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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왜 '소향'<한국 유명 CCM가수> 같은 스타가 안 나올까?"

외면당하는 기독 음악인들
활동 무대 및 환경 열악해

한인 기독 문화계 발전 필요
유명세 찾는 교회 문화 변해야
"정말 찬양 위한 찬양집회?"
흥행 위한 찬양 집회라서 문제


요즘 미주 한인교계 기독 음악인들의 활동이 분주하다. 우선 '제3회 CCM 신인 선발 경연대회'가 진행중이다. 미주 지역 기독음악 인재 양성과 찬양 사역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대회다. 열기는 뜨겁다. 지난 15일 예선전을 시작으로 오는 29일 세리토스장로교회에서 본선이 열린다. 본지 8월4일 A-27면> 하지만 기독 문화계 이면에는 슬픈 현실도 존재한다. 한 기독 음악인은 "사실 우리에게는 찬양할 수 있는 무대가 많이 없다"고 했다. 그들의 한숨이 섞여있는 현실을 알아봤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유명 CCM가수는 '1만 달러'

최근 한국 유명 찬양팀인 '어노인팅'이 미국을 방문 8월 한 달간 '미주 투어 집회'를 실시했다.

이 팀은 LA부터 밴쿠버까지 각 한인교회를 돌며 찬양 집회 및 찬양 사역 관련 세미나 등을 진행했다.

어노인팅 마커스 등은 한국 교계에서 워낙 유명한 찬양팀이라서 초청 집회를 열면 소위 '흥행'이 보장된다.

지난달에는 한국 유명 CCM 가수인 소향이 미주한인교회를 돌며 찬양 공연을 펼쳤다. 소향의 경우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인지도가 더욱 높아졌기 때문에 요즘 한인교계에서 섭외 1순위로 꼽힌다.

하지만 정작 한인교계 찬양 사역자들의 심정은 씁쓸하기만 하다.

LA지역 한 기독 음악인은 "미주 한인교회들이 한국의 유명 찬양팀이나 가수를 초청해서 집회를 하는 건 좋지만 정작 이곳의 찬양 사역자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솔직히 지금의 환경에서는 미주 한인교계판 '어노인팅' '소향' '힐송'의 배출은 꿈도 꿀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일반적으로 교계의 찬양 공연료는 철저한 자본논리와 인지도에 의해 책정된다. 보통 A급 CCM 가수나 찬양팀을 초청할 경우 1회 공연 비용으로 최소 5000~1만 달러 정도를 지급해야 한다.

교계 한 관계자는 "공연비 외에도 항공료나 체류비 등을 별도로 지급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솔직히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인지도가 있다 보니 인원 동원은 수월하다"며 "물론 미주 지역 찬양 사역자도 많겠지만 확실히 인지도가 약해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있다"고 전했다.

외면당하는 찬양 사역자들

교회들은 청년 또는 음악인을 중심으로 저마다 찬양팀을 운영하고 있다.

찬양팀은 싱어 키보드 드럼 기타 등 보통 10여 명 이상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만 해도 적어도 한인 교계에서는 300~400명 이상이 찬양 사역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또 그중에는 앨범을 발매하거나 전문적으로 CCM 사역을 하는 찬양 사역자들도 있다.

하지만 활동중인 찬양 사역자 숫자에 비해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미주 지역 크리스천 청년 5명으로 구성된 찬양 밴드 '원에이티(ONE EIGHTY)'는 지난 5월 첫 찬양 앨범을 발표하고 현재 활동중에 있다. 하지만 멤버들 모두가 음악 외에 다른 직업이 있다.

원에이티 박형준 씨는 "CCM 가수나 밴드 대부분이 다른 직업을 가진 상태에서 활동중인데 요즘은 생계 때문에 음악을 관둔 사람도 많다"며 "한인 교계에도 실력 있는 기독교 아티스트들이 너무나 많은데 현실상 이들이 활동한 만한 무대가 없다 보니 재능을 그냥 썩히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들이 설 수 있는 무대 자체가 많이 없는 것도 문제다.

현재 LA생명찬교회가 운영하는 카페 '이음'에서 간간이 기독 음악인들을 위한 작은 무대가 마련되고 있다. 또 기독교 거리 문화 사역을 펼치는 '더 텐트'의 경우 매달 LA지역 가주영어학교 주차장에서 소규모 공연을 펼치는 정도다.

더 텐트 박준호 전도사는 "한인교회들은 유명 CCM 가수나 찬양팀만 찾는다. 그렇다 보니 정작 미주에 실력있는 찬양 사역자들이 외면당하고 새로운 인재를 키워내지 못하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대우나 사례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미주지역 찬양 사역자들은 "찬양 집회 후 밥값이나 개스비라도 받으면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 전도사는 "유명 CCM 가수와 달리 이곳 기독 음악인에 대한 사례비 지급 인식 등이 없다 보니 찬양 사역자에 대한 '불공정거래'도 만연돼 있다"며 "한마디로 유명하지 않으면 사례비 같은 건 없다"고 전했다.

기독 문화 사역 단체인 원하트미니스트리(피터 박 목사)측은 "환경이 워낙 열악하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미주 지역 기독 음악인 숫자가 점점 줄고 있다"고 전했다.

피터 박 목사는 "CCM 하나를 제작하려면 오랜 시간과 노동이 소요되는데 그에 대한 최소한의 대가마저 없다 보니 찬양 사역자가 전문적으로 양성될만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교회마다 기독 문화에 대한 인식이 워낙 부족해서 미주에서 CCM 사역을 해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전했다.

LA지역 CCM 사역자 이모 씨는 "교인들이 오해하면 안 된다. 상황이 어렵고 도움이 필요한 교회가 있다면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찬양을 하러 가는 사역자도 정말 많다"며 "하지만 교회들이 유명인의 찬양을 듣기 위해서는 거액의 공연비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이름없는 사역자에 대해서는 '왜 사례비를 줘야 하느냐'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는 '찬양을 위한 찬양 집회'가 아닌 '흥행을 위한 집회'만을 추구하는 교계 문화가 문제"라고 말했다.

"기독 음악인 위한 교육도 필요"
한인교계 음악 단체 부족
CCM 네트워크 활성화돼야


한인교계의 기독 문화가 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CCM 사역자들에 대한 교육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원하트미니스트리 피터 박 목사는 "사실 기독 음악인들이 돈과 사역 사이에서 균형을 잃게 되면 여러 가지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찬양 사역자들이 음악이라는 도구를 잘 사용하려면 그들을 위한 체계적인 신앙 교육과 그에 대한 지원 단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한인교계에는 CCM 찬양 공연등을 계획하는 원하트미니스트리, 한인1.5세 청소년 및 청년들을 위한 음악 선교 단체 '지저스홀릭' 등을 제외하면 젊은 기독 음악인들을 위한 활동 단체도 없는 상태다.

원에이티 박형준 씨는 "미국에는 한국 가수들이 앨범을 낼때 세션으로 참여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기독 음악인들이 많다"며 하지만 이들이 실질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도 없고, 앨범을 낸다 해도 전문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단체나 시스템도 없기 때문에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음악 뿐 아니라 기독 연극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기독 문화인들은 "무엇보다 한인 교회의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남가주 지역 기독 극단 이즈키엘 전수경 단장은 "이제는 기독 공연들의 수준이상당히 높아졌다. 하지만, 교회들은 이에 대해 티켓을 구입하고 정식으로 봐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거의 없다"며 "결국은 이 모든게 기독교 문화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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