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국정연설 때 '빈 좌석' 마련하는 까닭은?
새 어젠더, 정책 성과 설명보다 '총기규제' 호소
희생자 상징 의미로 퍼스트레이디 옆에 배치
샌디훅 총기난사 희생자 가족 초청하는 의원도
총기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의 지난 7년 임기 동안 국정 운영의 틀을 바꿀 정도로 파장이 컸던 이슈다. 특히 국정연설이 예정된 오늘(12일)은 오바마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당위성을 강조했던 총기규제 행정명령 발표 1주일째를 맞는 날이다.
주요 언론도 오바마 대통령의 새해 마지막 국정연설은 새로운 정책에 대한 의회의 지지를 요구하는 과거 연설과 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회 전문 매체 '더힐'과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1일 오바마 대통령 국정연설의 상당 부분이 총기규제에 할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리티코는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규제와 더불어 대테러 전략 기후변화 등의 이슈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하지만 오바마케어로 인한 무보험자 감소와 실업률 하락 주택과 자동차산업 활성화 등 정책적 성과에 대해선 깊이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힐은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국정연설이 진행되는 의회에 총기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좌석 하나를 비워놓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부인 미셸 오바마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앉는 '퍼스트레이디 박스'에 의자 하나를 빈 좌석으로 만들어 희생자들을 상징한다는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8일 총기규제 지지 단체와의 전화 컨퍼런스에서 "총기 사건에 의해 숨진 희생자들이 보여지고 국민들 마음에 수용되도록 하고 싶다"며 "그들의 빈자리가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부 의원들은 이번 국정연설에 총기 난사사건으로 숨진 희생자 가족들을 초대할 방침이다. 크리스 머피(민주.커네티컷) 상원의원은 지난 2012년 커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사건으로 7세 아들을 잃은 마크 바든을 초대 손님으로 초청해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또 이번 일부 의원들은 국정연설에 무슬림 커뮤니티 인사들을 초대했다. 테러로 인해 미국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인종.종교적 반목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그레이스 멩(민주.뉴욕 6선거구) 하원의원은 뉴욕시경(NYPD) 소속 무슬림 경찰관을 초대했고 무슬림으로는 최초로 연방하원이 된 키스 엘리슨(민주.미네소타 5선거구) 하원의원 역시 지역구의 무슬림 인사들을 초청할 계획이다. 엘리슨 의원은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신년연설에도 무슬림 인사를 초대 손님으로 참석시킬 것을 요구했으나 의장실은 아직 구체적인 답변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은 총기규제 외에도 전반적인 국가적 비전도 담길 전망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연설을 통해 미국민의 정체성을 정립할 것"이라며 "도전을 받아들이고 창조와 변화를 이끌어 가는 국가 운영의 방향을 다시 한 번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 하루 뒤인 13일 볼티모어에서 연례 정책회의를 열 예정이다. 연례 정책회의는 한 해의 정책 입법활동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요 행사로 오는 15일까지 이어진다.
신동찬 기자
shin.dongch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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