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환경 위해 이민 왔는데…" 부모 참담
누나, 인터넷에 추모사이트
1만여 달러 장례비용 모여
지난 11일 버스에 갇혀 숨진 이헌준(영어명 폴·19)군의 부모는 식음을 전폐한 가운데 일단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군 가족의 한 지인은 "아버지는 비교적 침착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군의 어머니는 식음을 전폐한 상태"라며 "아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주기 위해 이민까지 왔는데 이런 사고를 당했다. 지금 그들의 심정은 누구도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 지인은 이어 "현재 이 군의 사망원인을 수사하고 부검이 진행중인만큼 부검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 같다"며 "수사 결과를 듣고나서 어떻게 대응할 지를 결정할 것 같다"고 전했다.
숨진 이군의 누나인 승연(영어명 에이든·24)씨는 인터넷을 통해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승연씨는 "버스 내부 온도는 120~130도가 넘었고 폴은 9시간 가까이 물 한방울 없이 혼자 갇혀서 있었다"며 "우리 가족들은 그의 죽음에 마음이 찢겨나가는 것 같다"고 심정을 표현했다. 이어 "학교 교직원들의 인식 부족으로 동생은 버스에 혼자 남겨져 죽었다"며 학교의 잘못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씨가 글을 올린 웹사이트(www.gofundme.com/uh44mgbs)에는 13일 오후 현재 220여명이 참여해 1만2000여 달러의 장례 비용이 모아지기도 했다. 이씨는 웹사이트 개설 이유에 대해 "자녀를 잃은 부모를 조금이나마 돕고자 동생의 장례비를 모아 부모님께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숨진 이군이 다녔던 LA동부 사랑의 교실 관계자는 "헌준 군은 다른 자폐학생과 달리 굉장히 착하고 순해 귀여움을 많이 받았기에 사랑의 교실 봉사자와 다른 가족들도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며 "가족들을 위해 작지만 기금을 모금해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군은 5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왔다. 어릴 때부터 발달장애를 앓아왔던 이군은 주중에는 공립 학교 정규 수업을 받고, 토요일에는 이스트LA 사랑의 교실에서 교육을 받았다.
사고 당시에는 성인 교육기관인 시에라교육센터에서 장애인 사회생활에 적응 교육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발달장애인은 고등학교 졸업후 4년동안 사회적응 훈련을 받는다"며 "이군도 그 과정에 들어가 교육을 받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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