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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행 <상> 단풍 화장 기다리는 비숍, 민낯도 아름답다

아직 단풍도 안든 비숍 산행길에 올랐습니다. 처음에는 실망했죠. 한 달 뒤에 간다면 그 아름다운 단풍을 한번 볼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비숍은 이름값을 합니다. 단풍이 들지 않아도 충분히 매력이 있습니다. 어떤 트레일을 올라도 몇 시간을 걸어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묻어나 있으니까요. 결코 숨길 수 없는 아름다움입니다.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 위치하고 있는데 비숍패스는 존뮤어 트레일로 들어가는 진입로 중 한 곳입니다.

존 뮤어 트레일 중에서도 경치가 뛰어난 곳 중 하나죠. 트레일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맑은 호수들은 비숍 하이커들을 열광시킵니다. 사실 비숍패스까지 오르는 길은 난코스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게 만만하게 볼 수만도 없습니다. 고도 때문입니다. 산행 시작지점인 사우스레이크(South Lake)만해도 고도가 9868피트나 되지요. 한라산이 6397피트, 백두산이 9000피트니까. 백두산보다 더 높은 곳에서 산행을 시작한 셈이지요. 고산병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래도 꾸역꾸역 오르는 이유는 꼭 보고 싶은 무언가가 있어서겠죠.

지난 노동절(7일) 연휴, 여름햇살에 가을바람을 머금은 비숍에 살짝 먼저 다녀 왔습니다.



글.사진=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단풍 절정기 9월 말~10월 초

인요국유림에 자리잡은 비숍패스는 캘리포니아의 대표적인 가을단풍 여행 코스다. 단풍이 정절을 이루는 시기는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LA에서 260마일 차로는 4~5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3일간의 산행을 위해 395번 하이웨이에 있는 도시, 비숍에 여장을 풀었다. 산행은 남가주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밸리산악회(ValleyHikers.대장 김성현)과 함께다.

산행 첫날 산행은 화이트 마운틴이다. 화이트 마운틴은 세계 최고령의 나무 브리슬콘 소나무(Bristlecone Pine)로 유명한데 나무의 나이는 4600살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기네스북에 오른 캘리포니아 나무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 세코이아 국립공원의 셔먼장군(General Sherman), 키 83m, 둘레 31m, 무게 1385톤.

세계에서 가장 키 큰 나무: 레드우드의 삼나무로 키가 112m.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나무: 화이트 마운틴의 브리스틀콘(Bristlecone) 소나무. 4600살 정도로 추정.

최고령 나무가 있는 무드셀라 트레일(Methuselah trail)은 4.5마일의 루프 트레일이다. 트레일을 타고 2마일 정도 가다 보면 두 갈래로 나뉘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3마일, 왼쪽 트레일을 이용하면 1마일만 더 가면 비지터 센터로 돌아오게 된다.

공원 관계자에 따르면 왼쪽 트레일, 센터에 도착하기 0.5마일 전 정도에 최고령 나무가 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나무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라게 공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최고령 나무라고 추정되는 나무에서 사진을 찍기는 했지만 정말 그 나무가 맞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둘째 날은 메인 산행코스인 비숍패스 트레일이다. 해발 9868피트인 사우스 레이크에서 시작해 1만1969피트까지 오르는 코스다. 백두산 정상보다 3000피트나 더 높다. 그래서 고산병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게다가 차를 타고 1만 피트 가까이 빠르게 오르기 때문에 하이킹을 하기도 전부터 고산병이 나타날 수도 있다.

