에서 인신매매범들에게 넘어가고 붙잡혀 수감된 후 간수들의 성노리개가 되고 고문과 인권 유린을 당하며 목숨까지 잃고 있는 탈북자들의 지옥 같은 현실을 증언했었다.

미국에서 편히 살고 있는 우리들은 이제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라 바로 우리 가족들이 팔려나간다는 생각으로 북한 인권과 중국 탈북자 탄압 만행을 적극 규탄해야 한다.

이들을 생각하면 힘든 이민생활 이지만 우리들은 얼마나 행복한지 감사하다.

앞으로 더 많은 탈북 소녀들이 박연미씨처럼 미국으로 와서 공부하고 유창한 영어로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호소할 수 있기를 바라며 하루속히 북한과 중국에 인권이 존중되어지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이동근 편집국장)


이동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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