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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누가 그들에게 돌을 던지는가

발언대
이미아 포토맥 폴스 거주

누가 내게 종교를 물으면 나는 크리스찬이라고 답한다. 율법에만 얽매인 위선적인 종교인이 되기 보다는 오늘도 더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용서할 수 있는 하루가 되게 해 주옵소서 하는 아침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기독교인이 되기를 갈망한다.

교회를 등지는 90%의 밀레니얼들의 이유는 기독교인들이 편견과 정죄 의식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인들이 자신만 의인이라는 나르시즘에 도취돼 딴 사람들을 쉽게 판단하는 우를 범한다는 것이다.

성경은 판단은 하느님께서 하신다며 우리가 남을 판단하는걸 금하시지 않았던가. 이방인과 창녀를 곱지 않게 보는 제자들을 꾸중하셨던 주님이 아니시던가.
얼마전에 ‘The Moth’라는 책을 읽던 도중 자식을 둔 사람으로는 차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파 책 읽기를 중단했던 적이 있었다. 줄거리는 이렇다. 어느 중산층 가정에서 흠하나 잡을 데 없는 완벽한 아들로 부모의 사랑을 흠뻑받고 자란 아들이 대학 기숙사로 떠나기 전날 밤에 부모에게 자신이 게이라는 힘든 고백을 한다.

한 마디의 말도 없는 부모의 침묵을 인정이라고 짐작하고 마지막 날을 친구들과 재미있게 보낸 후 귀가를 하니 그 아들의 침구, 책상, 운동기구 등 모든 소유물이 모조리 뒷뜰에서 불태워지고 있었다. 부모는 집을 비워 없었고 자신의 추억과 존재가 잿더미로 사라지는 불길을 바라보며 충격과 고독에 사로잡혀 전송해 주는 식구 하나 없는 빈 집을 떠나는 그 소년의 모습을 견딜 수가 없어서 책을 접고 말았다.

부모 말을 안 듣고 한눈을 팔다가 물구덩이에 빠져 도움를 청하는 자식에게 성경책을 보이며 닥달을 하는게 사랑인가? 아니다. 빨리 두손을 내밀어 그아이를 물구덩이에서 먼저 구해내고 조건없이 품안에 안아주는게 사랑이다.

신앙을 자식에게 가르치는 방법이 사랑보다는 판단과 율법이 우선이 되어 원망과 반항만 앙금처럼 자식들 마음 깊숙히 자리잡게 하는게 올바른 기독교인의 가르침인가.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도 기실 공공 장소에서 게이들이 애정 표시를 하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중의 하나다. 결혼이라는 개념이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하고 자식을 낳는 전통만으로 지켜져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러나 그들을 죄인으로 몰아부칠 자격이 과연 우리에겐 얼마나 있는가. 한 인간이 다른 한인간을 사랑한다는게 그렇게 몹쓸 죄가 되는가. 교회 일요일마다 참석하고 헌금내고 성경공부하는 나나 그들이나 주님의 눈엔 다 완벽하지 못한 오십보 백보의 죄인들이거늘.

아침에 눈뜨면 또 다른 스마트폰의 앱이 기다리고 있는 이 현란한 시대에 사는 우리가 어찌 2000년 전의 율법만을 고집하며 그들을 정죄할 수 있다고 하는가. 그토록 그대들은 위대하고 성스러운가. 그대들 마음속의 음욕, 시기, 질투, 사기 등을 동영상으로 노출시킬수 있다면 그대는 초연히 그 영상들을 관람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가.

게이 소년의 존재와 희망과 꿈을 한순간에 불태우는 그 기독교 집안의 뒷뜰에 주님이 계셨다면 주님은 그 불덩어리 속으로 몸을 던지셔서 타다남은 것들을 소년의 품에 안겨주시며 같이 우셨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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