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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거래는 항상 두 개 통화가 쌍을 이뤄 거래

포렉스(forex)-거래값

현물거래 특성상 대부분 달러와 '쌍'
영국, 호주,뉴질랜드와 유로화 등은
자국 통화가 기준 통화로 제시되기도
사는 값·파는 값, 두 가지 가격 작동
두 값 차이는 '스프레드', 단위는 '핍'
하루 통화쌍 변동폭, 통상 100~150핍


포렉스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혼란스러울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거래값을 읽는 방법이다. 외환거래는 주식이나 펀드처럼 한 종목을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늘 두 종목을 거래하는 것이다. 원을 사려고 한다면 원을 살 때 지불해야 하는 다른 화폐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환거래는 늘 두 화폐가 쌍을 이루게 된다.

화폐의 거래값은 이렇게 늘 어떤 다른 화폐로 표현된다. 한 통화의 가치가 다른 통화의 가치를 통해 표현된다는 의미다. 그래서 만약 미국 달러와 일본의 엔화의 거래값을 표시하려고 하면 포렉스의 거래값 표시는 USD/JPY = 119.50, 이런 식으로 표기되게 된다.

이렇게 표시된 화폐값을 통화쌍, 'currency pair' 라고 부른다. 먼저 나오는 통화를 늘 기준 통화, 'base currency'라고 부르고 오른쪽에 따라 나오는 통화를 가격제시 통화, 'quote currency' 라고 부른다. 위에 언급한 달러와 엔화의 통화쌍의 경우 먼저 나온 기준 통화인 달러는 늘 해당 통화의 한 단위를 의미한다. 이 경우는 1달러가 된다. 그리고 다음 따라 나오는 가격제시 통화는 해당 기준 통화인 달러가 비교 되는 다른 통화, 즉 엔화의 몇 개 단위와 같은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다른 말로, 기준 통화 1달러가 가격제시 통화 119.5엔을 살 수 있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포렉스 가격제시는 쌍을 이루는 두 통화의 약자로 제시된다.

직접 가격제시와 간접 가격제시

외환거래 가격을 제시하는 방법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가 있다. 직접 가격제시는 자국의 통화가 통화쌍에서 가격제시를 이루는 통화가 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반대로 간접 가격제시는 자국의 통화가 기준통화가 되는 방식으로 가격을 제시하는 방법이다.

만약 캐나다 달러가 자국의 통화이고 미국 달러가 외환일 경우 직접 가격제시 방법은 USD/CAD로 제시될 것이다. 1달러가 얼마의 캐나다 달러다, 라는 식으로 자국의 통화 변동을 표현하는 직접 가격제시가 된다는 뜻이다. 간접 가격제시는 반대로 자국 통화가 기준 통화가 되고 외환의 변동이 표시되는 방식으로 CAD/USD로 표기된다. 즉, 1 캐나다 달러가 몇 미국 달러를 살 수 있느냐에 대한 가격 제시로, 캐나다 달러를 1달러에 고정하고, 이에 대한 미국 달러값의 변동을 제시하는 것이다.

현물로 거래되는 외환시장에서는 대부분 통화가 달러와 쌍을 이뤄 거래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그리고 미국 달러가 기준 통화가 되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다. 달러가 기준 통화가 된다는 것은 달러가 먼저 나오고, 1달러를 기준으로 할 때 함께 쌍을 이뤄 거래되는 외환의 단위가 몇 개에 해당되는냐를 표현하는 직접 가격제시 방식이 사용된다는 뜻이다. 먼저 살펴본 달러 대 엔화 환율에 적용해보자면 미국 달러가 기준 통화가 되고, 자국 화폐인 엔화가 가격제시 통화가 되는 직접 가격제시 방법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준 통화인 미국 달러는 1달러로 고정돼 있고, 이와 쌍을 이뤄 거래되는 엔화가 변동하게 되는 식이다.

그러나 모든 통화쌍이 미국 달러를 기준 통화로 삼는 직접 가격제시 방법으로 표현되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영국과 관련된 통화, 즉 영국의 파운드를 포함해 호주 달러, 뉴질랜드 달러 등은 자국 통화가 기준 통화로 제시된다. 상대적으로 덜 오래 된 유로 역시 기준 통화로 제시되고 달러값이 이에 대해 변동하는 간접 가격제시 방법이 사용된다. 유로 대 달러 (EUR/USD)가 1.25로 나왔다면, 1 유로가 1.25달러라는 의미로 읽으면 되는 것이다.

