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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메리 크리스마스

몇 년 전이다. 둘째 아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연말 음악발표회가 있었다. 아들이 바이올린 주자여서 기쁘게 참석했다. 강당에는 합창단, 오케스트라 등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꽉 차 있었다.

다양한 곡들과 합창이 발표 되었는데 어느 순간 나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내도 같이 일어났다. 우리가 제일 먼저 일어났고 이어 미국인들도 모두 일어났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왕의 왕, 또 주의 주, 영원히 영원히, 또 주가 길이 다스리신다-”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야중 할렐루야 코러스가 합창과 함께 울려 퍼졌다. 할렐루야는 많이 들었지만 그날의 감동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 학교가 공립학교였기 때문이다.

워싱턴주는 학생들에게 특정 종교를 옹호하는 행동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정부건물에 아기 예수 탄생 전시도 못하게 하는가하면 크리스마스 트리를 할러데이 트리라고 부른다. 공무원들도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할러데이”로 인사 한다.



그런데도 어떻게 공립학교에서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는 할렐루야를 연주할 수 있을까? 그 곡을 선택한 여자 음악선생이 징계를 각오한 진실한 기독교인이고, 또 묵인한 교장도 기독교인이 아니었을까?

참석한 많은 학부모들도 기독교인 이거나 비록 아니더라도 미국에서 어렸을 적부터 크리스마스 때면 듣고 자란 할렐루야 곡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문제 삼지 않았지 않았을까?

이와 반대로 최근 뉴욕 한 초등학교 한인 여교장이 종교, 문화적 차별을 없앤다며 크리스마스 등의 단어 사용을 금지시켜 논란이 되었다.

유진 젤라 김 교장은 "크리스마스와 산타를 학교에서 언급해선 안된다.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인의 축하행사로 종교적 행위" 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타클로스, 천사는 물론 별 장식조차 다윗의 별을 연상시킬 수 있다며 금지해 학부모들로부터 '극단주의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우리 아들이 다닌 공립학교와는 정반대의 제정신이 아닌 교장이다. 그러나 결국 많은 학부모 항의로 교육감도 제동을 걸고 한인 교장도 결국 사과했다.

워싱턴주 옥빌 타운에서도 크리스마스가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소방서 사인판에 “우리의 구세주가 탄생하셨다.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글을 올리고 크리스마스 트리 불도 밝혔다.

그러나 한명이 불평을 하자 소방국 커미셔너가 사인을 철거하고 크리스마스 트리 불까지 끄게 했다. 이에대해 많은 주민들이 항의하자 3명의 커미셔너 중 찬성 2, 반대 1로 다시 소방국 사인판에 크리스마스 메시지가 붙고 트리 에 불이 환하게 밝혀졌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크리스마스 말조차 금지하려는 사람들이 있어 안타까운 이때에 우리 자랑스러운 한인들이 보란 듯이 미주류사회에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행사를 개최해 정말 기뻤다.

해마다 고 안성진 목사 가족이 개최하는 머킬티오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그것이다. 올해 21회나 맞이한 이 콘서트는 17일 미국교회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안목사의 외손자이며 줄리아드 대학원 출신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박관빈씨와 미스 시애틀 안진선씨를 비롯해 수준 높은 한,미 음악인들이 출연하여 연주와 찬양으로 마음껏 크리스마스를 축하했다. ‘Joy to the World' 등 케롤송을 참석한 600여명이 함께 기뻐 부르며 예수님 탄생을 축하했다.

비 많이 내리고 어두워진 시애틀의 겨울 날씨처럼 영적으로 더 어두워져가는 미국땅에 21년째 이어가고 있는 머킬티오 크리스마스 음악회와 같이 이곳저곳에서 더 많은 크리스마스 행사가 열려 하늘엔 영광이요 이땅엔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 탄생의 좋은 소식을 땅 끝까지 널리 크게 알리면 좋겠다.“메리 크리스마스” (이동근 편집국장)


이동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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