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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시]헤인즈 포인트에서

헤인즈 포인트*에서

임 창 현


이별은
먼 훗날에 간직했었지.
우리가 김포공항을 떠날 때


그때 우리는 손수건
호주머니 속 깊이 넣고 있었지.


깊이, 가슴 깊이 가라앉은
눈물은, 말은, 돌 같아서


슬픔은 감추는 것이라고


이민 40년 1월 1일,
우리들의 침묵은 오늘
얼마만한 절망을 웃고 있을까


잔설 잔잔히 깔린 겨울
워싱턴의 겨울은
오늘처럼 늘 포근했어


포토맥 강 잇는 키 브리지*는
크리스마스카드처럼 아름답지
멀리 봄 아지랑이 숨바꼭질 하는 언덕
레이건 에어포트가 내려다보이는 이오지마*에 올라
일분마다 내리고 오르는 비행기를 보며
떠나지도 못할 이륙 손꼽아 헤아렸지.


검은 랭스턴 휴즈*의 향수
그래, 떠났어도 아주 떠나오지 못한 우리는
추억 희망처럼 만지지.
절망은 절망대로 아름답더라
절망 속 감춰진 희망 찾으며
오늘도 이오지마* 언덕에 올라
모뉴먼트* 가슴에 담는다.
또 한번 가슴 깊이 담는다.


*헤인즈 포인트-레이건 내셔널공항이 마주 건너다보이는 벚꽃나무 즐비한 포토맥 강 연안
*키 브리지-버지니아와 워싱턴 디시 조지타운을 잇는 다리
*이오지마-유황도 승전기념비가 세워진 포토맥 강변 공원
*랭스턴 휴즈-흑인 시인 중 손꼽히는 서정시인
*모뉴먼트-국회의사당과 링컨기념관 사이 몰에 세워진 높은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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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김포공항이었지. 우리들은 웃어도 울면서 왔다. 이곳 익명匿名의 땅, 얼마나 셈 했던가 우리들의 모국母國, 고국故國, 조국祖國.
말 못할 눈물로 아픔 화석처럼 새기며 ‘랭스턴 휴즈’ 같이 살았다. 그의 ‘향수’를 외우며.

오늘, ‘제네시스’를 타고 ’갤럭시 스마트 폰’을 들고 우리는 당당히 워싱턴광장을 걷는다.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걷는다.

조국의 선량들아, 그대들은 조국이 무엇인지 아느냐! 싸워도 아주 싸우지는 마라. 당신들이 분열하고 싸울 때 우리들은 더 뜨겁게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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