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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미국 기독교 표심, 누구에게 힘 싣나?

트럼프에 줄대는 인기 목회자들

보수 남침례교는 “트럼프 위험해”
안식교 벤 카슨 지지는 아이러니?
기독교는 안식교를 이단으로 여겨
가톨릭 마크 루비오 젊은 보수로 각광
기독교 유권층 발판 삼으려는 후보들


미국 대통령 선거(2016년 11월8일)가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언론들은 연일 후보의 지지율과 각종 발언 등을 보도중이다. 대선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 오르는 가운데 유권자들은 저마다 관심사를 바탕으로 각자의 관점에서 후보들을 살핀다. 이 가운데 종교는 정치를 보는 또 하나의 '눈'이다.

최근 '릴리전뉴스서비스'는 "이번 대선에서 잠재적 변수는 기독교 복음주의 유권자들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교는 신념이다. 신념은 종종 현실속 정치와 상충한다. 종교를 가진 유권자의 표심은 어디로 향할까. 종교에 비추어 미국 대선 분위기를 살펴본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누가 진짜 기독교 후보?

공화당 후보들의 경우 종교와 정치가 난해하게 얽혀있다.

우선 공화당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은 내년 2월부터 시작된다. 경선이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는 현재 공화당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트럼프는 처음부터 기독교 유권층을 의식했다. 공개적으로 자신의 신앙노선을 "나는 개신교인이며, 성경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지율 1위의 트럼프가 본인의 신앙을 언급하자 개신교계가 움직였다. TV 설교자 등으로 널리 알려진 폴라 화이트 등 개신교 목회자 30여명은 지난달 트럼프와 회동을 갖기도 했다. 특징이라면 그 자리에 모인 인물 대부분은 번영신학을 강조하며 대중의 이목을 끄는 목회자라는 점이었다.

트럼프와 인기 목회자들이 손을 잡은 탓일까. CNN, 워싱턴포스트, ABC 등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백인 기독교 유권자들 사이에서 갈수록 높아졌다.

이는 번영신학과 대치되는 복음주의권에 경종을 울렸다. 먼저 미국 최대 교단인 남침례교(신도 수 1600만 명)가 발끈했다.

이 교단 소속 러셀 무어 목사(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복음주의 개신교인들은 분열을 조장하는 트럼프의 각종 발언과 매번 논란이 되어 온 그의 행보를 주의해서 살핀 후 표를 던져야 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발언을 보면 복음주의적 신앙에 어긋나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이후 기독교 복음주의권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주의를 요구하는 발언이 잇따라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제2의 '미트 롬니' 사태

복음주의권에서 트럼프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유권자들의 마음은 조금씩 흔들렸다. 그 사이 흐름은 외과의사 출신의 벤 카슨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지난달 27일 뉴욕타임스ㆍCBS 여론조사 결과에서 벤 카슨은 지지도 26%를 얻어 처음으로 트럼프(22%)를 앞섰다. 트럼프의 기세를 꺾는데는 기독교 유권층의 움직임이 한 몫 했다. 게다가 벤 카슨의 "무슬림 대통령은 안된다"는 발언은 미국내 무슬림 유권자의 공분을 샀지만, 반면 보수 기독교 유권자들의 구미를 당겼다.

하지만 이는 복음주의권에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했다. 벤 카슨은 개신교가 이단으로 여기는 '제7일 안식일 예수재림교' 신도이기 때문이다.

이는 개신교 공화당 유권자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이단으로 여기던 모르몬교 소속의 공화당 후보(미트 롬니)를 지지해야만 했던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한인 2세 유진 서(34) 목사는 "벤 카슨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한인 2세 교인들로부터 '안식교'와 개신교의 교리 차이 등을 묻는 질문을 자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개신교인 진우석(46)씨는 "한인 교계에서는 목회자들이 미국 정치 이슈에 대해 언급을 별로 안하기 때문에 종교와 정치가 상충할 경우 크리스천 유권자로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고민 된다"며 "하지만 타종교 정치인이라 해도 개신교의 입장과 부합되는 정책이 많다면 충분히 지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공화당 경선 후보들은 기독교 유권층을 발판 삼아 반등을 노린다. 보수에 기반을 둔 공화당의 경우 동성결혼, 낙태와 관련된 공약은 종교적 신념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지지율 3위지만 정치권에서 유력 공화당 대선 후보로 꼽히며 인기가 급부상중인 마르코루비오(가톨릭)는 젊은 보수 등의 이미지를 내세워 복음주의 유권자들에게 어필중이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달 18일 텍사스주 프레스톤우드침례교회에서는 7000여명이 몰린 가운데 '공화당 후보 포럼'이 열렸다. 포럼은 무려 4시간 동안 진행됐다. 그만큼 복음주의 유권자들이 공화당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한때 유력 후보로 지목됐던 젭 부시(가톨릭),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개신교 목사),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개신교) 등 공화당 후보들이 참가해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보수 정치권의 반대 입장, 개인 신앙에 대한 신념 등을 확고히 나누기도 했다.

