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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재료와 트렌디한 조리법이 만나면…

요리 서바이벌 프로 우승 '더 스탠딩룸'

한인2세 로웰 베이크씨 운영
한국식 아이올리 소스가 핵심
나폴레옹버거·갈비찜 등 일품


"The Standing Room… We did, not me."

그에겐 '우리'라는 개념이 확실했다. 2세들과 한국말을 할 때마다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은 '우리 집 대신 내 집, 우리 것 대신 내 것'이란 표현이다. 하지만 'The standing Room'의 오너인 로웰 베이크씨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익숙지 않았다. 메뉴 개발도 자신이 아니라, 사촌의 도움을 내세웠고, 레스토랑 운영도 자신보다는 직원들의 도움을 더 강조했다. 게다가 '셰프'라는 호칭에는 더 정색을 했다. "전문적인 요리 공부를 한 적도 없기에 셰프라는 이름을 붙이기엔 적당치 않아요. 단지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열심히 배우고 혼자 책으로 독학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뿐이죠. I love cooking, I love eating." 쑥스럽게 말하는 그를 향해 한 마디 던졌다. "그게 바로 셰프 아닌가요?"

호탕한 성격을 가진 그의 어머니 데비 김씨는 아들이 요리를 하겠다고 했을 때 엄청 반대했다고 한다. 아들이 번듯한 대학을 다니고 좋은 직업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무척 강했지만, 그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묘안으로 생각해 낸 것이 음식점에서 일을 하게했던 것. 질려서 그만둘 줄 알았지만 그게 오히려 베이크씨에겐 기회가 됐다. 결국 홀연히 LA로 떠나고, 리커스토어 구석에서 꿈을 찾으려는 아들을 한숨으로 바라봐야만 했다고 한다.

모두가 꿈을 꾸지만 원하는 만큼 성공하기는 결코 녹록지 않다. 베이크씨의 성공담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레시피를 완성하고, 고객의 적절한 구미와 시대의 트렌드를 읽어내는 탁월한 감각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가장 주요했던 것은 아버지의 문화와 어머니의 문화를 거부감없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자부심을 가졌다는 점이다.

'더 스탠딩룸'의 가장 핵심이 되는 포인트는 '코리안 아이올리'(aioli) 소스다. 간장과 고추장, 김치, 깨, 참기름, 마늘 등을 넣어 배합한 한국식 소스가 여러 가지 메뉴에 사용된다. 이 소스를 사용한 '나폴레옹 버거'(Napoleon Burger)가 요리 서바이벌 프로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트레블 TV에서 주관하는 차우 매스터스(Chow Masters) 프로그램에서 햄버거 레스토랑의 대표적 메뉴를 선정했는데, 이 나폴레옹버거가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감자튀김 위에 큰 버거를 올리는데, 양상추 대신 상추와 깻잎채를 사용하고 크고 두툼한 생고기 패티와 아이올리 소스를 올린다. 심사과정에서 이 아이올리 소스가 우승의 관건이 되었다.

버거에 곁들여지는 프렌치프라이도 이 집의 대표 메뉴. 먹는 내내 눅눅해지지 않고 바삭함을 유지하는 비결은 좋은 기름을 사용한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감자튀김 위에 김가루와 깨를 뿌린 것. 상상할 수 없었던 조합인데 무척 잘 어울린다. 바로 이 메뉴가 리커스토어 시절, 허모사 고등학교 학생들의 인기 몰이를 한 주역이었다. 용돈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해 감자튀김 하나라도 고급스럽고 맛있게 만들어보자는 의도가 성공의 열쇠가 되었다.

여기에다 매콤하게 볶은 꽈리고추가 사이드 메뉴로 들어간다. 어떻게 꽈리고추를 쓸 생각을 했느냐는 물음에 매운 칠리고추도 먹는데 꽈리고추를 못 쓸게 뭐 있느냐는 베이크씨 말에 겸연쩍어 웃고 말았다. '꽈리고추볶음'(Shishito Peppers)은 소시지를 어슷하게 썰어서 볶다가 꽈리고추를 넣고 노릇할 정도로 볶은 다음 아이올리 소스로 마무리한다. 맛있다… 간장에 볶은 반찬보다 입맛을 확 당기는 매콤한 맛이 있다. 매운 맛을 소시지가 잡아준다.

한국식 갈비찜(Short Rib Plate)도 있다. 뼈 없는 두툼한 갈빗살을 찜으로 올리고, 방울양배추를 튀겨서 고추장마요네즈 소스를 뿌려낸다. 이 샐러드를 먹고 깜짝 놀랐다.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튀김옷도 입히지 않은 양배추를 그대로 튀겨냈을 때 이런 오묘한 맛이 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집에서 튀기지는 않더라도 기름 자작하게 부어 한 번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리 샌드위치(Bully Sammie)는 불고기를 빵 사이에 듬뿍 넣고 볶은 김치와 토마토잼을 버무린 소스를 첨가했다. 이 소스도 일품이다. 오이무침과 방울양배추김치도 그대로 한국식이다. 모든 메뉴가 친숙해서 집에서도 느끼하지 않은 건강한 버거를 만들어볼 만하다.

더 스탠딩룸의 메뉴들은 한국적인 기본 재료들을 바탕으로 해서 트렌디한 조리법이 다양하게 어우러진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소스의 절묘한 조화와 느끼함을 잡아주는 매력, 그리고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연구되는 조리법까지도 응용된 걸 보면 베이크씨의 노력이 결코 작다고 할 순 없다.

"한국의 나눔 문화가 참 좋아요. 반찬이나 찌개도 나눠먹는 모습이 너무 좋아서 늘 '함께'라는 의미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고, 좋은 가격에 양질의 음식을 내고 싶다는 생각뿐입니다. 늘 저보단 저와 함께하는 '우리'가 있어서 지금도 있다고 봐요. 절대 과장된 기사는 원치 않아요. 솔직한 그대로의 모습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담백한 그의 대사를 들으며 그의 어머니께 한 마디 건넸다. "아들 참 잘 키우셨어요!"

글·사진 =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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