산행의 시작점인 사우스 레이크는 아름답지만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캘리포니아 가뭄 때문이다. 김성현 대장은 "4~5년 전에 왔을 때만 해도 수위가 훨씬 높았다. 그래서 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얼마나 올랐을까. 사인판 하나가 나왔다. 사인판에는 '존뮤어 윌더너스(John Muir Wilderness)'라고 새겨져 있다. 세계 3대 트레일 중 하나인 존뮤어 트레일을 접하는 순간이다. 그래서 오가는 길에 존뮤어 트레일 백패커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백패커들은 식량과 캠핑도구를 담은 60~70파운드이상의 커다란 배낭을 매고 이동하는 데 잘 씻지 못했는지 꼬질꼬질한 행색에 산행의 고단함이 묻어나 있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 세계 3대 트레일=존뮤어 트레일과 캐나다에 있는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 그리고 스페인의 '까미노 데 산티아고'를 꼽는다.

▶존뮤어 트레일(John Muir Trail)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 위치한 존뮤어 트레일은 미국 최고봉인 마운틴 휘트니에서 요세미티까지 이어지는 총 222마일의 트레일이다.


비숍패스 트레일은 걸음걸음 눈을 땔 수 없을 만큼 아름답기도 하지만 순간순간 지루할 틈이 없을 만큼 버라이어티하다. 숲길을 걷다 보면 돌길이 나오고 호젓한 호숫길이 있는가 하면 졸졸 흐르는 시냇가의 징검다리를 건너기도 한다.

사우스 레이크를 뒤로하고 걷다 보면 롱레이크(Long Lake)를 만나는데 숨을 잠시 고르며 경치를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이름처럼 길게 뻗어있는 호수는 풍광이 빼어나다.

이후 롱레이크를 지나 몇 개의 호수를 더 지나면 비숍패스까지 마지막 1마일을 남겨두고 비숍레이크가 나온다. 사실 이날 산행의 목적지는 비숍패스였지만 김 대장은 회원들을 여기서 멈춰세웠다.

마지막 코스가 난코스인데다가 산행에 익숙하지 않은 참가자들이 여럿 있는 것을 감안해서다. 그래도 73명의 참가자 중 62명이 10마일 산행을 완주했다. 사실 높은 고도때문에 힘들 수 있는 산행이었음에도 많은 이들이 완주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비결이 있다. 바로 함께 산을 타는 동료에 대한 배려다. 능숙한 산악인들이 트레킹폴을 빌려주고 때론 가방을 짊어매준다. 때론 힘을 내라며 먹을 것을 나눠주기도 한다. 함께하기에 가능한 산행이다.

산행 3일째. 사브리나 레이크(Sabrina Lake)에서 블루 레이크(Blue Lake)로 이어지는 산행코스는 초보자들도 도전해 볼만 한 코스다. 왕복 6마일 거리에 강도 높은 코스도 없다. 게다가 경치까지 빼어나다. 사브리나 레이크 주변으로는 9월 초인데도 벌써 살짝살짝 나뭇잎들이 색을 머금기 시작했다. 특히 비숍에 군락을 형성하고 있는 사시나무 단풍이 살짝살짝 그 노란빛을 드러내고 있다.

사브리나 호수는 놓쳐서는 안 될 몇 가지 포인트가 있는데 그 첫 번째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산등성이에 나무들이 만들어낸 하트모양이 있다. 호수에 비친 모습은 더 예뻐서 등산객들을 눈길을 끈다. 또 위쪽에서 바라보는 사브리나 호수는 한반도 모양을 닮았다. 한인들만이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운 좋게도 이날 산행에서는 산행의 특별한 볼거리가 선사하기도 했다. 바로 존뮤어트레일 백패커들에게 식량을 보급해주는 팀을 만난 것. 장기간 트레일을 타는 백패커들에는 생명줄과 같은 식료품을 배달해 주는데 2명의 카우보이가 8마리의 당나귀를 이끌고 산을 능숙하게 오른다.