종교가 지금 대선 분위기를 술렁이게 하는 이유다.

"동성결혼 반대하는데, 이민 정책은 좋아”

민주당 유권자들의 고민
종교냐, 정치적 성향이냐?


종교적 신념은 민주당 후보들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은 개신교 신자, 버니 샌더스는 유대교인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일부 공화당 후보들의 극단적 발언은 일종의 거부감과 함께 민주당 후보들의 유연하고 열려있는 듯한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종교를 가진 유권자에게 이는 갈등의 요소다.

우선 민주당은 소수 인종 및 이민자들에게 우호적인 정책을 펼친다. 이민자를 비롯한 아시아계, 히스패닉, 흑인사회의 지지를 많이 받는 이유다.

반면 종교적 렌즈로 보면 표심은 달라진다. 민주당은 동성결혼과 낙태를 지지한다. 종교를 가진 유권자들의 마음이 흔들릴 수 있는 이유다.

히스패닉 유권자의 경우 가톨릭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히스패닉은 종교적 신념에 반하는 이유로 낙태를 반대하는가 하면, 흑인사회 역시 동성결혼 반대에 대한 입장은 강경하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기독교인 션 김(35)씨는 “동성결혼 반대 등 여러가지 이유로 공화당을 지지하지만 그렇다고 ‘트러블 메이커’ 이미지의 트럼프나 정치 경험이 전무한 카슨이 후보가 되는 것은 반대하기 때문에 민주당 후보들에게 시선이 가는건 사실”이라며 “반대로 주변에 민주당 지지자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종교적인 신념에 반하는 민주당 후보들의 일부 정책때문에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UCLA 데이브 로렌스(정치학)씨는 “올해 미국의 동성결혼 합법화로 인한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종교’라는 신념을 통해 기독교인들이 더욱 극심한 반발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며 “종교가 정치에 미치는 요소가 이번 대선에서 과연 어떤식으로 작용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매우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종교인 유권자는 ‘공화당’
무종교인 유권자는 ‘민주당’


기독교 국가로 알려진 미국에서 종교를 가진 유권자들의 당별 분포는 어떨까. 지난 3일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를 결과를 정리해봤다. 이는 미국내 성인 3만507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공화당과 기독교

개신교ㆍ복음주의자의 55%는 공화당을 지지했다. 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개신교ㆍ복음주의자(29%)에 비하면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또 공화당을 지지하는 개신교ㆍ복음주의 유권자는 2007년(58%)에 비해 3% 포인트 감소했지만, 민주당을 지지하는 개신교ㆍ복음주의자는 2007년(36%)보다 7% 포인트 줄었다. 크리스찬 유권자들의 표심은 다소 공화당에 쏠려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가톨릭은 반반

가톨릭의 경우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은 각각 21%로 같았다. 하지만 2007년때와 비교하면 별 차이가 없는 공화당(당시 22%)에 비해 민주당을 지지하는 가톨릭 유권자(당시 24%)가 더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무종교 유권자 늘어

‘무종교’ 유권자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흐름이다. 무종교인 중에는 28%가 민주당을 지지했다. 이는 2007년(19%)보다 무려 9% 포인트 높아졌다. 민주당 지지자를 종교로 나누면 ‘무종교’가 다수로 종교를 소유한 유권자보다 많은 셈이다. 반면 공화당은 여전히 종교인 유권층과 밀접했다. 공화당은 ‘무종교’ 유권자가 14%에 그쳤다.

◇종교 표심 변화되나

종교를 바탕으로 한 표심은 앞으로 점점 약화될까. 미국의 종교적 인식은 점점 희석되고 있다. 우선 ‘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믿는다’는 응답은 63%였다. 이는 2007년(71%)에 비하면 급격히 줄은 수치다. ‘종교와 삶은 관련이 있다’는 질문에는 77%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이 역시 2007년(83%)보다 낮아졌다. 젊은 세대들의 인식은 더욱 차이가 났다. ‘신을 믿는다’라는 응답은 51~69세(69%), 70~87세(71%)에 비해 19~25세(50%), 26~34세(54%)가 현저히 낮았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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