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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랭해진 현실, 구세주를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예수회 후원회장 임헌옥 신부 인터뷰

내 상태 알아야 하느님 만나
성탄 앞두고 고행성사 권해


한국 예수회 후원회장인 임헌옥(가브리엘ㆍ54)신부가 캐나다를 비롯한 미주지역 후원회를 방문하고 16일 귀국한다. 지난 주에 예수회의 최대제 신부가 주임을 맡고 있는 성 아그네스 한인성당에서 임 신부와 대화를 나눴다.

-미국은 처음이신가.

"아일랜드나 중국 등에서 외국생활을 좀 한 편인데 미국은 처음이라 새롭고 좋았다."



-미주지역에 예수회를 후원하고 있는 한인이 어느 정도 되나.

"캐나다 토론토를 시작으로 뉴욕, 뉴저지, 볼티모어, 버지니아, 메릴랜드, 애틀랜타, LA, 샌프란시스코 등에 있는 후원회원들을 모두 방문하고 돌아간다. 1500명이 넘는다. 감사 드린다."

-한 달 동안 한인 신자들을 만나면서 한국과 다르구나 하는 것이 있었나.

"개인적으로 특이했던 게 '교회활동에 남성들이 한국보다 참 많이 참여하는구나' 하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남녀비율이 보통 2:8로 여성이 많다. 그런데 남성들이 미사뿐 아니라 성당의 여러 모임 등에 많이 참석하는 걸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웃음). 버지니아의 경우는 남성이 더 많은 것 같았다. 보기 참 좋았다."

-그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시나.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그것도 극히 제한된 모임을 통해 느낀 것이기 때문에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이곳 남성들이 한국보다 마음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혼자 생각해 보았다. 알다시피 한국에서 사회적 여건은 남성들이 생존하기에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럴수록 신앙에 접근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우리는 약한 존재들이라 그게 잘 안 되고 힘들다."

-마침 대림시기에 와서 여러 공동체에서 대림절 특강을 해주셨다. '밖이 추우니 어여 들어오소' 라는 제목이 인상적이다.

"올해 대림절은 특히 춥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실제로도 추운 겨울철이다. 마음 안으로도 점점 사회적인 구조나 가치관에서 볼 때 개인 중심적이 되고 이기적으로 더 얼어붙고 냉랭해졌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어떻게 구세주로 오는 분을 맞아들여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 보고 싶어서 그 제목을 정했다. 2000년 전 실제로 모든 걸 버리고 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아기 예수님을 추운 밤에 집안으로 따스하게 맞이하길 거부했던 게 현실이었듯,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나의 마음속은 어떠한 지 자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방이 없소'라며 구세주를 내친 당시의 사람들처럼 지금 내 안에서 어떤 걸림돌이 구세주를 추운 곳에 그대로 있게 하는지를 먼저 알아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대림시기에 가톨릭에서는 전 신자들이 고해성사를 보아야 하는데 부담감이 크다.

"그 의미를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가톨릭 교회에서 특히 성탄을 앞두고 모든 신자들에게 고해성사를 권하는 이유는 내 마음 상태를 먼저 알게 하려는 것이다. 하느님이 이미 와 계시면서 '내가 바로 너의 구원자이다'라고 부르는데도 다른 곳에서 찾고 있지 않은지 자아인식을 해보라는 권유이다. 내 상태를 아는 것이 하느님을 맞이하여(대림) 우정의 관계를 맺어 나갈 수 있는 전제조건임을 이해하라는 뜻이다. 나의 상태를 모른 채 하느님을 찾을 때 자칫 기복신앙으로 빗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소속되어 있는 예수회는 어떤 사람들이 가나.

"입회조건이 영세받은 지 3년 이상, 4년제 대학졸업 그리고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 수련기 2년 동안 수도회 삶이 자신에 맞는지 알아보는 시기를 갖고 첫 허원을 한 다음 3년 동안 대학원 과정으로 철학과 신학, 2년 동안 실습기로 사목현장에서 생활, 4년동안 신학공부 등 모두 10년 과정을 마친 다음에 예수회의 신부가 되는 사제서품을 받는다. 그런 다음 2~3년 동안 계속 공부를 하는데 교회 내에서 가르칠 수 있는 석사과정의 라이선스(STL)를 받는다. 서강대에서 가르치기도 하지만 일반 사목도 하고 사회복지 관련 사목도 다양하게 한다. 나의 경우는 1989년 수도회 입회해서 1999년 사제서품 받은 16년차로 예수회 사제로 활동하고 있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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