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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한인기업인들 (1) 사출전문기업 ACE 권영무 사장

“내 나이 70대…지금도 매일 출근길이 설렌다”

20년간 삼성해외법인 공장
5곳 옮겨다니며 셋업 활약

15년 동안 에이스 진두지휘
의료ㆍ전기차에 부품 공급



샌디에이고 카운티와 맞닿아 있는 멕시코 국경지역에는 상당수의 한인 기업이 진출해 있다. 샌디에이고는 물론 한ㆍ미 양국의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 지역 한인 기업인들을 만나본다.


샌디에이고 카운티와 멕시코 사이의 3개 국경검문소 중 맨 동쪽에 위치한 지역은 ‘테카테’라는 곳이다. 미-멕 양국에 걸쳐있는 테카테의 멕시코 지역은 서쪽으로 25마일 거리의 티후아나에 비해 훨씬 차분하고 소박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곳 역시 마킬라도라 (면세 부품과 원료를 수입·조립해 완제품을 수출하는 미-멕 국경지대에 위치한 멕시코 공장지대)지역으로 총 3개의 공단에 150여개 기업이 공장을 가동중이다. 한인기업 중에는 최근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샌디에이고 에이스’(SAN DIEGO ACE)가 먼저 눈에 띈다. 1997년도에 설립된 ACE는 중소형 사출업체로 주로 전자부품, 의료기기, GPS, 반도체 장비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한다. 주 고객인 삼성전자(SAMEX)외에도 10여개의 외국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한 뒤 한층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ACE의 중심에는 권영무 사장의 노련한 리더십이 있다.

70대의 나이에도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새로운 시장개척과 생산성 향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권 사장의 경영 노하우를 들어본다.

- 회사소개를 부탁한다.
“ACE는 플라스틱 사출기 35대와 머신샵, 페인팅 부스, 쿨링 타워를 갖춘 중소형 사출업체다. 삼성 TV세트에 들어가는 부품과 의료장비용, 반도체, 어군탐지기, 전화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부품 350여 가지를 생산, 납품하고 있다. 2년전 확장 이전한 공장에는 현재 현지인 200여명과 한인 4명이 일하고 있다. 연매출은 1500만 달러 규모다.”

- 대기업의 해외공장 근무 경력이 화려하다고 들었다.
“육사 22기이다. 중대장으로 예편한 후 미국 달라스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미국 제록스사 달라스지부에 취업했다가 81년 삼성에 스카웃됐다. 1982년 삼성이 포르투칼에 최초의 생산법인을 설립할 당시 파견됐고 1984년 다시 미국 뉴저지에 TV 생산 공장을 세우는데 투입됐다. 이후 1986년에는 영국 뉴캐슬 빌링햄 가전공장 법인장으로 갔고 1992년 포르투칼을 다시 거쳐 1994년 멕시코 티후아나 전기 법인장으로 부임해 2000년도까지 법인장(상무이사)으로 일했으니 20여년 동안 해외법인만 5번 옮겨다니면서 공장 셋업을 전문으로 한셈이다. ACE에서는 삼성을 나온 2000년 부터 일하기 시작했다.”

- ACE의 탄탄한 경영 노하우는 한마디로 무엇인가.
“비즈니스는 ‘커뮤니케이션’에서 출발한다. 커뮤니케이션은 단지 언어적인 소통 뿐만은 아니다. 여러 곳의 해외법인을 돌면서 터득한 것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일을 해 줄 현지인들을 철저히 내사람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호가 진정한 신뢰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가장 쉽게 신뢰관계를 맺는 방법은 내가 먼저 상대방을 진심으로 존중하는 자세를 보일때다. 신뢰가 쌓이면 한 방향으로 매진해 나가기 쉽고 모든 일이 자발적으로 이뤄지니 자연스럽게 생산성도 올라간다. 또 성과에 따라 적절한 동기부여를 해주는 이 모든 과정이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다.

- 외국기업 등 고객 다변화에 성공한 비결이라면.
“끊임없이 도전한 결과다. 별다른 비결이 아닌 것 같지만 ‘도전’을 실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경영진들 부터 ‘나중에 하자’, ‘어쩔 수 없다, 아무리 해도 할 수 없다’는 나약함은 벗어버리고 몸소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지금은 10여개의 유수 외국 기업을 거래처로 개발했지만 무에서 유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해 온 시절을 생각하면 아득하면서도 진심으로 뿌듯하다. 전화기, 어군탐지기, 의료 플라스틱 부터 전기차인 테슬라에 들어가는 부품까지 현재 350종류의 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현재는 ‘도전’을 실행에 옮기지 않았더라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 2세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아들(벤 권부장)이 경영에 참여하니 영어권 고객들이 매우 만족해한다. 제조업과는 다른 분야에서 일하던 권부장이 합류한 뒤로 회사 내부에서도 생산성 향상이나 품질 향상에 새로운 전기가 형성되는 것 같다. 나 또한 앞으로 젊은 세대가 운영해 나갈 회사의 기반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된다.“

- 은퇴 후 15년째 또 일을 하고 있다. 진짜 은퇴는 언제쯤.
”사업에는 휴식이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사업을 영어로 ‘BUSINESS’(바쁨)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양적 성장보다도 질적인 면에서 이 회사가 고객으로 부터 신뢰 받고, 종업원들이 행복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회사가 되기위해서는 아직도 할 일이 많다. 내 나이 70대 중반을 향하지만, 지금도 매일 테카테 국경을 향하는 길목에 들어서면 마음이 설렌다. 아마 내 사전에 ‘은퇴’는 없는 것 같다.“

서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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