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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한미…BBCN에 다시 통합 제의

최근 한 달간 주가 15.3% 프리미엄 제공
유례없이 보도자료 내며 파격 카드 뽑아
BBCN 두고 윌셔·한미 '통합 전쟁' 후끈

‘BBCN-윌셔’ 간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은행이 BBCN에 공식적으로 통합 제의를 했다.

한미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BBCN과의 ‘100% 주식교환’을 통한 통합을 공식 제안했다. ‘BBCN을 인수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미 윌셔와 BBCN이 통합 논의를 펼치고 있는 중에 또다른 은행이 보도자료까지 내며 공식적으로 통합을 제의한 것은 한인은행가에서는 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BBCN을 두고 윌셔와 한미간 치열한 통합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한미는 올 여름 BBCN과 통합 논의를 진행했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물거품 됐다. 하지만 이후 윌셔와 BBCN이 합병 논의를 상당부분 진행하면서 위기 의식이 커진 한미가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한미 입장에서는 BBCN과 윌셔가 통합될 경우 ‘득’보다 ‘실’이 많다. ‘빅3’ 중에 두 은행이 통합하면 나머지 하나의 은행은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게 은행가의 지배적인 이야기다. 이 때문에 한미 입장에서는 이번에 다소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실제로 한미는 이번 제안을 통해 지난 10월21일부터 11월20일까지 한달간 거래된 BBCN의 평균 주가에 15.3%의 프리미엄을 주기로 했다. 한주 기준으로 19.98달러가 되는 셈이다. 23일 기준 BBCN 주가는 18.25달러다.

이번 제안은 금액으로 따지면 약 16억 달러 규모로, BBCN 주식 1주당 한미 주식 0.7331주로 교환하자는 내용이다. 주식교환 후 양 측의 주식비율은 BBCN 65%, 한미 35%가 된다.

특히, 한미는 이번 보도자료에서 양측 통합시 얻을 수 있는 ▶100억 달러대 한인은행 탄생 ▶비용 절감을 통한 내실 강화 ▶주류 은행과 맞붙을 수 있는 경쟁력 강화 ▶주주 가치 상승 등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한미 노광길 이사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BBCN과 몇개월간 통합 논의를 진행했으나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당시 협상 때는 특별한 프리미엄을 제시하지 않았었나 이번에는 다르다”며 “통합과 관련한 구체적인 조건은 추후 협상을 통해 보다 자세히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측이 갑작스레 재협상 의지를 불태우자 BBCN과 윌셔 측은 놀라는 모습이다. BBCN은 한미와의 통합은 사실상 포기하고 윌셔를 잠정적 파트너로 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중에 갑작스레 한미가 역합병을 제안한 상황이다.

BBCN 측은 “오늘(23일) 제의 사실을 알게 됐다. 이사진과 경영진 등이 이번 제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으로 BBCN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된다. 윌셔와 한미 중 더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쪽과 통합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미 혹은 윌셔와의 통합을 주장하는 이사들로 편이 나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BBCN의 한 이사는 “이런식으로 공개적으로 오퍼(offer)가 들어온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며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 이사진도 곧 모일 것이다. 천천히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BBCN과 어느정도 통합 이야기를 진척시켜놓은 윌셔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윌셔는 한미가 BBCN에 제시한 조건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BBCN을 놓고 윌셔와 한미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은행 간 인수합병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이러다 결국에는 양쪽 모두 합병이 물 건너 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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