마지막 목적지인 블루레이크는 많은 이들에게 알프스를 떠올리게 할 만큼 아름다운 비경을 자랑한다. 호수 가까이에 사진 포인트가 있다. 밸리산악회 회원들 중에는 전문 사진 장비를 가지고 촬영을 하는 이들이 여럿 있는데 그 중 매튜 김씨는 사진 포인트를 잘 알고 있어 회원들이 아름다운 뷰포인트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비숍 인근 가볼만한 곳…산행으로 지친 몸 온천으로 회복
무료 노천온천과 유료 온천


비숍에도 온천이 있다. 395번 하이웨이에 위치하고 있는 이 온천은 낮에도 잘 살펴야 사인판을 찾을 수 있다. LA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가는 빅파인에서 7.6마일 지점 왼쪽에, 비숍에서는 7.4마일 남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오른쪽에 코프 핫스프링 로드(Keough Hot Springs Road)가 나온다. 여기서 0.6마일 정도 올라가면 온천이 있다. 코프 핫스프링은 유료 온천으로 수영장과 숙박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온천 입장료는 하루 10달러다. 운영시간은 주말에는 오후 8시 일요일과 주중에는 오후 7시까지 오픈한다. 화요일은 문을 닫는다. 숙박시설로는 2 베드룸 모빌홈 시설과 캠핑장, 텐트 케빈 등이 있다. www.keoughshotsprings.com) 참고.

바로 옆에 무료 노천 온천도 있다. 유료 온천을 가기 바로 전에 오른편으로 윌커슨(Wilkerson)이라는 작은 길이 있는데 20~30여 미터만 들어가면 작은 연못 같은 온천이 여러 개 있다. 이곳에서는 무료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물은 개울처럼 흐르는데 사실 물이 뜨겁지는 않다. 그냥 따뜻한 정도다. 하지만 꽃과 풀로 둘러싸인 곳에서 온천하는 분위기는 최고다.

에릭샤트 베이커리(Erick Schat's Bakery)

한인들에게도 이미 잘 알려진 비숍의 유명 빵집이다. 양치기빵(Sheepherder Bread)이라고 불리는 커다란 덩어리 빵이 유명하다. 빵 한 덩어리 가격은 5~6달러 정도. 샌드위치와 로컬에서 만든 잼이나 올리브 오일 등도 판매한다.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8월에는 매머드 스키장 인근에 브랜치(3305 Main St. Mammoth Lakes)를 열었다. 영업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 금요일은 오후 8시까지다. ▶주소: 763 N Main St, Bishop

홀리스모크 텍사스 스타일 바비큐(Holy Smoke Texas Style BBQ)

에릭샤트 베이커리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하고 있는 허름한 로컬 바비큐 식당은 항상 손님이 북적인다. 분위기는 딱 로컬 햄버거집 같다. 카운터에서 직접 주문한 후 자리에 앉아 기다리면 된다. 샌드위치는 10달러에, 메인 메뉴인 바비큐는 감자 등의 사이드 메뉴 2가지를 포함 14~17달러 정도다. 양지머리를 12시간 훈제한 '롱혼(Longhorn)'이나 훈제한 돼지고기립(High onthe Hog Ribs)도 맛이 깔끔하다. 화요일을 제외한 주 6일 오픈한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주소: 772 N. Main St. Bishop

만자나(Manzanar)

만자나는 395번 하이웨이에 위치하고 있는 일본인 수용소 사적지로 론파인에서 10마일 북쪽으로 더 올라가면 왼쪽편에 있다. 세계 제 2차 대전 당시 미국에 살고 있던 일본계 이민자들을 강제 수용했던 시설이다. 지난 4월에는 건물 뒤편으로 당시 일본인들이 생활했던 간이 건물을 재현해 놓은 전시관을 새로이 오픈했다. 당시 실상을 기록해 놓은 담은 영상물 상영하고 있다. 한국어로 번역된 안내물이 있으니 안내 데스크에 문의하면 된다. 운영시간은 시즌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여름시즌(4월 1일~10월 31일)에는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30분까지 오픈한다. ▶문의:(760) 878-2194

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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