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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거주 위안부 피해자 박유년 할머니 별세

광복 70주년 앞두고 애리조나 아들 집에서

올해 들어 벌써 8명…생존자 47명으로 줄어

미국에 거주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박유년 할머니가 9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박 할머니의 별세로 한국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가운데 생존자는 47명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서만 8명이 숨졌다.

 9일 여성가족부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따르면 박유년 할머니는 지난 7일 오전 11시25분(현지시간)쯤 애리조나주에 있는 양아들의 집에서 숨을 거뒀다. 박 할머니는 폐와 심장에 물이 차는 증세를 보이며 올해만 네 차례 입원하는 등 위험한 고비를 넘겨 왔다. 병원에서 치료받던 박 할머니는 최근 병세가 깊어져 2주 전 아들 집으로 옮겨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박 할머니는 19세였던 1941년 친구와 함께 부산에 놀러갔다가 일본군 간호사가 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한국 여성 6명과 함께 일본 관동지역으로 동원돼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이후에도 싱가포르로 강제 이송돼 위안부 생활을 하다 45년 일본 패전 후 고국에 돌아올 수 있었다. 귀국 후 부산에서 생활하다 경기도 파주로 옮겨 산나물 등을 팔며 생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93년 8월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된 박 할머니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미국에서 생활해 왔다.

 발인은 12일 오전으로, 고인은 유족 자택과 가까운 공원 묘지에 안장된다. 정대협 관계자는 “70주년 광복절을 며칠 앞둔 시점에 박 할머니가 돌아가셔 안타깝다”며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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