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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서 어린이가 사라진다

유소년 팀스포츠 참가자 급감
MLB 등 프로 리그도 위기 의식
변하지 않는 규정에 흥미 반감
SNS 몰입하는 시대상도 영향
 

유소년 팀 스포츠가 위기를 맞고 있다. 전통적인 유소년 4대 스포츠로 꼽히는 농구,축구,야구,풋볼 프로그램의 참여 인원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리서치 단체인 SFIA(Sports & Industry Fitness Association)에 따르면 2008~2012년 사이 이들 4대 스포츠에 참여하는 유소년(6~18세)의 숫자는 4%가 감소했다. 이 기간 이 연령대의 인구 감소폭이 0.6%인 점을 감안하면 훨씬 큰 폭이다.

특히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로 불리는 야구의 위기감이 높다. 2008~2012년 사이 유소년(6~12세) 프로그램 참여자 숫자는 20%나 급감했다.



당장 프로야구를 관장하는 메이저리그(MLB)에도 비상이 걸렸다. 유소년 야구 인구의 감소는 미래의 MLB 관중 감소로 이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급기야 올해 1월 취임한 롭 맨프레드 MLB커미셔너는 유소년 야구 활성화를 최우선 사업중 하나로 선정했다. 그리고 유소년 야구 활성화를 위해 3000만 달러의 예산까지 배정하고 나섰다.



◆위기의 야구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인 야구는 유소년 리그만 해도 리틀리그, 베이브 루스, 포니 리그 등 전국적인 체계를 갖춘 조직이 3개나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FIA의 조사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유소년 야구 인구는 20% 이상 급감했다. 6~12세 사이 연령대에서 3대 유소년 야구 리그에 참여하는 숫자가 544만명에서 434만명으로 100만명 이상 감소한 것이다. 고교 선수까지 포함되는 18세까지로 확대할 경우 감소폭은 다소 줄지만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야구를 하는 어린이의 숫자가 줄고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유소년 야구 인구 급감 현상에 MLB가 긴장하는 것은 이들이 곧 미래의 고객들이기 때문이다. 야구는 성인 팬들 가운데 과거 야구를 했던 비율이 타 종목에 비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루커 온 트렌드'라는 단체에 따르면 성인 야구팬 가운데 80% 가까이가 과거 야구를 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크리스 마리낙 MLB 수석부사장은 "야구는 본인이 직접 해 본 적이 없으면 재미를 느끼기 어려운 종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MLB의 관중 감소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유소년 야구 인구 감소는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기간 야구용품 판매가 18%나 급감한 것이다.

결국 MLB는 거액의 예산 지원과 함께 해법 찾기에 나섰다. 이렇게 해서 발견된 문제점이 과도한 조직과 코치, 부모들의 지나친 관여다. 경기를 위해서는 꼭 유니폼을 갖춰입고 9명으로 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조건이 유소년들의 야구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자녀에 대한 부모들의 지나친 간섭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탈 조직화'와 '탈 프로그램화'가 야구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됐다.

다른 종목의 유소년팀을 벤치마킹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축구는 재미와 흥미 유발을 위해 '왼발로 더 많은 득점을 한 팀이 승리한다'는 등의 규정을 만들기도 한다는 것. 또 유소년들이 늘고 있는 아이스하키는 두 팀이 구성원을 수시로 바꿔가며 경기를 하기도 하고, 코치들은 연습시간에도 가르치기 보다는 '그냥 즐겨라'고 말한다는 것. USA베이스볼의 릭 리코보노 디렉터는 "사회의 변화가 필요하듯 스포츠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종목은

다른 종목도 예외는 아니다.표참조> 프로풋볼(NFL)은 아직도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지만 유소년 풋볼인구는 줄고 있다. SFIA가 6~18세 사이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8년에서 2012년 사이 풋볼리그 참가자는 5.4%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뇌진탕 등의 사고가 자주 발생한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농구 역시 8.3%나 감소했다. 오하이오주 고교 농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주전 선수가 아니면 힘들게 연습을 해도 실제 경기에서 뛰는 시간은 얼마되지 않아 농구를 중단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급증세를 보였던 축구도 이 기간에는 7.1% 감소했다.

이에 반해 아이스하키와 라크로스 종목은 오히려 급증세를 보였다. 아이스하키는 33만명에서 55만명으로 64%가 늘었고, 라크로스는 30만명에서 77만명으로 158%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라크로스가 풋볼과 비슷하지만 신체 접촉이 적어 안전하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팀 스포츠 외면 이유는

전문가들은 비디오게임과 소셜네트워크(SNS)의 발전도 유소년들이 팀 스포츠를 외면하는 이유중 하나로 분석했다. 비디오게임이나 SNS에 비해 스포츠가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유소년이 늘고 있다느 것이다. 전국유소년건강·안전기구의 마이클 버거론 디렉터는 "코치나 부모들도 엘리트 선수로 육성하겠다는 욕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 전문가들은 팀 스포츠에 대한 관심 하락이 어린이 비만 증가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버거론 디렉터는 "유소년 팀 스포츠가 활성화 된 시기에는 어린이 비만율도 하락했다"며 "어린이 건강을 위해서라도 유소년 팀 스포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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