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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 되어주는 사랑, '예수의 나눔' 사는 게 영성

LA한인타운 '골롬바의 집' 공데레사 원장수녀 인터뷰

노인들과 소공동체 이룬 수도회
이민사회 어르신 섬기는 곳으로


겉으로 보기에는 LA한인타운에 있는 평범한 2층 가정집이다. 2가와 마리포사에 위치한 '골롬바의 집(The Home of St. Columba)'은 가톨릭의 인보성체수도회가 운영하는 양로시설(Residential Care Facility for the Elderly)로 수도회에서 파견된 4명의 수녀가 6명의 여성 노인들과 소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다. 공데레사 원장 수녀을 만나 보았다.

-인보성체수도회는 어떤 수도회인가.

"올해로 설립 60주년을 맞는다. 수도회 본원은 전북 전주에 있다. 윤라우렌시오 신부님이 성체성사를 바탕으로 한 이웃사랑의 정신을 살고자 하는 수도회로 설립했다. 그래서 이름을 인보성체수도회(Blessed Sacrament Sisters of Charity)라 지었다. 인보의 뜻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이웃이 되어주는 사랑'으로 몸과 피를 다 내어주신 '예수님의 나눔'을 사는 것이 바로 수도회 영성이다."



-한국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본당사목으로 수녀님을 필요로 하는 성당에 파견되어 있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양로원, 장애 어린이 시설, 다문화 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페루, 몽골, 필리핀, 베트남에도 파견되어 가난한 원주민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미국에는 언제 진출했나.

"20여 년 전 워싱턴주 타코마에 처음 왔고 LA는 2000년에 진출했다. 파견된 곳에 가서 그곳에서 필요한 일을 찾아 하는데 이민사회에서 찾은 것이 홀로 된 어르신들을 위한 양로시설이었다. 자녀들이 홀로 된 부모를 안심하고 맡길 곳을 필요로 한다는 걸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2002년 지금 이 장소에서 골롬바의 집을 시작했다."

-정부 보조로 운영되나.

"가주 정부의 시설 설립허가를 정식으로 받은 양로시설이다. 따라서 정부보조는 없고 입소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곳이다. 수도회가 사업을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실비이다. 시설 허가가 6명까지만 되어 있어서 그 이상 받을 수 없다. 입소 전에 자녀와도 상담을 한다. 수도자와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가톨릭 신자여야 하고 여성이어야 한다. 70세 이상으로서 치매 등 건강에 문제가 있으면 이곳은 의료시설이 없기 때문에 입소할 수가 없다. 건강진단서를 서류절차를 통해 받는 이유다."

-하루 생활은 어떤가.

"지금 80세에서 99세까지 계시고 네 분이 90대이시다. 따라서 시간표가 딱 정해져 있지 않다. 어떤 분은 새벽 4시에 일어나시기도 한다. 대략 아침 식사 시간, 함께 모여 묵주 기도와 성경 읽고 쓰기, 매일 실시하는 체조, 그림, 손작업 등의 프로그램 시간을 제외하고는 자유롭게 각자 보낸다. 수도자와 함께 살기 때문에 이 안에 성체를 모신 소성당이 마련되어 있고 한 달에 한번 신부님이 오셔서 이곳에서 미사봉헌을 하신다."

-한번 입소하면 평생 살 수 있나.

"우리 수도회에서 골롬바의 집을 운영하기로 했을 때 기본 취지가 '수도자들과 함께 기도하며, 한국음식을 즐기며, 건강관리를 하며, 평화롭고 행복한 여생을 희망하는 분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여생을 수도자와 같이 살면서 신앙 안에서 잘 준비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참으로 좋은 곳이다."

-응급상황에는 어떻게 하나.

"물론 911을 부른다. 지난 13년 동안 이 집에서 임종하신 분도 계시고 병원에서 가신 분도 계신다. 자녀들이 특히 안심하는 것이 마지막 순간을 우리들이 보살펴 드릴 수 있다는 점이다."

-수녀님 네 분이 다 하시려면 일이 많을 것 같다.

"하루 종일 바쁜 건 사실이다(웃음). 빨래, 청소, 하루 세 번 식사와 약 챙겨 드리기 등을 보살펴 드린다. 육체적으론 힘들지만 수도자로서 나이가 드신 분들로부터 배우는 것 또한 많다. 99세 된 분은 12년전 처음 오픈할 때부터 함께 살고 계시는데 '원더풀' '탱큐'라 하시며 항상 긍정적이고 밝으시다. 아름답게 나이가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개인소개를 부탁드린다.

"인천 숭의동성당에 다녔을 때 그곳에 파견된 인보성체수도회 수녀님이 멋지고 행복해 보여서 어릴 때부터 수녀가 되고 싶었다. 사회생활을 조금 하다가 23살때 입회했다. 지원기(1년), 청원기(1년),수련기(2년),유기서원기(6년)를 거쳐 10년 만에 종신서원을 하여 1992년에 수녀가 되었다. 대단하게 눈에 띄는 일이 아니라서 가끔은 내가 정말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지 회의적일 때가 있는데 기도 중에 사소한 일상 속에서 하느님은 역사하고 계신다는 걸 조금씩 깊게 깨닫게 된다. 계속 수도복을 입고 있으면서 기뻐할 수 있는 힘이 여기서 나오는 것 같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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