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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김 검사의 법대 멘토링] 로스쿨 가려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리처드 김 부장검사
LA시 검찰청

한인 미 전역에서 배출되는 한인 변호사는 몇 명쯤 될까? 각 주별로 발표하는 변호사시험 합격자 명단에서 김, 이, 박 등 한국인 성씨를 분류한 결과 지난해에만 캘리포니아주와 뉴욕, 뉴지지주에서만 1000명에 가까운 한인 변호사가 탄생했다. 그만큼 매년 법학대학원에 진학하는 한인 학생들도 수천 명에 달한다. 미래의 법조인을 꿈꾸는 한인 학생들을 위해 본지는 LA시 검찰청에서 부장검사로 근무하고 있는 리처드 김 검사를 멘토로 초빙했다. 김 부장검사는 이달부터 매달 기고하는 칼럼을 통해 선배 법조인으로서 보는 법조인의 삶, 예비 법대생에게 필요한 법대 진학 가이드와 공부법, 졸업후 진로 등 다양한 이야기를 중앙일보 교육섹션을 통해 생생하게 들려줄 것이다. <편집자 주>


몇년 전 내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인턴이 소외계층을 돕고 싶어 법학대학원을 나왔다고 말한 적이 있다.

법대를 졸업한 그녀는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후 건물주의 횡포로 쫓겨나는 입주자들에게 무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재단으로 옮겼다. 일년 후 쯤 내 사무실에서 그녀를 만났다. 하고 있는 일은 어떠냐고 물었다. 예상 외로 긍정적인 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꿈꾸던 일을 하고 있는데도 즐겁지 않은 지 딱히 꼬집어 말하지 못했다. 그녀는 소외계층의 사람들이 모두 피해자가 아니라는 걸 깨달은 듯 했다. 그렇다. 당연히 많은 입주자들이 건물주의 횡포로 피해를 입고 잘못된 퇴거조치를 당한다.

하지만 모든 입주자들이 부도덕한 건물주의 피해자는 아니듯 건물주를 상대로 법과 시스템을 악용하는 입주자도 있다. 그녀는 자신이 싸우는 모든 건물주가 나쁜 사람이 아니며 그들도 피해자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동료 변호사들을 '비영리단체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성자'로 생각했던 것이 오히려 동료 변호사들을 피곤하게 했다는 것도. 모든 것은 흑백으로 나눠지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고 할까.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성공하는 변호사가 많은 것처럼 자신의 일을 즐기지 못하는 변호사도 상당하다. 그 이유중 하나는 잘못된 이유로 법대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TV에 나오는 변호사들의 모습만 보고 법정에 서서 케이스를 변론하거나 높은 경영진과 만나고 기업을 인수하는 상상을 하며 법대에 진학한 이들이 있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또는 부모의 강요로 로스쿨을 간다. 실제로 "내 아들은 연설을 잘하니 변호사가 돼야 해", "내 딸은 논쟁을 잘하니 변호사가 돼야 해"라고 말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연설을 잘하고 논쟁을 잘하는 특성이 변호사 업무에 도움은 줄 수 있겠지만 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가 되야 하는 이유로는 충분하지 않다. TV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현실과 혼동하면 안된다.

사람들마다 변호사가 무엇을 하는 지 다르게 이해하는데 한가지 분명한 건 '문제 해결사'라는 것이다. 실제로 가정법 전문가이든 법인법 전문가이든 변호사는 고객의 문제를 좋은 협상가로, 또는 공격적인 대변인으로 해결한다.

변호사가 되는 건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나를 제시하는 것이다. 변호사로서 내린 결정과 능력이 다른 사람의 삶에 영원히 영향을 준다. 법대를 가는 이유가 뭐든간에 예비 법대생은 가능한 변호사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의미를 찾고 고민해야 한다.

특히 법률 분야는 매우 넓어서 무엇을 공부할 지, 어떤 분야에서 일할 지도 찾아보고 생각해야 한다. 명문 법대 출신 중에는 연봉 10만~20만 달러 이상 받는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길 원한다. 하지만 거액의 연봉은 긴 근무시간을 요구한다. 또 로펌 안에 무례하고 모욕적인 파트너가 있을 수 있다.

일부는 비영리재단을 선호하거나 일부는 나처럼 정부 사법기관에서 일하길 원한다.

개인 법률사무소를 시작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 일하든지 상관없이 항상 상충 관계는 있고 그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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