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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만화계 이제 한인들이 움직인다

한인 만화작가 그레그 박 뉴욕 코믹콘에 초대
뉴욕대 시절 한국인 조부모 그린 영화로 주목

'토털리 오썸 헐크'에 한국계 주인공 캐릭터 등장
한인 일러스트레이터 프랭크 조 그림 맡아 활약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맨해튼에 있는 재비츠센터에서 열린 '뉴욕 코믹콘(New York Comic Con)'은 미국 만화계를 대표하는 대형 컨벤션 행사다. 전시회에는 만화.그래픽소설.만화영화.비디오게임.장난감 등 만화 관련 산업 전 분야의 생산품들이 전시된다.

뉴욕과 뉴저지 메트로폴리탄 지역은 물론 미 전국에서 만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마니아들이 코믹콘에 참가했다. 올해 행사에는 20만 명 정도가 참가했다. 이처럼 인기가 있는 것은 뉴욕 코믹콘이 미국 만화계 또 더 나가서는 만화산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상징적인 위상이 높기 때문이다.

뉴욕 코믹콘은 시카고를 중심으로 하는 '빅애플 코믹콘' 미 서부지역 샌디에이고를 무대로 하는 '샌디에이고 코믹콘'과 함께 미국의 만화 관련 3대 컨벤션으로 불린다.

지난 2006년 시작된 코믹콘은 지난 10년 동안 진행되면서 미국의 유명 만화가는 물론 영화와 출판 등 관련 산업 전문가들이 참여 미국 만화산업의 거대한 힘을 보여주면서 만화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올해 행사에 초대된 인사들 중에는 한인들에게 낯익은 얼굴이 있다. 바로 아버지가 한인인 한국계 만화작가 겸 영화감독인 그레그 박(47)이다.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태어나 예일.옥스포드.뉴욕대에서 공부한 그는 뉴욕대 재학 시절 자신의 한국 할머니 할아버지를 소재로 한 영화 '파이팅 그랜드파(Fighting Grandfa)'를 만들어 제25회 미전국대학생영화제에서 금메달을 수상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수퍼맨' '플래닛 헐크' '인크레디블 허큘러스' 등의 영화 원작을 쓰거나 제작에 참여하면서 미국 만화계의 중견 인사로 성장했다.

그레그 박은 이번 뉴욕 코믹콘 행사에 ▶마블코믹스 발행인 크리스 클레몬트 ▶'배트맨' 제작에 참여한 유명 만화가 다윈 쿡 ▶크로아티아 출신의 유명 만화가 에사드 리빅 등과 함께 초대인사 리스트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그의 활약에서 보여지듯 최근 미국 만화계 곳곳에서 한인들의 약진이 눈부시다. 한인들이 특유의 재능과 부지런함을 앞세워 서서히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최근 미국 만화계에 등장한 '아마데우스 조'라는 한국계 주인공 이름이다. 아마데우스 조라는 이름은 최근 한국의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되며 만화 마니아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의 정체는 마블코믹스가 새롭게 선보일 코믹북 '토털리 오썸 헐크(Totally Awesome Hulk)' 만화의 주인공 캐릭터라는 것이다.

그는 코리안 아메리칸인 19세 소년으로 제1대 헐크인 브루스 배너에 이어 새롭게 헐크 이야기를 이끌어가게 될 주인공이다. 마블 골수팬들 사이에서는 지난 5월 개봉했던 영화 '어벤저스2: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한국 배우 수현이 연기했던 헬렌 조 박사의 아들로 알려져 있다.

아마데우스 조는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앤트맨' '어벤저스' 시리즈 등 전 세계적 사랑을 받는 수퍼히어로 영화들의 원작을 만든 마블코믹스가 처음으로 전면에 내세운 한인 더 나아가 아시안 캐릭터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간 여러 작품을 통해 흑인 스파이더맨 여성 토르 등 성별이나 인종적 다양성을 지닌 수퍼히어로 캐릭터를 꾸준히 만든 마블코믹스가 이제 드디어 아시안 캐릭터로 그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아직 아마데우스 조 캐릭터가 영화로 만들어질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지만 마블코믹스의 새로운 주력 캐릭터로 급부상한만큼 훗날 마블 스튜디오가 만들 영화에 등장하게 될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는 상태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첫 한인 수퍼히어로 아마데우스 조를 전면에 내세운 만화 '토털리 오썸 헐크'를 그레그 박 등 한인 만화작가들이 직접 만들게 됐다는 사실이다.

마블코믹스 측은 최근 '토털리 오썸 헐크'의 스토리와 그림을 각각 그레그 박과 프랭크 조가 맡게 됐다고 발표했다. 그레그 박은 2006년 발간된 코믹북 '어메이징 판타지 2' 15편을 통해 처음 아마데우스 조 캐릭터를 탄생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리고 프랭크 조는 서울에서 태어나 6살에 이민 온 1.5세로 '리버티 메도우' '마이티 어벤저스' '헐크' 등의 코믹북을 통해 폭넓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마데우스 조의 등장을 미국 만화계의 이정표적인 사건을 받아들이고 있다. DC코믹스와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는 만화 기업인 마블코믹스가 사상 최초로 한인 아티스트들의 손에 한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맡겼다는 사실은 주요 언론에서도 비중 있게 보도할 만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도 관련 소식을 발빠르게 보도하며 그 배경과 의미를 분석하기도 할 정도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8일자 특집기사를 통해 "현대적이고 다양성 있는 코믹북 캐릭터를 만들려 노력해 온 마블의 시도는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최근 들어 일부 비평가들에게 (스토리 작가나 일러스트레이터 등) 만화를 만드는 창작팀은 다양성 있는 아티스트로 구성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신문은 "그러나 '토털리 오썸 헐크'는 이 같은 비판에 대한 올바른 답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또 신문은 프랭크 조가 페이스북에 올린 메시지를 인용해 "아마데우스 조는 더 이상 아시안 캐릭터가 인기 코믹북 속 조연 역할에만 머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미국 만화 역사에 남을 만한 기념비적 사건"이라는 평도 덧붙였다. 한인 이름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 자체에 대해 한인들을 그렇게 대단하게 느끼고 있지 못하지만 만화산업 현장에서 받아들이는 의미는 그만큼 각별한 것이다.

또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그레그 박과의 심도 깊은 인터뷰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아마데우스 조의 스토리를 쓰는 것은 내게 늘 즐겁고 의미있는 일"이라며 "아시안 아메리칸 캐릭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마블코믹스의 세계에서 아마데우스 조를 통해 틈새 시장을 공략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이번 작품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프랭크 조는 아이디어와 에너지가 넘치고 액션과 유머를 겸비한 그림을 멋지게 그릴 줄 아는 훌륭한 아티스트"라고 추켜세우며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작품을 보여줄 것으로 확신한다"고도 덧붙여 기대감을 높였다.

아마데우스 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마블코믹스의 신작 '토털리 오썸 헐크'는 오는 12월 첫 호가 발간될 예정이다. 미국은 코믹북을 소장이나 수집용으로 구입하는 인구가 많은데다 매 작품의 첫 편 초판은 그 소장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유명해 만화 수집가들 사이에서 구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그레그 박으로부터 시작된 한인들의 미국 만화계 진출은 이제 아마데우스 조라는 한인 캐릭터 설정과 함께 실력과 열정을 갖춘 한인 인재들이 가세하면서 그 영역을 서서히 넓혀가고 있는 셈이다.

박종원.이경민 기자

park.jongw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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