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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쌓이면…김치에 삼겹살 잔뜩 먹죠"

도보순찰로 주민과 자주 만나려 노력
한인타운은 차량 절도가 가장 큰 문제
"LA서 가장 안전한 지역 만들고 싶다"

310일, 열 달하고도 6일이 흘렀다. LA경찰국(LAPD) 비토 팔라졸로 서장이 LA한인타운 관할 경찰서인 올림픽경찰서의 수장으로 지낸 날수다. 시간은 팔라졸로 서장을 바꿔놓았다. 시큼하기만 했던 김치를 삼겹살과 함께 구워먹을 만큼 식성이 한국식으로 바뀌었다.

한인 주민을 만나면 손을 흔드는 대신, 선뜻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경찰서 앞 길목에 보이는 몇몇 한글 간판 정도는 어설프게나마 읽을 줄도 안다. 28일 만난 팔라졸로 서장은 "한인타운에서의 첫 해가 쏜 살 같이 지났다. 정신이 없었다. 커뮤니티에 녹아들고 싶어 몸부림쳤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2015년 범죄 발생 통계를 기준으로 경찰서 내부적으로는 올해 성적을 100점 만점에 70점(C)수준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 취임 전에도 한인타운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차량 물품 절도와 차량 절도가 여전히 많다. 하지만 살인, 강도 등 강력 범죄는 크게 늘지 않았다. 지난 6월 한인타운의 한 시계점에 들이닥친 떼강도를 하루 만에 모두 검거해 전국에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팔라졸로 서장의 지난 열 달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취임 때도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겠다는 목표를 밝혔었다. 어떤 면에서 성공했다는 건가.

"주민을 만나면 어떤 얘기든 할 수 있게 됐다. 주민의 얘기를 깊이 이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수준이 되는 것, 또 주민들도 서장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준다면 성공했다고 본다. 지금 그 단계에 도달했다."

-목표를 위해 어떤 노력들을 했나.

"최대한 자주 주민을 직접 만나려고 시도했다. 대표적인 노력이 도보 순찰을 부활시킨 것이다. 순찰차를 탈 때보다 더 오래 주민을 마주할 수 있다. 옛 순찰 방식인데다, 경찰 인력이 부족해 비판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범죄 종류에 따른 취약 지역을 파악하고 주민들의 치안 상황을 살펴보는 데는 도보 순찰이 효과적이다. 또 사건 현장에 직접 출동하고자 노력했다. 작은 사건이라도 서장이 현장에서 피해자를 직접 만나고,수사를 지휘했다. 말만 앞서고 행동하지 않는 리더가 되기 싫었다. 동료들과 친밀감을 높인 결과를 낳았다."

-동료 경관들은 100점 만점에 95점을 줬다. 부드러운 목소리가 일품이란 평가가 있는데.

"사실 서장 직무를 수행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하지만 아무리 스트레스를 받아도, 동료들에게 감정을 앞세우지 않겠다는 철칙을 세웠다. 심기가 불편해도, 최대한 합리적으로 대화하려고 노력했다. 합리적으로 대화하려는 자세를 갖추면 차분한 대화가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목소리가 좋게 들린 게 아닐까. 나는 동료들에게 100점 만점에 120점을 주고 싶다."

-젠틀맨인 척하다 속병나는 것 아닌가.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나.

"운동으로 승화시킨다. 체력은 경찰관의 기본이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바로 경찰서 체육관으로 간다. 1주일에 3일 이상 근력을 키우고, 한 번씩 꼭 5~6마일을 달린다. 때로는 한식당에 가서 삼겹살에 김치를 잔뜩 먹는다. 유럽 축구를 보기도 한다.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면 조금 후회는 남는다."

-한인타운 치안의 가장 큰 문제는 뭔가.

"차량 내 물품 절도와 차량 절도다. 올해 각각 1429건, 649건 이 발생했다. 지난해보다 27.8%, 29.8% 늘었다. 원인은 두 가지로 분석됐다. 홈리스의 급증, 그리고 절도범 교도소 미수용 정책이다. LA카운티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당장 해결책 마련이 어렵다."

-노래방 도우미, 성매매 등 단속 상황은 어떤가.

"도우미와 성매매는 성폭행 등 2차 범죄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한인타운 성범죄는 지난해에 비해 25% 증가했다. 주류 판매업소, 노래방 등 업체와 네트워크를 쌓고 있다. 이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내년 목표는 뭔가.

"지난 6월 시계점 떼강도 사건은 경찰, 주민의 완벽한 호흡으로 해결했다. 커뮤니티와 하나가 된 2015년이었으니, 이제는 협력의 위력을 보여주고 싶다. 범죄 발생을 크게 줄이는 게 목표다. LA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주민과 함께 만들고 싶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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