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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이제는 병과 친구할 나이, 자꾸만 싸우려 들지 말라

안동철 / 충현선교교회 원로장로

이명으로 며칠을 시달리다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나이 들어 오는 노화현상입니다.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친구로 지내세요." 검진을 마친 담당의사는 대단치 않다는 듯 진찰결과를 말했다. 별다른 방법이 없다니…. 섭섭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차중에서 닥터가 한 마지막 말 '친구로 지내세요'가 머리 속을 맴돌았다.

우리는 병과 싸우는 것을 '투병'이라고 한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면 투병은 맞는 말이 아니다. 싸움이란 원래 승산이 있다고 생각할 때 한다. 질 것이 뻔한 싸움을 하는 바보는 없다.

병과의 싸움도 마찬가지다. 병이란 놈이 어디 우리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상대인가.

나이가 들면서 싸워야 할 적병은 자꾸 느는데 나는 날마다 쇠약해지고 있다. 병은 우리가 싸워야 할 적이 아니라 끝없이 인내하고, 타협하면서 친구로 삼아야 할 대상이다.



마오쩌둥은 "싸우다 지치면 친구가 된다"고 했다. 정치의 속성이 그런지 모르겠지만, 왜 피터지게 싸운 후에야 친구가 되는 것일까. 처음부터 친구가 되면 좋으련만 말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길은 결국 친구가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요사이는 허리가 몹시 아파 고생하고 있다. 주치의와 상의했더니 수술로도 별로 나아질 게 없단다. 노화현상이니 그런 대로 친구처럼 지내란 말일 게다. 오늘도 나는 병과 좋은 친구로 지내려 애쓴다. 친구는 '내 무거운 짐을 대신 지고 가는 사람'이라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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