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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더웠던 지난 여름, "지금은 모기 조심할 때"

요즘 모기 가장 활발히 활동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조심해야

물 고인 화분 모퉁이에도 서식
감염되면 두통, 감기 증세 심해


가주에 때아닌 모기 비상이 걸렸다. 가주보건국은 지난주 초에 의료진들에게 두 종류의 모기 출현을 알리면서 주의를 요했다. 동시에 항상 4~10월에 나타나는 웨스트나일 모기로 인한 감염자가 최근 급증하고 있음도 알렸다. 모기들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가 뭔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알렉스 김 감염전문의(세인트 빈센트 병원)로부터 들어 보았다.

-요즘 모기가 왜 이슈가 되고 있나.

"가주보건국에서 나온 이유를 보면 모기의 속성은 더울 때 활발하게 알을 낳고 번식하는데 이번 여름은 알다시피 덥고 건조하면서 무엇보다 긴 여름이었던 것을 지적하고 있다. 지금 보건국에서 말하는 모기는 두 부류인데 특성이 각기 다른 점을 먼저 알아야 한다."



-두 부류는 어떤 것인가.

"하나는 서식지가 미국이 아닌 외국산 모기들로 '활열병모기(Aedes aegypti)'와 '아시안타이거 모기(Aedes albopictus)'이다. 이들이 살던 곳은 미국보다 더운 멕시코를 비롯한 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 일부 지역이다. 6~7년 전 뉴욕에서 첫 발견 됐다. 그동안 2차례 정도 더 발견되어 보건당국에서 계속 워치 대상이었다가 이번에 이곳 서부지역인 가주에서까지 발견이 되어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특성은 물이 조금만 고인 곳에도 알을 낳고 번식한다.

가주는 가뭄이 심해서 물을 절약한다고 해도 가정마다 화초가 죽는 걸 막기 위해서 자주 물을 뿌려주게 되는데 화분 귀퉁이에 작은 물만 고여 있어도 이들 모기가 알을 낳는다. 특히 대나무에 물을 주고 나면 나무 자체에 물이 오랜동안 고여있을 수 있는데 이런 곳에서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다른 모기와 달리 이들은 낮에도 왕성하게 물기 때문에 보건당국이 가주지역에서의 출현을 예의 주시하는 것이다.

이슈가 되고 있는 또 한 부류 모기는 웨스트나일 모기이다. 1999년 동부에서 처음 발견된 후 지금은 전역에 살고 있을 만큼 미국이 서식지가 되었다. 더워지기 시작하는 여름철에 활성화되는데 올 여름이 덥고 길어서 기승을 부린다고 볼 수 있다. 주로 밤에 문다."

-어느 모기가 더 심각한 상태인가.

"외국산 모기로 인한 감염 사례는 보고된 것이 없다. 다만, 보건당국이 이곳 가주에서까지 출현해 예의 주시하는 상태다. 정작 관계자들이 긴장하는 쪽은 웨스트나일이다. 11월3일 현재 감염진단으로 보고된 것만 500 케이스가 넘고 이 중에 사망자가 30명에 가깝다. 한 달 사이에 보고가 갑자기 쏟아지고 있는 상태이다. 나의 경우도 최근 벌써 3명의 웨스트나일 환자가 입원치료를 받았거나 받는 중이다. 지난해에 비하면 심각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로서는 지금을 피크로 보고 있다."

-증세도 두 부류가 다른가.

"전체적으로 바이러스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서로 겹치는 증세들이 있다. 외국산 모기들이 옮기는 바이러스는 세 종류 인데 뎅기열, 활열병, 치쿤구니야이다. 뎅기열은 '뼈가 쑤시는듯한 통증'이라고 할 만큼 깊은 통증이 특성이다. 동시에 심한 두통, 관절통, 근육통, 고열이 난다. 황열병 증세도 고열이 나는데 '황열'이란 이름이 붙은 것처럼 황달증세도 나타난다. 간 작용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지혈을 시키는 효소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내장에 출혈이 올 수 있어 심각하다. 때론 구토도 일어난다.

치쿤구니야는 특히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심한 관절 통증이 일어나면서 고열이 된다. 지금 염려하고 있는 웨스트나일 증세는 고열, 두통이 일어나면서 특히 뇌염증상이 오기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지고 어지럼증이 심하다. 목이 뻣뻣해지면서 안면경륜과 근육이 현저히 약해진다."

-웨스트나일로 인한 사망은 어느 정도 심한 상태인가.

"먼저 이해하면 도움될 것이 웨스트나일 바이러스가 있는 모기에게 물렸다고 해도 80%는 아무런 증상이 없이 몸안에서 바이러스가 저절로 사라져서 문제가 없다. 또 19%는 일반 감기처럼 약간 감기 기운이 있다가 회복된다. 문제는 나머지 1%로 이런 사람들이 위에서 말한 증세를 일으켜 병원에 오게 되고 의사로부터 웨스트나일 진단이 내려지는 케이스다. 따라서 웨스트나일 모기에 물린 100명 중에서 1명 정도가 감염된다고 보면 된다.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상태는 거의 뇌염증상으로까지 발전한 경우로 대부분 혼미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치료되어 퇴원하는 케이스가 대부분인데 이 중에서 면역력이 약한 상태일 경우 폐렴 등의 합병증세가 와서 사망하게 된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자체만으로 사망원인이 되는 사례는 드물다. 그래서 항상 몸의 건강한 면역력이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모든 병에 해당된다고 보면 된다."

-모기로 인한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약은 뭔가.

"아직까지는 개발된 것이 없다. 감염 전체로 볼 때는 독감 바이러스처럼 아직까지는 미국 자체 내에서 적극적으로 치료약의 개발에 전력할 상태는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그때마다의 증세를 완화하는 쪽으로 치료를 하고 있다. 예로 고열이라면 해열제로 조정하는 식이다."

-그럼 백신도 아직 없나.

"물론 백신도 없다."

-면역성은 어떤가. 한번 앓고 나면 안 걸리나.

"그렇지는 않다. 그래서 항상 모기가 많은 곳에는 피하고 물이 고일만한 곳은 집에서도 살펴서 미리 조심할 것을 당부하는 것이다. 야외뿐 아니라 집안에서도 따스하고 물이 고여 있다면 알을 낳고 서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모기들이 이처럼 바이러스를 옮기는가.

"지금 우리가 여기서 말하는 모기들은 본래 미국산이 아닌 타지역 즉 미국보다 기온이 높은 지역에서 살고 있는 모기들이다. 물론 미국에서 서식하는 본토박이 모기들도 많이 있는데 이들 모기들에게 물려서 어떤 증세가 일어난 적은 없었다. 웨스트나일 모기가 미국에 오기 전까지는 미국에서는 모기와 어떤 병과의 연관된 케이스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어떤 특정 모기들이 바이러스를 옮기지 모든 모기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미국 본토박이 모기 중에 보고된 케이스는 없다."

-앞으로 기온이 떨어지면 좀 나아질 것 같은가.

"지금이 피크로 보기 때문에 추워지면서 모기도 좀 수그러질 것을 기대해 본다. 그러나 따스한 실내에서 물이 고인 데에서는 서식이 가능하므로 이런 데를 없애는 것이 예방책의 하나다."

-이외 감염전문의로서 조언을 한다면.

"모기에 물렸는데 열이 나면서 두통 등 몸 상태가 이상하게 느껴지면 주저하지 말고 의사에게 보이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잠복기간이 3일에서 길게는 14일까지이다. 한가지 다행스런 것은 사람끼리 옮지는 않는다. 문제는 모기 조심이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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