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신년 한인 은행가에 불어올 '바람'
박상우 / 경제부 차장
특히 지난해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한인은행가는 새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로 남을 것이다. 우선 BBCN과 윌셔의 합병이 진행 중이다. 한인은행 자산 규모 1, 2위간 통합이라 세간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전의 한인은행간 합병과는 무게감에서 차원이 다르다. 핵폭탄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 2월 중 금융당국에 합병 신청서가 접수될 전망이고 빠르면 6월쯤 합병이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한인커뮤니티 경제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에 충분하다.
통합은행 이사장을 맡을 윌셔의 고석화 이사장과 통합은행 행장 자리에 오를 BBCN 케빈 김 행장에게는 2016년 한 해가 각자의 은행 커리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해가 될 것이다.
한인경제의 핵심인물로 떠오른 이들은 한인커뮤니티는 물론 주류사회에서도 보는 눈이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110년이 넘는 한인 이민역사 최초의 100억 달러대 한인은행 탄생이라는 점에서 두 사람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합병으로 끝은 아니다. 두 은행 간의 합병은 다른 한인은행들에게 적잖은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쉬운 예측은 BBCN과 윌셔의 합병이 또다른 합병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합병 릴레이가 펼쳐질 수 있다. 실제로 주류사회에서도 지난해 기업간 합병은 비일비재했다. 2015년 한 해 인수합병 시장 규모 4조 달러가 넘었을 정도다.
BBCN과 윌셔의 합병은 다른 은행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두 은행의 통합 과정에서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고 자연스럽게 실력 있는 인재가 다른 은행으로 흡수될 수 있다. 자산규모 톱2 한인은행에서 근무했던 인재들인 만큼 다른 중소은행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BBCN과 윌셔 간 중복지점이 통합되면서 폐점하는 지점이 나올 것이고, 이는 지점 확대를 노리는 일부 소형 한인은행들이 쉽게 지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물론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만은 아니다. BBCN과 윌셔의 일부 직원들에게는 자칫 우울한 한 해가 될 수도 있다. BBCN과 윌셔는 반경 1마일 내 공존하는 지점만 46개다. 은행가에서는 잠정적으로 200명 정도의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적지 않은 숫자다.
하지만 합병을 진행 중인 한 은행의 관계자는 "속단은 이르다"며 직원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합병이 된다 해도 당분간 지점 통폐합은 없을 것이라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오히려 역발상으로 지점간 경쟁을 극대화시켜 영업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지점이 중복돼도 지점장의 역량에 따라 신규 고객 유치가 가능하다고 믿는다. 충분히 설득력은 있다. 이 말이 사실일지는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BBCN과 윌셔의 합병으로 2015년 한 해를 장식했던 한인은행계가 올해 2016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신하고 재편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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