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비 돌려줘도 손님 안와요"
'유니온 상가=플러싱커먼스 공사'로 고착화
한인상인 "주차장 민영화도 매출 급락 원인"
폐업·이전 빈자리 중국업소 입주로 '중국화'
플러싱커먼스 공사라는 거대한 직격탄을 맞은 유니온 상가의 현주소다. 주차공간이 대폭 줄고 주차요금까지 뛰면서 인근 한인 상점의 매출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지난해 초 공사를 앞두고 시 교통국은 주차장을 민영화하면서 주차요금을 시간당 1달러에서 3달러로 최대 3배로 인상했다. 2시간에 4달러 3시간에 5달러가 각각 부과된다.
개발업체 측은 "공사 기간 중에도 1114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상가를 찾는 한인들에게는 주차요금이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뉴욕시경제개발공사는 공사장 주변 상권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25만 달러의 홍보 지원금을 플러싱 유니온상인번영회와 아주인평등회를 통해 전달하고 언론을 통해 광고가 나가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번영회 차원에서도 자구책으로 손님들에게 최대 3달러의 주차요금을 돌려주고 있지만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현장 바로 옆에 있는 한 화장품 판매 업소 관계자는 "누가 주차 요금을 3달러 이상 지불하며 화장품을 사러 이 곳에 오겠냐"며 "유니온 상가하면 '플러싱커먼스 공사'라는 이미지 때문에 '복잡한 곳'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겨 한인들이 아예 이곳을 찾으려 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소를 찾은 한인들도 업소의 어려운 점을 이해하기 때문에 주차비를 돌려 주더라도 받지 않고 있다"며 "그냥 업소를 찾지 않는 쪽을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거리미화.페스티벌 개최로 한인 상권 홍보 동참 필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폐업하거나 타지역으로 이전하는 한인 상점도 줄을 잇고 있다. 번영회에 따르면 플러싱커먼스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해부터 폐업 또는 이전을 했거나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한인 업소는 10여 곳에 달한다. 실제로 지난해 여름 39애비뉴 선상의 한양서적이 노던블러바드 156스트리트에 있는 파리바게뜨 내 매장으로 이전한 데 이어 유니온스트리트 선상의 송가네롤도 문을 닫았다. 공사장 바로 앞에서 영업 중이던 어린이백화점도 렌트를 내는 것조차 버거워지면서 수 개월 전 결국 폐점했다. 1988년 개점 이래 27년 만에 문을 닫은 것이다. 또 '장터 숯불구이'와 '팬시캐슬'도 지난해 하반기 잇따라 영업을 중단하고 문을 닫았다. 이전 또는 폐점을 하고 나간 한인 업소들의 빈 자리는 중국계 업소들이 잇따라 채우면서 유니온 상가가 한인 상가였다는 점을 무색케 하고 있다. 유니온스트리트에서 올해로 21년째 여성의류전문점인 남대문을 운영하고 있는 권정자씨는 "9.11 테러 이전까지만 해도 돈을 샐 겨를도 없이 손님들이 몰려드는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경기침체에 플러싱커먼스 공사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사상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여기에 중국 업소들의 물적인 공세까지 더해 하루하루 근근이 버티고 있는 수준"이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번영회 임익환 회장은 "상생하기 위해서는 어려운 때일수록 한인 업소들이 힘을 합쳐 역경을 이겨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거리미화 작업과 페스티벌 개최 등을 통해 한인 상권을 홍보하는 데 동참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번영회 측은 최근 뉴욕시의회로부터 유니온 상가 환경 미화를 위한 지원금 50만 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지원금은 2011년 책정됐으나 지원금의 정확한 용도를 못 정해 지급이 수년전 미뤄져 왔다. 임 회장은 “피터 구(민주·20선거구) 시의원과 만나 자금 활용 방법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청사 초롱 등 한인타운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세우고 주변 환경을 개선해 관광 명소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승재 기자
seo.seungjae@koreadaily.com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