환율과 통화가치

직접 가격제시와 간접 가격제시를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직접 가격제시는 환율을 내 나라 돈 단위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간접 가격제시는 환율을 남의 나라 돈 단위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정리해두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달러/옌은 일본인의 입장에서 보면 남의 나라 돈인 미국 달러가 1달러로 고정돼 있고, 이에 대한 내 나라 돈인 엔화값이 달라지는 수치를 보여주는 직접 가격제시 방법이 사용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좀 더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한국 돈인 원화를 예로 보자. 각종 매체에서 원화 환율을 제시할 때 보통 달러 당 1천2백원, 달러 당 1천3백원 식으로 제시하는 것에 익숙할 것이다. 고정된 1달러, 즉 기준 통화인 미국 달러에 대해 내 나라 돈인 원화를 변수로 제시하는 방법이다. 내 나라 돈이 변수로 표시되고 있는 경우이기 때문에 이는 직접 가격제시 방법에 따른 환율 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표기할 때 환율이 올라간다는 것은 기준 통화인 곧 달러의 강세를 의미한다. 이는 다시 말해 가격제시 통화인 원화의 가치는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똑 같은 달러로 살 수 있는 원화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달러화의 구매력, 즉 달러 가치가 높아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같은 의미로 이럴 경우 달러를 사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원화는 그만큼 많이 들게 된다. 밖에서 물건을 사오려면 실제 물건값이 똑 같아도 지불해야 하는 원화는 늘어나기 때문에 수입업자 입장에서는 힘들어지게 된다. 반면 수출업자는 같은 값으로 팔아도 밖에서 한국 물건을 달러로 사가는 사람 입장에서는 돈이 덜 들기 때문에 더 많이 사갈 수 있게 된다. 수출 환경에는 긍정적 기능을 하게 된다는 의미다. 각국이 수출경쟁에서 이기기 위하 자국의 통화 가치가 너무 올라가는 것을 꺼리고, 지나친 통화가치의 절상이나 절하를 정부 차원의 시장 개입 이유로 생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크로스 통화 (Cross Currency)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통화는 꼭 미국 달러와만 쌍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미국 달러를 포함하지 않은 통화쌍을 이른바 '크로스 통화'라고 부른다. 가장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크로스 통화쌍에는 유로/파운드, 유로/스위스 프랑크, 유로/엔 등이 있다. 이들 크로스 통화들은 외환시장에서 더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한편 유념해야 할 것은 이들 크로스 통화들은 달러를 포함한 통화쌍에 비해 거래량이 많지 않고, 그만큼 움직임이 난해할 수 있다. 반면 가장 거래량이 많은 통화쌍들은 달러를 기준 통화나 가격제시 통화로 하고 있는 유로/달러, 파운드/달러, 달러/스위스 프랑크, 달러/엔 등 이른바 '메이저' 통화쌍들이다.

사는 값과 파는 값

외환 거래는 두 가지 가격이 작동한다. 사는 값과 파는 값이 다르다. 사는 값과 파는 값의 차이를 스프레드(spread)라고 하고, 이 스프레드의 단위를 핍(pip) 또는 포인트라고도 부른다. 예를 들어 유로/달러 값이 1.2500/03 이라고 하면 스프레드는 0.0003, 즉 3 핍/포인트가 된다. 앞의 값이 내가 파는 값이고 뒤의 값이 내가 살 때 지불해야 하는 값이다. 소수점 네 자리에서의 3 핍 차이는 사실 아무 의미없는 가격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외환거래에서 3핍은 거래량에 따라 수천달러의 이익 실현, 혹은 손실이 될 수 있다. 이는 지난 시간 언급한 '레버리지'와 연계돼 더욱 큰 수익이나 손실이 될 수 있다.

외환 거래에서 1원의 변동은 그 자체로는 미미하지만 10억달러가 거래될 경우 1원의 변동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 변동폭이 100에서 150핍 정도가 일반적일 수 있는데, 이는 리테일 투자자들에게도 거래량과 레버리지가 함께 적용될 경우 수천에서 수만 달러의 수익/손실을 의미하는 변동이 될 수 있다. 가장 안정적 시장인 외환시장을 통한 투자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그만큼 위험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켄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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