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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내가 낳은 자식이지만 이해가 안돼

워싱턴가정상담소 칼럼
황지현 프로그램 디렉터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흔히 내뱉게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내가 낳은 자식이지만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라는 말이다. 유아기와 아동기를 거치며 꽤 말 잘듣는 아이로 자라오던 아이가 어느날부터 말을 툭툭 내뱉기 시작한다거나 혹은 부모의 말에 토를 달기 시작하면 부모가 느끼는 배신감이란 당해본 사람이 아니면 말을 말아야 한다.

부모들은 비뚤어진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을 보며 이제 저 녀석도 사춘기에 접어들었구나라고 생각하며 아이를 이해해보려 노력하지만 머리와 가슴은 항상 따로 놀기 마련이다. 하지만 아이를 이해하려는 부모의 시도가 잘못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사춘기 아이들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저 인정해 주어야 하는 존재이다. 왜 사춘기 아이들을 이해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일까? 왜냐하면 어른의 뇌와 사춘기 아이들의 뇌는 그 구조와 작용법이 다르기 때문에 도저히 어른의 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생각들이 아이들의 뇌속에서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뇌는 하나의 기관이지만 수행하는 기능에 따라 두정엽, 전두엽, 해마 등 생소한 이름들이 붙여져 있고 각기 다른 기관처럼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 뇌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해마에 저장된 기억들이 두정엽이 어떤 상황에서 판단을 내릴 때 결정적 조언을 해주는 꼴이 되는 것이다. 만일 해마의 기억들이 두정엽으로 전달되지 못한다면 우리는 어떤 판단을 내릴 때마다 매번 새로운 시행착오를 경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뇌의 각 부위가 서로 상호협조하는 조화로운 상태는 20대 초반이 되어야 가능하다는 점이 문제이다.

그렇다면 10대 아이들의 뇌는 어떤 상태일까? 각각의 뇌가 서로 충분히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고와 행동의 부조화가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10대 자녀와 부모가 부딪히는 상황은 단순화시켜 관찰해 보면 감정과 이성이 충돌하는 현장이다. 예를들어 학교에 가는 아이의 옷차림이 부모로서는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아 옷을 갈아입으라고 지시하는 것은 우리 뇌에서 상식과 절제를 담당하는 두정엽이 활발히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0대 자녀의 머리속에선 감정과 본능에 충실한 변연계가 아주 활발히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상식과 절제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기를 결정해 버리는 것이다. 이처럼 10대 자녀와 부모의 충돌은 단순히 성격이 삐뚤어진 사춘기 아이와 엄한 부모와의 다툼이 아니라 우리 뇌 속 변연계와 두정엽의 다툼인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부모의 조언과 충고가 아이들에게 받아들여질 것인가? 그것은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되도록이면 질책을 한다거나 화를 냄으로써 아이들의 감정을 자극하지 않아야 하고 대신 아이들의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더 실용적 방법이다. 되도록이면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낳았지만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우리 아이들. 그 아이들이 10대를 무사히 그리고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선 아이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보다 그 자체로 받아주려고 노력하는 부모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문의: counseling@fccg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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