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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 Story] 미술작품의 표절은?

소설가 신경숙씨의 표절 소동으로 한동안 시끌벅적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하다. 물밑으로 가라앉은 모양이다. 물밑에 잠겨있다고 아주 없어진 건 아니겠지… 어쨌거나 문학 한류의 물꼬를 튼 저력을 지닌 작가이니, 다시 일어나 좋은 작품 쓰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가 했더니 이번에는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암살'이 표절 시비에 걸려 법정으로 간 모양이다. 여기에는 돈 문제가 깔려 있다.

예술작품의 표절 시비는 어쩌면 필연적인 일이다. 인간 세상에서 완전히 새로운 창조란 있을 수 없으니, 언제 어디서건 비슷한 작품이 나올 수밖에 없다.

미술에서는 표절 시비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미술작품의 표절 소동은 다른 예술 분야에 비해 많지 않은 편이고, 문제가 터져도 금방 판가름이 난다. 두 작품을 나란히 놓고 보면 한 눈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물론 간단하지 않은 경우도 많지만…

미술계는 훨씬 적극적이고 공격적이다. 표절 대신 아예 훔치거나 가짜를 만드는 노골적인 범죄행위로 서슴지 않는다. 그래야 돈이 된다. 미술작품은 오직 하나밖에 없다는 희소성 때문에 값이 어마어마하게 비싸기 때문이다.

표절은 도둑질이다. 기본적으로는 작가의 양심 문제이지만, 표절이 사회문제가 되는 것은 대부분 돈 때문이다. 그래서 끝내 법정으로 가곤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슨 분명한 판단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니 판사만 고달프다.

표절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는 일은 매우 까다롭고 위험한 일이다. 겉보기에는 닮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우연의 일치인지, 영향을 받은 것인지, 참고로만 한 것인지를 가리기가 지극히 어렵다.

사람의 생각이나 눈이란 대동소이하게 마련이다. 대부분 같고, 조금 다른 것이다. 그런데 예술가는 그 조금 다른 것을 극대화해서 자기만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 기구한(?) 팔자를 타고난 사람들이다. 같은 사물을 보고 전혀 다른 세계를 표현한다는 것, 그게 말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니 문제다.

그러다 보니 전시회장에 가보면 엇비슷한 그림, 어디선가 본 듯한 작품을 만나는 일이 흔하다. 특히 추상화에서 더 하다. 같은 시대에 같은 환경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며, 비슷한 고민을 하는 작가들이 비슷한 재료를 써서 만들어낸 작품들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미술작품의 경우는 누구의 작품을 참고로 했다고 밝힐 방법도 없으니 더 답답하다.

거장들에게서도 비슷한 작품은 나타난다. 예를 들어, 입체파 초기 피카소와 브라크의 작품 중에는 누가 그린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작품들이 제법 있다. 문학에서도 대가들의 유명한 작품 중에 고전을 그대로 옮겨 쓴 작품들이 적지 않다. 표절에 가까울 정도다. 하지만 이런 작품들을 표절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돌고 돌아 결국 표절 시비는 작가의 양심 문제라는 근본으로 되돌아오고 만다. 하지만, 작가들이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읽고 보고 듣고, 고민을 나누는 자리가 많아진다면, 닮은 작품이 줄어들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미주 한인작가들은 남의 작품을 읽고 보고 듣는 일에 매우 인색하거나 대단히 게으른 것 같다.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

장소현 <극작가·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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