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다감 했지만 한다면 하는 강단있던 분"
김완흠 전 LA 한인회장 '내가 본 YS'
대회장 맡으며 YS와 인연
'상도동 시래깃국' 기억 남아
"아주 다정다감하셨죠. 하지만, 남다른 강단이 있었어요."
지난 22일 새벽(한국시간)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과 오랜 인연이 있는 김완흠 전 LA한인회장(75·사진)은 "마음이 넓었지만 한다면 하는 성격을 가진 분"으로 김 전 대통령을 회고했다. 그렇게 때문에 금융실명제 실시 등의 결단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전 회장은 이어 "상도동 시래깃국은 유명하다. 3당 합당 후 초청을 받아 시래깃국을 먹으러 갔는데 합당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줬다"며 "주위 사람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따뜻하게 설명해 주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또 "김 전 대통령은 항상 식사를 할 때면 땅콩을 드신다. 이는 김 전 대통령과 자주 식사를 하는 사람들만 알고 있는 독특한 습관이었다"는 얘기도 전했다.
제 18대((1988~89) LA한인회장을 지낸 김 전 회장은 세계한민족공동체재단 고문, 재외국민 참정권 실현에 기여한 참실련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전주고와 성균관대 약대 졸업 후 약국을 개업한 뒤 사업체를 운영하다 도미한 김 전 회장이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LA에서 호남향우회 회장을 맡고 있던 김 전 회장은 최근 별세한 김기성 전 LA한인회장이 설립한 민족문제연구소(당시 소장 최만석)의 부탁으로 김영삼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공동의장의 초청 강연회 대회장을 맡게 됐다. LA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김 전 대통령의 강연을 듣기 위해 6000명이 몰리는 성황을 이뤘다.
김 전 회장은 "행사가 성황리에 마무리돼 대회장으로서 뿌듯했다. 김 전 대통령을 향한 당시 한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는 두고두고 잊지 못한다"며 "김영삼 대통령이 나중에 함께 민주화 운동에 참여해 줘 고맙다는 서한을 보내줬고, 그 편지는 지금도 잘 간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한 후에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만나 미주 한인사회 이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는 김 전 회장은 퇴임 후에도 LA를 방문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지인들과 함께 공항으로 마중을 나가는 등 각별한 인연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2000년에 LA를 방문했을 때 특별히 만나자고 하시더니 대통령 재임 시절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시더라. 그만큼 마음이 여리고 따뜻했던 분"이라며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분이 떠나 아쉽다"고 애통해 했다.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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