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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탈리아 동부 라벤나3

곽노은
성인 아폴리나레에게 바쳐진 2개의 아름다운 성당

라벤나에는 성인 아폴리나레에게 바쳐진 성당이 두 군데 있다. 첫 번째는 서기 500년에 지어진 성 아폴리나레 누오보 성당(Basilica of Sant’Apollinare Nuovo). 두 번째는 549년에 건축된 성 아폴리나레 인 클라세 성당(Basilica of Sant’Apollinare in Classe)이다. 두 성당은 모두 산 비탈레 성당이나 갈라 프라치디아의 영묘와는 달리 바실리카 형식으로 건축됐다. 바실리카는 직 4각형의 건물로 지붕을 받치고 있는 기둥들로 인해 중앙홀과 좌우 측랑으로 구분되는 형식이다. 대개는 중앙홀의 천장이 높고 양 옆 벽으로는 여러 개의 채광창이 배열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성 아폴리나레 누오보 성당은 당시 라벤나를 지배했던 고트족의 데오도릭 대왕이 건축한 것이다. 데오도릭은 문화예술을 장려하고 교회 건축에도 매우 호의적이던 왕이었다. 성당은 처음에는 세례당(아리안)과 함께 아리안 성당이라는 이름으로 ‘예수 그리스도’에게 바쳐졌다. 그러나 동로마제국의 유스티아누스 황제가 라벤나를 점령하면서 아리안 성당은 카톨릭 성당으로 개축되었고 865년, 아폴리나레의 유해를 옮겨 오며 성 아폴리나레 누오보(새로운) 성당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기둥 위의 벽면이 온통 모자이크로 제작된 중앙홀은 눈이 부실 정도로 찬란하다. 모자이크와 바닥 사이에는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24개의 기둥(코린트 양식)이 서 있다. 모두 그리스에서 가져 온 대리석 기둥이다. 왼쪽 벽은 4명의 천사를 거느린 성모 마리아가 아기예수를 안고 있는 모자이크가 맨 오른쪽에 있다. 뒤를 이어 아기 예수께 경배하는 동방박사들의 경배 모습과 그 뒤로는 22명의 성녀들이 성모마리아와 아기예수를 향해 도열해 있다. 빛나는 별을 보고 아기 예수를 찾은 동방박사들의 모습도 흥미롭다.

성녀들 뒤로 그려진 것은 클라세 항구와 클라세 성의 모습이다. 라벤나에서 3마일 정도 떨어져 있는 클라세 항구는 당시 해군본부가 있던 큰 항구였다. 오른쪽 벽에는 흰 옷을 입은 26명의 순교자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도열해 있다. 예수님은 4명의 천사에 둘러 싸여 옥좌에 앉아 계신 모습이다. 모자이크 벽의 맨 위는 예수님 생애에 관한 이야기들이 그려져 있다. 그 중에는 오병이어의 기적, 그리스도를 세 번 부인하는 베드로, 최후의 만찬 등의 장면이 있다. 측랑에는 아름답게 지어진 여러 개의 작은 예배실들이 보인다. 그러나 모자이크를 감상하느라 예배실을 둘러 보는 사람은 거의 없어 보인다.



성 아폴리나레 인 클라세 성당은 라벤나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가야 한다. 지금은 황량해 보이는 벌판이지만 교회가 지어질 당시 이곳은 북적이는 항구(클라세)였다. 클라세 성당은 누오보 성당과는 달리 측랑 예배실은 없고 대신 12개의 석관이 양 쪽 측랑에 놓여 있다. 석관에 잠들어 있는 사람들은 모두 클라세 성당의 주교 등 그리스도를 전파했던 사도들이다. 석관의 모양도 다양하다. 공작새와 양이 십자가를 사이에 두고 있는 석관이 있는가 하면 물고기의 비늘을 확대한 듯한 석관도 있다. 클라세 성당의 중앙홀도 누오보 성당처럼 화려한 모자이크로 장식돼 있다. 다만 클라세 성당은 벽이 아니라 애프스(Apse, 성당 제단 끝의 반원형 공간)의 모자이크가 찬란하다. 천상에 비유되는 애프스는 카톨릭 미사에서 신도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중심적인 공간이었다.

따라서 중앙에는 십자가, 예수 그리스도 또는 순교당한 성인들의 이미지로 장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클라세 성당도 예외는 아니어서 중앙에는 자주색 띠로 둘러싸인 커다란 원반의 중심에 십자가가 그려져 있다. 자세히 보면 십자가의 가로축과 세로축이 만나는 작은 메달리온 안에는 예수님의 흉상까지 보인다. 이는 십자가가 죽음이 아니라 부활과 영광을 나타내는 그리스도의 승리를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파란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우주의 중심임을 나타낸다. 십자가 아래 위로는 그리스어로 ‘익투스’와 ‘살루스 문디’라는 문구가 씌여져 있다. 이것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자 구원자이며 세상의 구원을 의미하는 것이다. 십자가 양 옆으로 씌여저 있는 것은 그리스 알파벳 첫 자인 알파와 끝 자인 오메가다. 십자가 아래 녹색 초원에는 라벤나의 첫 주교였던 성인 아폴리나레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를 둘러싼 초원에는 15마리의 양과 꽃, 바위, 나무들이 있으며 각종 새들도 모자이크로 장식돼 있다. 황금빛 찬란한 라벤나의 모자이크는 전세계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예술가는 구스타프 클림트다. 클림트는 1903년, 라벤나를 방문한 후 자신의 작품 속에 금빛을 수놓기 시작했다. 금빛 빛나는 그의 대표작으로는 키스와 아델레 블로흐-바우어 등의 초상이 있다.

여행팁: 성 아폴리나레 인 클라세 성당은 중앙역 앞 또는 카두티(Piazza Caduti) 광장에서 4번 버스를 타고 간다. 버스비 1.3유로(20분) 입장료: 5유로

글·사진: 곽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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