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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툭하면 항생제' 과연 옳을까

조한경 / 척추신경전문의

특정 항생제가 청력상실을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사이언스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근호에 등재됐다.

필자는 아이 셋을 키우고 있다. 아이들에게 단 한 번도 항생제를 먹이지 않았다. 항생제가 쓸데없는 약이라서 안 먹인 것이 아니다.

항생제는 죽을 사람을 살려내는 기적의 약이다. 전쟁터에서 수많은 젊은이의 목숨을 구해냈다. 우리 아이들은 다만 죽을 일이 없었을 뿐이다. 감기는 죽을 병이 아니기 때문에, 중이염도 죽을 병이 아니기 때문에, 항생제를 사용할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항생제를 필요로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미국이나 한국 수준의 위생상태나 영양상태라면 항생제 없이도 감기가 중이염 또는 폐렴으로 쉽게 번지지 않는다. 미리 먹는다고 해서 폐렴을 예방해 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인 감기에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은 그야말로 무의미하다.

지난 2014년 미국소아과학회에서는 중이염에도 항생제를 처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그럼에도, 엄마들의 조급한 마음과, 의사들의 습관적 처방으로 인해 의료현장에선 여전히 남용이 심각하다.

많은 과학자가 항생제 남용을 경고하는 이유가 있다. 우선 면역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체내 유익균(유산균)을 멸절시킴으로써 면역력을 떨어뜨려 2차 감염에 취약해진다. 또한, 항생제가 위장장애를 일으켜 무기질 영양소의 소화와 흡수를 저해하면, 영양결핍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반복되는 크고 작은 감염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그럴 때마다 또 항생제를 처방받을 것이고, 결국 악순환의 굴레에 빠져드는 것이다.

항생제 남용은 수퍼박테리아를 출현시켰다. 항생제에 살아남은 세균이 진화해서 더 이상 항생제가 듣지 않는 수퍼박테리아가 된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우리 아이들은 예방접종도 미루어 놓았다. 미국은 미취학 아동들에게 72가지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데 선택적으로 일부 접종을 지연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의 건강상태는 어떨까.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 알레르기도 없고, 아토피도 없다. 대신 모유수유를 했다. 여름 내내 얼굴이 새까매지도록 밖에서 뛰어 논다. 잠은 철저하게 하루 10시간 이상 잔다. 이는 아이의 성장, 정서, 면역,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친다. 숙제나 공부는 감히 잠과 맞바꿀 만한 가치가 없다. 샐러드나 야채를 좋아한다. 입맛은 어려서부터 습관을 들여 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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