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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교적부> 한 권이면 교회가 내 손안에 있소이다”

교인 주소록·교회요람·교우 길잡이·교인 수첩…

요즘 주보에 자주 나오는 광고
교회마다 교적부 제작 시기

교회들의 또 다른 소통 수단
주로 연초에 제작하고 배포

교회 전반에 대한 내용 담겨
스마트폰 앱으로 제작되기도


요즘 한인교회 주보들을 잘 살펴보면 특징이 하나 있다. 교회마다 교인 정보 수집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1월은 교회들의 '교적부' 제작 시즌이다. 현재 인랜드교회 나성남포교회 파사데나장로교회 등 한인교회들은 주보 등을 통해 교적부 제작을 위한 교인들의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 교회들은 왜 교적부를 제작할까. 이는 단순한 책이 아니다. 요즘은 교적부 한 권이면 교회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교회들이 교적부 제작에 심혈을 기울인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진화하는 교적부

교회 교적부는 기본적으로 교인들의 정보가 담긴 책이다.

교인 이름을 비롯한 소속 교구 전화 번호 사진 등이 담겨 하나의 책과 같은 출판물 형태로 제작된다. 이는 주로 연초에 교인들에게 배포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름도 다양하다. '교인 주소록' '교회 요람' '교우 길잡이' '교인 수첩' 등 명칭도 제각각이다.

교적부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편적으로 교회 구성원에 대한 정보가 담겼었다면 요즘은 다양한 정보가 담긴 교회의 백과사전과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교적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까지 있다.

'목회비전을 교회 요람에 담아라(김점옥 목사)'라는 책에서는 교회 요람을 '교회 매뉴얼(Church manual)'로 묘사한다.

김점옥 목사는 "지금까지 교회는 요람에 교인들의 사진과 주소록을 싣는 정도였다"며 "하지만 교회 요람을 보고 교회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게 배려한다면 교인과 목회 커뮤니케이션을 효율화할 수 있고 비신자에게는 교회에 대한 이해와 교회 선택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교적부의 변화에 따라 요즘은 교회마다 소속 교인들의 정보 외에도 교회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가 담긴다.

교회 소개 및 연혁 목회 철학 프로그램 안내 등 교회 전반에 대한 정보가 포함된다. 이는 책 한 권으로 교회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알 수 있게끔 매우 요긴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심지어 교적부도 스마트폰으로 보는 시대다.

재미한인기독교선교재단 등 교회용 앱 전문 개발사들은 교회를 대상으로 '모바일 요람' 등을 제작해주기도 한다. 또 앱을 통해 교적부와 함께 교회의 주요 공지사항 등을 확인하고 커뮤니티 기능을 통한 다른 교인 및 교역자와의 소통도 가능하게 했다.

자칫하면 오용되기도

교회가 커지면 교적부에 대한 활용도 역시 커진다. 네트워크의 중요성 때문이다.

교회 규모가 커질 경우 교인 간의 얼굴을 알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유대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제작되고 있다.

LA지역 한 대형교회 관계자는 "특히 큰 교회일수록 유동 교인이 많기 때문에 몇 년 주기로 한 번씩 정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교회 주소록을 제작하고 있다"며 "보통 1~2만 달러 정도의 예산이 소요되는데 이는 서로 얼굴을 모르는 교인들 사이에서 서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교적부 곳곳에는 소속 교인들이 운영하는 명함사이즈의 작은 비즈니스 광고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교인 간의 작은 소통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교인 심철민(48ㆍLA)씨는 "예를들어 자동차 정비를 맡기려고 해도 이왕이면 같은 교회에 다니는 교인에게 가는 게 안심도 되고 좋지 않겠느냐"며 "그럴 때는 교적부에 나온 교인들의 비즈니스 광고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교적부는 교회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1~3년에 한 번씩 제작된다. 물론 개인정보 공개수준에는 교회마다 약간씩의 차이가 있다. 개인정보가 오용될 수 있기 때문에 주소 생일 전화번호 등을 빼는 교회도 있다.

간혹 비효율성과 개인정보 누출에 대한 우려 때문에 교적부 제작을 중단하는 교회들도 있긴 하다.

교적부에 담기는 내용이 광범위해지면서 교인의 개인정보가 이단 단체 등에 유출될 위험을 경계해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교회정보기술연구원(이동현 목사)은 교회주소록에는 교인의 신상정보가 실려있어 동의없이 유출되거나 제 3자가 사적인 용도로 정보를 사용할 위험이 있음을 경고했다.

이동현 목사는 "이단 단체의 경우 포교대상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대상에 맞는 포교전략을 수립해 접근하는 사례들이 있다. 신상정보로 문자나 메일을 보내기도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교적부 제작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교적부에 대한 양식이나 담기는 정보들이 대체로 엇비슷하고 매번 관례적으로 만드는 교회가 많기 때문이다.

기독교 관련 인쇄물을 담당하는 조이인쇄 대니 김 대표는 "매해 비슷한 요람을 제작하기보다는 꽤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일인 만큼 획기적이고 신선한 변화도 생각해볼 때"라며 "하나의 출판물과 같은 개념으로 여겨 교인들이 읽을 때 재미있고 다른 책과 차이를 둘 수 있는 의미가 담겨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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