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찾은 경단협…커뮤니티 센터 건립 힘 모은다
현장에서
13일 수퍼바이저 미팅 때
단체별로 대거 참가키로
회의를 시작하면서도 그런 우려는 계속됐다. 회의를 주관한 LA한인상공회의소를 비롯한 15개 한인경제단체장들의 모임인데, 간신히 8개 단체에서 14명 만이 참석했다. 그나마도 상의 멤버 6명을 빼면 과연 회의를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뭉텅이로 빠진 자리를 바라보는 다른 참석자들의 표정도 심드렁해 보였다.
그런데 키노트 스피커로 상의의 이창엽 한인타운개발위원장이 나서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이 위원장은 최근 한인 커뮤니티의 이슈인 커뮤니티센터 건립에 경단협이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당장 13일에 있을 '버몬트 코리도' 건설을 위한 수퍼바이저위원회 미팅에 더 많은 한인들이 참가해 준다면 센터 규모를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결정도 앞당길 수 있다"며 "한인사회와 후세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경제단체들이 대거 미팅에 참석한다면 결정권자들도 놀래서 한인 커뮤니티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의 연설에 경제단체 대표들은 '할 일을 찾았다'는 표정들이었다. 건설협회 정재경 회장은 "커뮤니티를 위해 그렇게 열심히 뛰는 사람들이 있는데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며 미팅 참석을 약속했다. 물류협회 데이비드 백 회장도 "경단협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커뮤니티를 위해 힘을 보탤 수 있는 일을 찾게 됐다. 당장 회원사에 알려 최대한 많은 인원이 미팅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게리 손 공인회계사협회 부회장과 보험재정전문인협회 수잔 한 회장, 변호사협회 김금규 신임회장, 중소기업협회 김종현 회장, 뷰티서플라이협회 배영수 고문도 '힘을 보태도록 하겠다'라며 의욕을 보였다.
이후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썰렁했던 대화에는 열의가 넘쳤고, 회의장도 꽉 찬 느낌으로 변했다. 단체별로 준비하고 있는 사업을 다른 단체에도 오픈하고 연말 행사에는 많은 단체가 참여해 축하해 달라며 적극적인 모습들이었다.
경단협은 창립한 지 20년이 훨씬 지났지만 이름값에 비해 활동은 저조했다. 상의 회장이 당연직 의장을 맡아 온 터라 다른 단체들의 참여 의욕도 부족했다. 무엇보다 각 단체장을 움직일 만한 동기부여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 8월 첫 모임에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의장 후보와 선출도 다른 단체에 오픈하면서 달라지려는 노력이 시도됐다. 그리고 이번엔 경단협 이름으로 할 일도 찾았다. 단체장 임기가 대부분 1년이고 모임도 1년에 서너 차례가 고작, 공통분모까지 적어 경단협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일은 많다. 그러나 커뮤니티 봉사를 시작으로 경단협 참여에 일단 굴러가기 시작했다는 것에 뿌듯함이 컸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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