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창간 41년 만에 처음으로…구독료를 20% 내린 이유
이원영/편집국장
그런데 사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디지털·다매체 시대를 맞아 신문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시대는 사람들로 하여금 점점 빠르고, 얕은 것에 익숙해지게 합니다. 이런 시대 분위기와 비교한다면 신문은 느릿하고, 깊습니다. 그런 분위기 탓인지 줄곧 이어지던 구독자 증가 추세가 최근 들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신문은 읽어주는 독자가 있어야 존재합니다. 열심히 읽어주는 독자들은 기자들 에너지의 원천입니다. 반대로 독자가 줄어든다면 신문을 만드는 기자들의 기운도 함께 빠질 것입니다.
디지털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독자들이 인쇄 매체의 역할과 매력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런 확신이 있기에 인쇄 매체를 사랑하는 더 많은 독자들에게 신문의 든든한 존재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에 구독료 인하는 그런 열망의 표현입니다. 독자들에게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림으로써 신문에 대한 애정을 이어가고 다시 찾아 달라는 당부의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거역할 수 없는 디지털 시대에 종이신문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고품격 미디어로서의 신문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할 것입니다.
저희들이 생산하는 콘텐트는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더 많은 뉴스 소비층에게 전달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시대가 빨라질 때, 신문은 깊어집니다'는 표어를 가슴에 품겠습니다. 저희 기자들은 품격있는 아날로그 신문 콘텐트, 다양한 디지털 콘텐트를 생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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