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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가난한 대통령 ‘뻬뻬 무히까’

굿스푼 굿피플
김재억 목사, 굿스푼선교회 대표

남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사이에 위치한 우루과이는 남한보다 조금 더 큰 면적에 인구 350만 명의 작은 농·축산 국가이다. 인구 수와 국토 면적에 있어 남미에서 가장 작은 국가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강소국이다. 정치와 사회적 안정, 중남미에서 1, 2위를 다툴만한 소득수준, 행정 투명성, 교육, 환경, 치안이 우수하여 남미의 스위스로 불린다. 비옥한 토지에서 자란 풍성한 곡식들, 청정지역 목초로 키운 1300만 마리의 육우와 염소는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육고기, 유제품을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게 한다.

우루과이는 축구 강국이다. 가끔씩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발꿈치를 잡아 챌 정도로 아트 사커의 달인들이 많은 곳이다. 1950년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홈팀 브라질을 제물로 삼고, 찬란한 줄리메 컵을 적진에서 들어올렸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우루과이와 축구 대전을 벌일 때마다 저주스런 징크스에 몸서리를 쳐야 했다.

우루과이 국민들은 제40대 대통령 호세 알베르또 무히까 꼬르다노(80세)를 ‘뻬뻬’(호세의 애칭)라고 부르길 더 좋아한다. 그는 1935년 스페인 바스크 지방 출신의 부친과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의 모친 사이에서 태어났다. 다섯살때 조실 부모하고 불우하게 생활하던 그는 고교를 중퇴한 채 1960~70년대 라울 센딕이 이끈 좌파 도시 게릴라 조직인 ‘투파마로스’에 가담하였고, 독재정권과의 투쟁에 참여하여 여러차례 총상을 입었다. 13년간 감옥생활 중 혹독한 고문도 당했다. 2009년 대통령 취임 당시 그가 신고한 재산은 28년된 폭스바겐의 하늘색 비틀 자동차 하나가 전부였다. 대통령 궁을 도시빈민들에게 내어주고, 그의 아내 루시아 토폴란스키 사택에서 거주하며 집무를 하였다.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가 ‘뻬뻬 무히카’를 주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를 라틴아메리카 ‘만델라’로, ‘체 게바라’ 이후 최고의 지도자 중 하나로 존경과 신망을 몰아주는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 격식을 파괴하고 탈권위적인 삶의 자세를 견지하였다. 노타이 차림으로 경호원 없이 거리를 활보하며 시민들과 소통하길 즐겨했고, 겸손하고, 간소하고, 반소비주의적 삶을 살려고 부단히 노력하였으며 훌륭한 본을 보였다. 둘째, 언행일치의 삶의 태도 때문이다. 매월 1만2000달러를 대통령 봉급으로 받지만 90%를 가난한 도시빈민,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나머지 10%로 아내와 다리 하나를 잃은 애견 ‘마누엘라’와 손수 트랙터를 몰고 화훼 농장을 가꾸며 청빈한 삶을 살고 있다. 셋째,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혐오를 불식시키기 위해 부정부패 척결, 뇌물과 청탁 금지, 탐욕과 사치스런 삶의 태도를 힘써 멀리하였다.

뻬뻬 무히카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지만 가장 부자이며 가장 행복한 대통령으로 살기를 힘썼다. 대서양이 훤히 바라보이는 몬테비데오 한국광장에 설치된 유영호 작가의 ‘그리팅맨’은 “나눠주고 베풀고 섬기는 삶이 거머쥐고 쟁취하며 이기적으로 사는 삶보다 얼마나 더 위대한가”를 설명하듯 겸손히 인사하는 상으로 서 있다.
▷도시빈민선교 문의: 703-622-2559,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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