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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아시안커뮤니티의 '대선 토론회' 열자

최인성/경제부 부장

이러다간 또다시 '도매금'이 되는 것은 아닐까.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미국사회에 기여한 것들이 이토록 없었던 말인가. 아니면 액면 그대로 '남의 나라 와서 사는 서러움'의 연장인가. 나만의 걱정은 아닐 것이다.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들은 최근 '앵커 베이비'(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발언) '페덱스 바코드 부여 및 추적'(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발언) 등을 통해 아시안 이민자 커뮤니티가 마치 온통 범법자로 가득찬 것처럼 싸잡아 비난하고, '요주의 관리 대상'으로 취급한다. 매우 불쾌했다.

이들의 발언은 이민와 열심히 가정을 꾸리며, 2세와 3세들을 정치.경제의 굵직한 역할들로 내보낸 많은 아시안 이민자들에게 자괴감을 주었다. 우리 모두가 국경을 몰래 넘어 원정출산을 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것도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이런 말을 했으니 통탄할 일이다.

이들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줄 좋은 방법은 없을까. 범아시아계 이민사회와 미디어 매체들이 함께 모여 공화당 잠재 후보들을 초청해 토론을 벌이면 어떨까. 아예 '아시아계 이민사회의 비전을 위한 대선후보 토론회(Presidential Debate on Visions of Asian Immigrants)'라고 이름 붙여 대선 때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나눠보면 어떨까. 역대 미국내 대선에서 특정 소수계를 위한 공청회나 토론회를 개최한 것은 라틴계가 유일하다. 아시아계는 소수계 내에 또 다른 소수계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번이 아시안 이민자들이 목소리를 내야할 적절한 때라고 본다면 크게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미 일부 아시안 미디어들은 '때가 됐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절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중 매체를 가진 중국계, 베트남계 미디어들은 가능성 타진은 물론 구체적인 시기 조율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들린다.

특히 공화당 지지 일색이었던 베트남계 리더들도 어정쩡한 자세를 취했다간 더 곤란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텍사스에도 큰 베트남 커뮤니티가 있어 젭 부시의 발언이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공화당 후보들에게 이런 '이민자 때리기'는 득표와 국면전환이 그 바탕이 되었을 것이란 짐작을 쉽게 해볼 수 있다. 미국인들은 국산품 소비 장려를 위해 70년대 한때 '일본 때리기'를 하지 않았던가. 미국 소비에 일본산 제품들이 많아 국가 경제가 어렵다고 판단해 집회를 열고 일본 자동차를 때려 부수며 환호했던 사람도 있었다.

공화당 대선 잠룡들이 더 많은 표를 얻기 위해 이민사회를 비난한다면 적어도 해당 이민사회 납세자들이 이들을 불러 이야기를 할 권리 정도는 있지 않을까.

그 방식은 크게 어렵지 않다. 다수인 중국계, 베트남계, 일본계, 필리핀계 등 아시아계 주민들이 커뮤니티를 대변할 리더들을 패널로 세우고 질문을 공모하고 그들이 가진 소수계 정책들을 공개적으로 검증하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아시아권에 대한 외교정책도 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토론회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아시안 유권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이를 정치권에 전달할 수 있는 여러 통로가 만들어 질 것이다.

물론 토론회만 한다고 해서 모든게 해결되지는 않는다. 토론회는 범 아시아계의 대대적인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 운동의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 틀이 마련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정치력이 커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가져야할 '주인의식' 이다. 이제 의무와 책임을 다하고 당당히 목소리를 내는 소수계 커뮤니티가 되자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

범 아시아계 대선 토론회가 열릴 수 있길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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