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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는 암환자만 받는 거 아니에요"

더 이상 치료 불가할 때 호스피스 가능
다른 병 말기 환자들도 받을 수 있어

건강보험ㆍ재산 유무 상관없이 무료
목사나 소셜워커도 방문할 수 있어
호스피스 서비스는 24시간 대기 중
"한인들이 서비스 잘 활용했으면"


"어떤 한인분들은 꼭 암환자여야만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걸로 알고 계시는데 말기 환자일 경우에는 다 해당됩니다."

한인들에게 호스피스 서비스에 대한 홍보가 많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정확히 어떤 것인지 모르는 부분이 많다. 오랫동안 호스피스 서비스를 해 오고 있는 송수미씨(51ㆍRNㆍ호프 인터내셔널 호스피스 대표)에게 도움되는 내용을 들어 보았다.

-한인들의 호스피스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는 어떤가.

"많이 잘 받아들이신다. 아쉬운 부분이 여전히 있긴 하다. 미국인들은 자연스럽게 호스피스가 뭔지 평소 잘 알고 있어서 막상 본인 혹은 가족이 호스피스를 받는 상황이 되었을 때 원하는 것을 먼저 요청함으로써 서비스를 잘 활용한다. 우리는 잘 몰라서 당연히 혜택을 청할 수 있는데도 불편해 하다가 나중에야 알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래서 서비스를 시작할 때 또 서비스를 하면서 계속 간호사들이 설명을 많이 한다."

-호스피스 서비스는 언제 받을 수 있나.

"의사가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로 보통 남은 수명이 6개월 정도일 때 호스피스 서비스를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권하고 이에 동의할 때에만 받을 수 있다. 위의 세 가지 조건 중에서 하나라도 없으면 못 받는다."

-앞에서 암이 아닌 경우도 있다고 했다.

"반드시 말기 암이 아니라도 의사가 치료 불가능하고 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말기 환자'는 다 해당된다. 파킨슨, 뇌졸중, 심장질환, 신장질환, 치매 등의 말기 환자들이 많다."

-어떤 절차가 필요한가.

"한인 중에는 본인이 암 진단을 받았는데 치료받지 않고 호스피스를 하겠다며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반드시 의사의 말기 진단서가 있어야 한다. 호스피스 서비스는 개인이 찾아 올 수도 있지만 대부분 의사로부터 리퍼를 받는다. 그런 다음 필요한 절차는 호스피스 서비스를 해주는 곳에서 한다."

-건강보험이나 재산 등 조건은 뭔가.

"미국에서 호스피스의 기본 정신은 세상에서 마지막 시간을 최대한 '사랑과 관심 어린 보호 속'에서 인간다운 최고의 대접을 받으며 되도록 편안히 지내다가 가실 수 있게 해드리는 것이다. 따라서 건강보험이 없어도 받을 수 있고 재산의 많고 적음도 혜택을 받는데 상관이 없다. 모든 혜택은 정부보조로 환자나 가족이 부담할 부분은 없다."

-어떤 서비스를 받게 되나.

"병원에서 호스피스 진단이 내려지면 환자는 더 이상 병원에 있을 수 없게 된다. 치료는 그 순간 모두 중단되기 때문이다. 우리 쪽에서는 일단 의사로부터 리퍼를 받으면 말기환자를 전문으로 돌보는 저와 같은 호스피스 간호사(RN)가 환자 집을 방문해서 환자가 편히 지낼 수 있도록 필요한 의료기구들을 주문하는데 매우 아픈 분들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신속히 이루어져 대부분 당일에 도착하여 환자가 편히 누울 수 있게 한다. 말기이므로 오래 누워있게 되어 욕창이 생길 수 있으므로 환자용의 워터규션 매트리스와 상체를 올릴 수 있는 침대, 화장실에서 필요한 의료기구, 휠체어와 환자용 드라이 샴푸 등을 주문하여 마련해 준다. 일주일 이내에 환자를 돌 볼 스태프들이 환자를 방문하는데 의사와 간호사, 소셜워커들이다. 환자가 원할 경우 목사(혹은 신부)들도 방문한다."

