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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인도 파워' 겸손이 키웠다

MS이어 구글 CEO도 인도계 발탁
주유 기업 핵심 포진…창업도 활발
공존 중시 문화적 바탕 경영에 장점
'IT는 신분상승 지름길' 인재들 몰려

인도계인 순다 피차이(43)가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google)의 최고경영자(CEO)에 발탁되면서 실리콘밸리의 '인도 파워'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사타이 나델라(48)의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취임에 이은 또 하나의 대형 뉴스이기 때문이다. 미국 IT 분야에서 인도계의 약진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지만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상징적 기업들의 CEO까지 배출한 것은 인도계가 이제는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인도계의 저변은 넓고 깊다.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 시스템의 샨타누 나라옌 CEO와 구글의 검색 사업분야 총괄을 맡고 있는 아밋 싱할 수석부사장 등도 인도계다.

미국 IT분야에서 인도계의 강세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인도계 기업 전문가인 비벡 와드화 교수에 따르면 2012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기업의 16%를 인도계가 주도했다. 이 지역 인도계 인구가 8만9000여명으로 전체의 6%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높은 비율이다. 외국 출신자의 창업만 놓고 보면 그 비율은 35%로 훨씬 높아진다. 이민자가 창업한 IT기업 10곳중 3곳 이상이 인도계 기업이라는 얘기다. 이에 반해 한국계가 창업한 기업은 5% 미만으로 인도,중국,영국,캐나다,독일,이스라엘,러시아 등에 이어 8번째에 머물렀다.

이민정책연구소(MPI)에 따르면 미국내 인도계 인구는 200만명 수준. 한인 숫자와 비슷한 규모다. 이런 인도계가 IT업계를 호령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인도계의 IT분야 강세 이유를 인도의 교육과 문화, 종교,사회적 배경에서 찾는다. 현재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 대부분이 이민1세들이기 때문이다. 인도의 인재들은 수학과 과학,공학분야로 몰린다고 한다. 아직도 신분제도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은 자녀가 이들 분야에서 성공하는 것이 신분상승의 사다리에 오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구글의 CEO가 된 피차이도 "영국계 기업에서 기술자로 일했던 아버지를 통해 공학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회고했다. 여기에 겸손함을 미덕으로 삼는 윤리의식과 끈끈한 가족애, 그리고 타인의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문화 등도 경영인의 자양분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축적된 DNA가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IT업계 생태계와 잘 맞는다는 분석이다. "IT분야에서 성공한 인도계 인물들을 보면 역설적이게도 겸손함과 성공 의지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한 전문가의 분석도 일맥상통한다.

인도계로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공동창업자이면서 지금은 벤처투자가로 활동하고 있는 비노드 코슬라는 "인도적 전통이 기업경영과 직업윤리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의 인도계 네트워크인 '인도 기업가협회'의 벤크데시 수클라도 다양성과 공존을 존중하는 인도의 문화적 전통을 강조한다. 수클라는"(인도에서는)이슬람교도 옆집에 힌두교도가 살고, 전문직 종사자의 옆집에 방직공이 사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며 "우리는 사람의 '다름'을 우월하거나 열등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각자 자기에게 필요한 기술을 익혔을 뿐 기본적으로 평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타인을 존중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다양성의 인정과 타인 존중은 신생 IT기업 경영자에 꼭 필요한 덕목이라는 얘기다. 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전략을 수립하면 성공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런 의식이 때로는 실적과 충돌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인도계 IT창업자들은 오히려 이를 새로운 자극으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또한 인도에서의 치열한 경쟁과 정치적 부패 등의 경험도 자양분이 된다고 한다, 이런 혼란스러운 분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스로 창의적 인간이 되는 방법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언어적 혜택도 있다. 인도에서는 영어가 각 학교의 제1 공용어인 탓에 유창한 영어 구사가 가능해 글로벌 기업 진출에 언어 장벽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같은 인도계 약진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인도계의 실리콘밸리 진출 역사는 30년이 넘는다.

인도 정부가 80년대 부터 IT분야 인재 양성을 목표로 이 분야 대학졸업생들의 미국 유학을 적극 지원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인도계 인재들의 대규모 유입이 이뤄졌고 1세대들이 닦아 놓은 토대 위에서 2세대들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인도 기업가협회의 벤클레디 수크라는"미국에 거주하는 200만명의 인도계 가운데 3분의2는 2세들"이라며 "이들은 부모세대가 물려준 인도적 전통과 미국 출생이라는 자산을 동시에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제2,제3의 순다 피차이, 사타이 나텔라가 등장할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김동필 선임기자

◇실리콘밸리의 주요 1세대 인도계

*아제이 바트

90년대 중반 인텔사의 엔지니어로 근무하면서 USB 표준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1957년생인 바트는 인도의 마하라자 사야지라오 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에서 석사 학위 취득 후 90년 인텔에 입사했다. 바트는 USB 외에 그래픽과 컴퓨터 건축과 관련해 31가지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비노드 담

1950년생으로 인도의 델리 대학을 졸업하고 신시내티대학에서 전기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인텔에서 플래시 메모리 개발을 주도한 그는 인텔 퇴사후 경쟁사인 AMD로 옮겼다가 현재는 인도에서 벤처 투자자로 활동하고 있다.

*비노드 코슬라

1955년생으로 인도 델리에서 출생했다. 인디아공대(IIT) 졸업후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전기공학 석사, 스탠포드에서 MBA를 취득했다. 스콧 맥니어리 등 스탠포드대 동문들과 선마이크로 시스템스를 창업해 80년대 초반 최고경영자(CEO)를 맡기도 했다. 이후 코슬라 벤처 투자사를 창업했다.

*사비어 바티아

1968년생으로 인도의 챈디가르 출생. 인도의 비르라 공대 재학중 캘텍으로 편입했다. 이후 스탠포드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애플에 입사했다.이후 잭 스미스와 함께 1996년 핫메일을 창업했다.

*빅 군도트라

구글의 소셜 차르로 불린다. 구글플러스가 제공하는 각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그의 작품. 1968년 인도 뭄바이에서 출생한 그는2007년 구글에 합류에 구글플러스 서비스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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