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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약속은 사기행위" 김무성 발언 파문

"한인 목소리 대변할 대표 꼭 필요"
대다수 한인 단체장들 한 목소리

재외동포 비례대표에 대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부정적 발언이 전해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30일 오전 뉴욕 동포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재외동포 비례대표 문제와 관련, "현실성 없이 세계 여러 나라 동포들에게 약속하는 것은 사기 행위이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의 발언을 놓고 한인사회 대다수 단체장들은 "이미 재외선거권이 주어진 상황에서 당장은 아닐지라도, 재외동포 비례대표에 대한 한국 정치권의 논의가 진행되는게 맞다"며 "미래에 대한 약속, 또는 의지의 표현을 사기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어느 지역, 어떤 식으로 할지는 국가나 국회가 적극적으로 고민해 정할 일이다. 애매하니까 아예 안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남문기 전 미주총연회장은 "700만 재외동포가 대한민국의 들러리가 아니고 목적지 없는 미아가 아니라면 해외한인사회와 한국정부를 잇는 대표자를 뽑아 소통하는 것이 마땅하다. 재외동포 비례대표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10여 년 전 해외참정권에 대해 약속한 정치인들은 (김 대표의 발언에 비춰보면) 모두 사기였다. 하지만 결국 되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이용태 새누리 남가주지역 미래포럼 회장은 "한국의 대표 정당이 재외국민의 권익을 위해 필요한 제도와 자리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미국과 일본, 중국에 1석씩 3석 정도를 할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안 LA한인회장은 "기본적으로 재외동포를 대변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 맞다"고 전제하고 "다만 비례대표 후보는 한인사회에서 존경받고 지지받으며 도덕적으로 깨끗한 인물이 선정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도 미주팔도연합향우회장은 "현실성이 없다는 김 대표의 발언은, 문제가 복잡하니까 약속도 못하겠고 책임질 일도 만들지 않겠다는 전형적인 책임회피로 비친다"며 "하긴 재외국민 참정권도 국회가 한 일이 아니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일이다. '재외동포 비례대표 약속은 무책임한 일'이라는 김 대표의 말이 정말 무책임하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강석희 전 어바인 시장은 "해외동포 수가 700만 명인데,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리더가 국회에 진출하는 것은 한국의 국익에 도움되는 일이다"고 말하고 "재외동포에게 비례대표 자리를 줄 수 없다면 그 이유와 배경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수 전 LA총영사 역시 "원칙적으로 재외동포 비례대표제는 한국정부와 재외동포사회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다"라며 "김 대표의 발언은 그동안 한국 정치권의 비례대표 자리에 대한 약속 남발과 한국 정치권 입성을 노린 한인들의 줄서기 과열 경쟁으로 부작용이 있었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단체장은 "김 대표가 "현실성이 없다" "어디에 주느냐"와 같은 발언을 했다는 점이 문제"라며 "한국 정치권과 정부가 현실성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하는 입장인데, 이 문제를 오히려 재외동포사회에게 되묻고 '난 책임 못 진다. 그런 말하는 사람은 사기'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건 분명 잘못됐다"고 말했다.

김병일·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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