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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보다 지금 동네서 다운사이징해서 살래"

은퇴자 93%, 정든 곳ㆍ친지 떠나기 싫어서
주택 매매ㆍ이사비용 등 돈 들고 귀찮아서

'이 나이에 이사 가긴 어디로 가나? 그냥 여기서 살지...'

일반적으로 은퇴한 시니어들은 1년 내내 날씨가 따뜻한 선벨트 지역(애리조나, 텍사스, 뉴 멕시코 등 남부지역), 골프장이 붙어 있는 시니어 단지, 탁 트인 바다가 보이는 해안가 도시로의 이주를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들여다보면 은퇴자들은 쉽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은퇴자의 93%는 현재 살고 있는 곳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턴 칼리지 부설 은퇴자 연구센터와 미 최대 시니어 단체인 AARP가 최근 공동으로 조사 한 바에 따르면 시니어 중에서 은퇴 생활을 위해 특별한 곳으로 이사 간 경우는 7%에 불과 했다.



왜 시니어들은 지금 살고 있는 거주지를 떠나기 싫어하는 걸까.

▶동네에 정들어서

한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시니어들은 평생 살아 왔던 곳을 떠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

어린 시절 다녔던 학교나 젊었던 시절 자주 갔던 동네 극장과 식당, 결혼 이후 어린 자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공원에 대한 아련한 향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평생 정들었던 도시를 떠나기 싫어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모든 편의 시설에 익숙했는데 늙어서 타주나 먼 도시로 이사를 간 다는 것이 오히려 일상 생활에 불편함을 준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시니어 전문가들은 나이가 들면 과거 젊었던 시절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아 낯선 곳으로 간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지와 떨어지기 싫어서

한 곳에서 10년 또는 20년 이상을 살다 보면 여러 인맥이 형성되어 있다.

교회와 같은 종교단체 모임, 초ㆍ중ㆍ고교 동창생, 친척, 골프 모임, 함께 여행가는 친구들 등등.

다른 도시로 이사 가면 그동안 함께 어울렸던 사람들과 떨어져야 하는데 정든 사람과 헤어지기 싫다는 것도 은퇴촌으로 가기 싫어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멀리가면 돈들고 귀찮아서

타주나 차로 몇 시간씩 걸리는 먼 곳으로 거주지를 옮기려면 이사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은퇴 이후 생활비를 아껴야 하는데 시니어들은 많은 이사 비용을 감수하고 살던 곳을 떠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집을 팔아서 타주로 장거리 이사를 가야 된다면 집 판매가격의 약 10%가 에이전트 커미션과, 이사비 등 각종 비용으로 사라지게 된다.

또한 대부분의 시니어들은 체력적으로 약해진 상황에서 먼 곳으로 이사가기 위한 준비도 귀찮다고 느끼고 있다.

▶인근 도시로 다운사이징엔 거부감 없어

그러나 같은 도시에서 현재 살던 집을 팔고 작은 집으로 이사가는 다운사이징에는 거부감이 많지 않았다.

자녀나 손자, 손녀, 친구 등을 이전처럼 쉽게 만날 수 있고 현재 살던 곳이나 인접한 동네에서 집 규모만 줄인다면 이사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인 부동산 전문가들은 "은퇴 생활을 위해 타주로 멀리 간다거나 아니면 남가주라도 차로 몇 시간씩 걸리는 곳으로 거주지를 옮기면 시니어들의 경우 외로움을 많이 타게 되므로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다"면서 "낯선 곳보다는 현재 거주지에서 작은 주택으로 옮기는 것이 더 현명한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인 이모(글렌데일·73)씨는 지난해 애리조나 피닉스로 이주했다가 최근 다시 LA로 돌아왔다.

이씨는 "타주는 주택가격이 싸고 생활비도 적게 들지만 아는 사람이 없어서 거의 6개월 정도는 아내와 집에서만 생활하다가 외로움 때문에 LA로 오니까 마치 고향에 온듯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단순히 생활비만을 비교한다면 타주가 적게 들기는 하지만 남가주에서도 주택가격이 싼 곳으로 옮기면 어느 정도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으며 거리상 친지를 만나는 것에도 부담이 없다"고 덧붙였다.

박원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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