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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365일 새해 첫날

눈부시다. 찬란하다. 2016년 새해 새아침은 정말 붉은 태양이 솟았다.

지난 연말까지 몰아쳤던 거센 비바람이 거짓말처럼 그치고 눈부신 태양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에 빛났다. 비와 먹구름에 가려졌던 레이니어 산과 케스케이드와 올림픽 산들이 두꺼운 하얀 옷을 입고 불쑥 나타났다.

새해 첫날부터 햇살이 눈부시니 올해는 날씨처럼 그 어느 해보다 더 기쁜 일들과 더 행복한 일들이 많을 것이라는 새 소망과 기대로 마음마저 들뜬다.

시애틀에서 한시간 거리인 스카지트 벨리 평원을 오랜만에 찾아갔다. 4월이면 튤립축제로 유명해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가을이 되면 풍성한 수확을 거두지만 지금은 추운 날씨로 눈처럼 성애들이 하얗게 텅빈 들판에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그러나 그 차가운 들판에도 수많은 하얀 스노우 구스 새떼들이 먹이를 먹고 있어 기뻤다. 시베리아에서 시애틀까지 3000마일을 날아온 수만 마리의 새떼들이 일제히 하늘에서 날아 내려오는 모습은 하얀 눈이 내리는 것 같아 감탄을 주었다.

높은 나무 가지에는 하얀 머리 독수리 3마리가 도도하게 앉아 있어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평원 외곽으로는 스카지트 강이 흐르고 있었는데 지난번 많은 비의 홍수위기는 간곳없이 너무 평온했다.

들판 옆 널찍하고 분위기 좋은 식당엔 첫날인데도 가족단위의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서둘러 인근 아나코테스 산에 올랐는데 조금 늦어 해가 지는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웠으나 새해 첫날 아내와 함께 한 해를 꿈꾸는 시간을 함께 나눌 수 있어 감사했다.

그처럼 좋았던 새해 첫날이었는데 3일에는 첫눈이 내리고 다시 춥고 비오기 시작해 하얀 산들이 보이지 않고 어두운 날이 계속되었다. 이같이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새해에는 새 기대와 소망에 부풀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염려할 때도 있다.

그러나 비록 어떤 날이 오더라도 첫날 밝은 태양을 마음에 간직할 때 기필코 아름답고 행복한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나리라 믿는다.

새해 첫날 얼어붙은 들판에서 보았던 여러 모습을 통해 귀한 교훈도 배운다. 높은 상공의 거센 바람을 뚫고 수천마일을 날아 이곳까지 날아온 철새들처럼 새해에는 어떤 난관이 있어도 강하고 담대하게 푯대를 향하여 나아갈 때 우리들도 평온한 보금자리를 찾을 것이다.

높은 나무 가지에서 멀리 보는 독수리처럼 우리도 새해에는 꿈과 비전을 가지고 독수리처럼 힘차게 날아가 우리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길 기원한다.

강물들이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산악지역의 높은 폭포에서 떨어지고 수많은 암벽 계곡에 부딪치면서도 쉬지 않고 흘러내려 드디어 평지에 도달한 것처럼 우리들도 어려운 환경을 보지 않고 상황을 뛰어넘어 쉬지 않고 인내하며 달려가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자갈에 부딪쳐도 아름다운 물소리가 나고 높은 곳에서 떨어질 때도 웅장한 폭포 소리를 만들어 어려움 속에서도 감사할 조건을 찾아 감사할 수 있을 것이며 새해에는 험난한 계곡을 지나 평지를 흐르는 조용한 강물이 되어 대자연을 살찌우게 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과 큰 기쁨을 주는 축복의 통로가 될 것으로 믿는다.

특히 새해 첫날 신문을 장식한 단체장들의 신년사마다 사랑과 단합과 화합을 강조하고 중앙일보 “불우 이웃돕기”에도 많은 분들의 온정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훈훈해진다.

새해 첫날 보고 듣고 읽고 느낀 아름다운 것들이 365일 내내 지속되어 우리 모두의 가정마다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고 한인사회도 단합과 화합 속에 미 주류사회에 한인들의 위상을 높이, 더 높이 떨치기를 기원한다.(이동근 편집국장)


이동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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