-방문 주기는 어느 정도 되나.

"호스피스 환자 치료는 중단된 상태에서 말기 보호가 주목적이기 때문에 대부분 통증 조절이다. 진통을 위한 약인데 심하기 때문에 마약성분이 포함되어 전문간호사들이 반드시 믿을만한 환자를 돌볼 가족의 사인을 받은 다음에 진통제를 전달하게끔 되어 있다. 2주일에 한 번씩 이를 위해서 RN이 방문하고 또 2주일 마다 환자를 씻겨 주는 클린 간호사(CNA)도 찾아간다. 의사, 간호사, 소셜워커, 목회자는 2주일마다 함께 모여 미팅을 통해 전체적인 환자 상태를 서로 교환하면서 지켜본다."

-약은 진통제만 주나.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현 상태에서 환자를 편하게 해주는 것은 주로 통증이기 때문에 진통제가 주가 되는데 이 약들은 변비를 많이 유발하므로 변비약도 많이 다루게 된다."

-병원에 갈 위급상황이 될 수도 있지 않나.

"개념 자체가 치료 중단이다. 만일 호스피스 환자가 병원에 간다 하면 거기서 치료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호스피스 서비스는 결과적으로 거기서 중단된다."

-그런 경우가 많나.

" 종종 있다. 그러나 일단 호스피스로 된 환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이란 증세 자체에 대한 큰 변화보다는 집에서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 약을 잘못 주었거나 부주의로 음식 등을 잘못 먹었을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는 24시간 대기 중인 호스피스 서비스의 직원들과 연락할 수 있기 때문에 연락을 받고 밤이라도 담당 간호사(혹은 의사)가 환자에게 온다."

-서비스를 할 때 가장 위험한 상황은 뭔가?

"집에서 환자를 책임질 사람과 연락이 안될 때다. 수시로 환자 상태를 소통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희 간호사가 약을 전달해 주기 위해서 아무리 벨을 눌러도 답이 없을 때 더욱 막막하다. 마약성분 진통제라 그냥 놓고 올 수 없다. 반드시 환자를 책임맡고 있는 사람에게 전달해준 다음에 그 사람의 사인을 받아야 한다."

-밤을 새울 때도 있나.

"거의 마지막 시간이 다가왔을 때는 환자 가족들과 함께 환자 곁에 있게 된다. 이때는 떠나가는 환자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세상에서 마지막 보내야 하는 가족들을 위해서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 호스피스 서비스다."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늦게 호스피스를 결심한 환자인데 호스피스 첫날 방문해 보니 이미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걸 알 수 있었다. 그런데도 가족들은 상황을 모르고 언제쯤 호전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때 호스피스 서비스를 하는 사람으로서 더 신경을 써야 할 분들은 가족들이다. 차분하고 명료하게 환자의 현재 상태를 계속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끔 얘기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맥박수, 호흡상태를 계속 알려주면서 이별의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는 걸 말해준다. 정말 이분은 병원에서 집에 도착하여 그날 밤을 하루 지나면서 그 다음날 매우 편안하게 가셨고 가족들도 비록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점점 받아들이면서 차분한 가운데 보내드렸다."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결코, 쉬운 직업은 아니다. 하지만, 위의 경우처럼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가족들이 우리의 도움으로 그 힘든 마지막 떠남을 의연하게 잘 견디는 걸 볼 때 보람을 느낀다. 만일 호스피스의 도움이 없었다면 떠나는 분이나 보내는 가족들이 모두 큰 슬픔으로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이별의 순간'을 보내고 후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상 죽음을 대하면서 살기 때문에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개인적으로 많이 변하는 걸 느낀다. 호스피스 현장에 있는 우리들이 얻는 좋은 것이기도 하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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