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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업계 보도 치명적 오류"

오랜 왜곡 논란 끝에 뉴욕타임스 스스로 인정
기사 심의 역할 '퍼블릭 에디터' 마가셋 설리번
오피니언 면에 오역.증거 불충분 등 지적 칼럼

지난 5월 네일업계에 대한 탐사보도로 뉴욕주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규제 강화를 촉발시켰던 뉴욕타임스가 이후 계속된 왜곡 보도 논란 끝에 마침내 최초 보도 기사의 오류를 인정했다.

뉴욕타임스의 '퍼블릭 에디터(public editor)'인 마가렛 설리번은 지난 7월 전 뉴욕타임스 저널리스트 리처드 번스타인이 제기한 기사의 오류와 이에 대한 신문 편집진의 반박 그리고 기사 오류에 대한 비영리 언론기관 '리즌닷컴(Reason.com)' 기자 짐 앱스타인의 최근 보도 시리즈 등을 중심으로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기사에 분명한 오류가 있었다는 내용의 칼럼을 지난 6일 이 신문의 온라인 오피니언 페이지에 게재했다. 〈본지 7월 27일자 A-1면> 뉴욕타임스의 퍼블릭 에디터는 저널리즘의 윤리성 문제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기사에 오류가 있는지 여부 등을 심의하는 직책이다.

설리번은 칼럼에서 2회에 걸친 뉴욕타임스 새라 매슬린 니어 기자의 네일업계 탐사보도가 각각 치명적인 오류가 있음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먼저 첫 번째 기사에서 중국계 신문에 실린 네일업소 구인광고를 잘못 번역했으며 기사의 소스도 신빙성을 의심받을 정도로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기사는 "(중국계) 신문에는 하루 40달러 일당의 네일업소 종업원 구인광고로 넘쳐난다"고 서술했지만 실제로는 매니큐어.페디큐어 서비스 가격이 40달러로 많은 팁을 벌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을 잘못 번역한 것이며 이는 중국어에 능한 이 신문의 다른 직원을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기사에서 맨해튼 어퍼웨스트사이드의 한 네일업소에서 신입 직원이 하루에 10달러를 받고 착취당한다고 서술했지만 "다른 몇몇 종업원들도 이를 확인했다"고만 했을 뿐 업주의 사실 인정이나 다른 어떤 객관적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설리번은 오히려 하루 10달러는 고객을 상대하지 않는 견습생들에게 주는 금액이라는 앱스타인 기자의 취재 내용을 덧붙였다.

두 번째 기사인 '죽어가는 근로자들(poisoned workers)'은 화학물질로 인한 네일업계 종사자의 많은 질병과 유산을 언급했는데 이 또한 어떠한 과학적인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자극적인 제목으로 과장된 인상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젊은 여성 인구에서 다수의 유산이 발생하는 것은 전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기사의 논거가 부족함을 지적했다.

설리번은 이날 칼럼에서 "니어 기자의 탐사보도는 전체 업계를 지나치게 일반화해 버린 오류가 있으며 현실을 묘사한 표현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상당 부분 수정돼야 한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라며 "뉴욕타임스가 저임금 이민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환영하지만 이에 대한 보도는 무엇보다도 정확하고 엄격한 검증을 통해 업계의 평판을 보호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리번은 칼럼을 마무리하며 최초 기사에서 보도한 사실을 재검토하고 업주들의 비난을 '방어적'이 아닌 '열린' 마음으로 수용해서 후속 기사들을 보도할 것을 뉴욕타임스에 권고했다.

☞퍼블릭 에디터=지난 2003년 '뉴욕타임스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불리는 제임스 블레어 기자의 이라크전쟁 관련 오보.표절.허위.왜곡 기사 스캔들 이후 내부 쇄신을 위해 신설된 직책이다. 뉴욕타임스 최고 기자 출신이 약 2년씩 맡고 있으며 신문의 보도.편집 조직체계에서 완전히 벗어나 독립적으로 일하고 한 달에 두 번씩 칼럼을 싣는다.


박기수 기자
park.kiso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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