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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경비대 출신 청년 2명 위안부문제 알리려 미대륙 자전거횡단

“일본은 위안부 문제 사죄해야”
23일 DC 도착…모레 주미 일본대사관앞 시위

일본군 위안부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자전거로 미 대륙 횡단에 나선 두 명의 한인청년이 23일 워싱턴DC에 도착했다. 지난 6월20일 LA를 출발한 지 65일만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심용석(22·인천대 중어중문학과)·백덕열(22·경희대 체육학과)씨.

생전 처음 밟아보는 미국 땅 4800여 마일을 넘어지고 까져가며 쉴새 없이 달렸다. 그렇게 캘리포니아, 네바다, 앨버커키, 텍사스, 오클라호마, 캔사스, 세인트 루이스, 시카고, 피츠버그를 통과한 이들은 DC에 이어 내달 2일(수) 최종 목적지인 뉴욕에 도착할 계획이다.

이들은 ‘트리플 A(Admit(인정)·Apologize(사죄)·Accompany(동행) 프로젝트’ 중이다. 트리플 A 프로젝트는 일본의 위안부 문제 인정과 사죄를 촉구하고 위안부 할머니들과 동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위안부 진실 알리기를 위한 대륙횡단을 기획하며 직접 생각해낸 이름이다.

이미 LA와 시카고 일본 영사관 앞에서 한국의 수요시위를 본딴 집회를 열었고, 오는 26일(수)과 내달 2일에는 각각 워싱턴DC의 일본 대사관과 뉴욕의 일본 영사관을 찾아 위안부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할 것이다. 두 청년의 대륙 횡단은 군 복무시절 우연한 기회에 접한 위안부 소재 애니메이션 ‘소녀이야기’에서 비롯됐다. 독도경비대에서 함께 근무하며 평소 한일관계에 관심이 많았던 동갑내기는 전역 후 위안부 할머니를 뵈러 찾은 용인의 요양소에서 결심을 굳혔다.

“작고 마른 체구셨지만 잡아주신 손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할머니를 위해, 모든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진실을 알리고 다시 찾아뵙겠노라 말씀드렸어요.”

그렇게 6월 20일 LA에서 출발해 들리는 곳마다 마트와 주유소에 위안부 관련 유인물을 배포했다. 대륙횡단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에게 “알리고 싶은 사실이 있다”며 이번 주행의 취지를 밝혔다. 그저 자전거에만 관심을 보이던 미국인들도 두 청년이 전하는 한국의 가슴아픈 역사에 귀 기울였다.

심씨는 “일본을 딱히 미워하는 것도 아니고, 본받아야 할 점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선진국일수록 과거에 일어난 인권문제에 대해 확실히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 ”종군 위안부 문제는 우리가 한국인이라서가 아니라 인류 보편의 가치에 어긋나는 인권 침해 행위다. 건강한 의식을 가진 세계시민으로서 위안부 진실을 알리고 추가적인 인권 유린을 막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패기 넘치게 시작한 여정이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LA에선 여권과 현금이 든 가방을 도난당했고, 식비를 아끼기 위해 야외에서 취사를 하던 중 끓는 물에 화상을 당했다. 정해진 숙소도 없이 무작정 떠난 길이었지만 그럴때마다 힘이 되준 건 미주 한인들이었다. 22일 메릴랜드 도착 직후 수도권메릴랜드한인회로부터 경비와 숙소를 지원받았으며, 다음날인 23일엔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가 환영 만찬을 개최했다. 어디를 가든 지역 한인단체와 개인들이 내 자식처럼 챙겼다.

백씨는 “시카고 인근 작은 마을을 지날때 한인으로 보이는 소년에게 반가운 마음에 말을 건 적이 있었는데, 소년이 집에 가서 어머니께 ‘왜 그 형들을 그냥 보냈냐’며 혼이 났다고 하더라”며 “안식년을 지내는 중인 한국 대학 교수신 그 어머니는 수소문 끝에 우리를 찾으셨고, 1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동네 한인들까지 다 초대해 식사를 대접해주셨다”고 말했다.

건강한 몸과 자전거 한대에 의지해 시작된 청춘들의 프로젝트는 이제 끝을 향해 달린다. 뉴욕에서 수요집회를 마치고 유엔 본부 앞에서 해단식을 가진 후 7일 귀국한다. 심씨는 “겁도 없이 시작한 이번 여정을 통해 많은 인연을 만나고, 미국 주류사회와 일본 정권에 위안부 문제를 상기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며 “귀국해서도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사회 정의를 위해 행동하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유현지 기자
yoo.hyunj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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