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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촉박한데…" 난감한 일부 부교역자들, '분립 개척' 결정한 나성영락교회

풀타임 총 16명 중 6명에 사임 통보
일부선 "분립 개척 잘돼서 선례되길"

"개척하고 싶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나성영락교회 부교역자 A씨의 한숨 섞인 말이다.

얼마 전 A목사는 교회로부터 갑작스레 통보를 받았다. 타교회로부터 청빙을 받든지, 분립 개척을 할 것인지에 대해 수일 내 결정하라는 것이었다. 임의로 정해진 사역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두 달 남짓한 시간 동안 무슨 수로 타교회 청빙을 받을 수 있을까. 분립 개척을 해야 한다면 그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라도 해야 하는데 교회로부터 구체적 방안을 들은 것도 없다. 목회 인생이 달린 일인데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몰라 앞이 깜깜할 뿐이다.

LA지역 최대 한인교회인 나성영락교회는 지난 13일 일부 부교역자에 대한 분립 개척과 직원 감축을 결정했다. 나성영락교회 당회는 이날 분립개척위원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소식에 논란은 커지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나성영락교회 부목사(풀타임 총 16명) 중 무려 6명이 사임 통보를 받았다. 이들은 올해 말까지 분립 개척(4명) 및 자진 사임(2명) 등의 형식으로 교회를 그만두게 된다.

과연 '분립 개척'은 대형교회의 아름다운 나눔일까, 인력 조정을 위해 내세운 명분일까. 의견은 분분하다.

나성영락교회 한 관계자는 "분립 개척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사임 기간을 먼저 정해놓고 시간이 촉박한 상태에서 분립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건 상식적으로 순서가 틀리지 않느냐"며 "과연 무엇을 위한, 어떤 의도의 분립인지 의문이 든다.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목회자들에게 이런 식의 처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14일 김경진 담임목사도 분립 개척 방식이나 지원 방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의논해야 할 게 많이 남아있다"고만 답했다.

반면 기사가 보도된 후 본지에 전화를 건 나성영락교회 한 교인은 "담임목사와 당회 장로들이 깊이 고민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믿는다"며 "교회가 아무런 대안도 없이 무작정 그렇게 했다고 보지 않는다. 이번에 분립 개척이 잘 돼서 한인교계에 좋은 선례를 남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원 감축 소식에 나성영락교회 직원들은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다.

한 직원은 "감원 명단에 누가 들어갔는지, 혹은 어떤 방식으로 인력을 줄이는지 아무것도 들은 바가 없어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며 "아무래도 먹고 사는 문제가 달린 일이기 때문에 다들 걱정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나성영락교회의 결정에는 요즘 대형교회들이 겪고 있는 고민이 묻어난다.

LA지역 한 목회자는 "요즘은 대형교회마다 교인 수가 감소해서 헌금이 줄다 보니 예산 운용에 여유가 없고 재정적인 압박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대형교회들도 예전만큼 교세를 확장하는 게 쉽지 않다 보니 서서히 규모를 줄여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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