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들의 교황' 노숙자들과 특별한 점심
미 총기규제 촉구·낙태 허용 완곡히 반대
이민자 포용도 당부…트럼프는 추방 고수
워싱턴 세인트 패트릭 성당 가톨릭 자선단체에 모인 200여 명의 노숙자 앞에서 그는 역시 성경 구절을 인용했다. "요셉과 마리아가 베들레헴에 있을 때 마리아의 아이가 나오려고 했다. 그녀는 아들을 낳았고, 그를 천에 싸서 여물통에 넣었다. 왜냐하면, 어떤 숙소도 구할 수 없었기 대문이다." 예수가 태어나던 때 얘기였다.
교황은 "누군가에게 집이 주어지지 않는 것은 어떠한 사회적, 도덕적 이유로도 정당화되지 않는다"며 "정의롭지 못한 상황들이 많이 있지만 언제나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고통받고 계시며 우리 편에서 그 고통을 함께 겪고 계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미국의 총기 규제를 강력히 촉구했다. 또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와 부자만을 위한 정치체제에도 은유적인 경고를 던졌다. 교황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 사회의 문제점을 때론 완곡하게, 때론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CNN은 이런 행보에 대해 "교황이 미국 정치의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교황은 연설에서 "개인과 사회에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려고 계획하는 이들에게 살인적인 무기가 팔리는 이유를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그 이유는 단순히 돈, 특히 무고한 자들의 피로 물든 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치스럽고 죄스러운 침묵에서 벗어나 무기 거래를 중단시키도록 나서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교황은 24일 의회연설에서 이민자 문제에 대해 신약성서 마태복음 7장12절의 '남이 네게 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남에게 하라'는 구절을 언급하며 "우리가 대우받고 싶은 것과 같은 열정과 동정으로 다른 사람을 대우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식 일정이 끝난 뒤 교황은 '빈민 구호 수녀회'를 방문했다. 1840년 파리에서 창립된 가톨릭 수녀회인 이 단체는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이 낙태에 대한 보험을 허용한 것에 반대해 소송을 냈다. 예정에 없던 방문을 통해 교황은 낙태를 반대한다는 뜻을 완곡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또 '더 나은 내일을 찾다 물에 빠져 죽은 이민자들'을 언급해 전 세계로 퍼져 가는 시리아 난민 문제를 언급했다.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24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민자 포용' 당부에도 불법 이민자 추방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는 이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교황의 말은 아름답고 또 교황을 존중하고 좋아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헤쳐나가야 할 많은 문제가 있다. 불법 이민자들이 엄청난 범죄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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