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처럼 작아진 액션 수퍼히어로… 웃음과 감동은 '덤'
앤트맨(Ant-Man)감독: 페이튼 리드
배우: 폴 러드, 마이클 더글라스, 에반젤린 릴리, 코리 스톨 등
장르: 액션, 모험
등급: PG-13
'앤트맨(Ant-Man)'은 마블이 아직도 새롭게 보여줄 게 많다는 걸 자신있게 증명해 보이는 영화다.
그간의 수퍼히어로들이 인류의 운명을 건 거대한 위기에 맞서 압도적 스케일의 액션을 선보였다면, '앤트맨'의 주인공 스콧 랭(폴 러드)은 지극히 평범하고도 개인적인 이유로 앤트맨 수트를 입는다. 이혼한 아내가 키우고 있는 딸에게 떳떳한 아빠가 되기 위해서다. 사상 유래 없는 '아빠 수퍼히어로'의 등장이다.
비상한 머리를 지녔지만 순간의 실수로 범죄의 길에 빠졌다 옥살이 후 출소한 스콧 랭은 다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해보지만 그리 만만치가 않다. 그에게 앤트맨 수트의 창시자이자 첨단 생화학 기업 핌 테크놀러지의 수장인 행크 핌(마이클 더글라스)이 접근한다. 그릇된 욕심으로 앤트맨 수트의 원천기술을 빼돌리려는 악당 옐로우 재킷(코리 스톨)에 대적할만한 사람으로 스콧 랭을 점찍었기 때문이다. 행크 핌의 곁엔 늘 딸 호프(에반젤린 릴리)가 있지만, 둘의 사이도 그리 좋지만은 않다. 아버지에 대한 딸의 오해와 원망, 딸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감에서 비롯된 아버지의 고집은 영화에 또 다른 강력한 감정선을 만들어 내며, 코믹한 액션 블록버스터 이상의 드라마로 '앤트맨'을 완성시킨다.
영화 개봉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만난 페이튼 리드 감독 또한 이 같은 '앤트맨' 만의 색깔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콧 랭과 행크 핌 두 사람 모두가 딸을 가진 아빠란 설정은 다른 마블 영화에선 볼 수 없는 차별화된 다이내믹을 만들어 줬다. 딸과의 관계 회복이야말로 이들을 성장시키는 가장 중요한 열쇠다. 스콧 랭의 경우 앤트맨이 되기로 결심하는 유일한 동기는 딸과 함께 있고자 하는 마음이다. 좋은 아빠가 되는 게 인생의 목표인 수퍼히어로라니, 정말 멋지지 않나. 행크 핌도 마찬가지다. 그가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호프와의 화해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관객들에게 깊이 있는 메시지까지 전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캐릭터의 기본 설정이 특이하다 보니, 액션 또한 신선하다. 앤트맨은 특수 수트와 헬멧에 장착된 핌 입자를 들이마시면, 몸이 개미만큼 작아지는 동시에 초인적 힘을 발휘한다. 자연히 영화 곳곳엔 곤충 크기로 작아진 앤트맨이 개미떼와 힘을 합쳐 풀밭, 컴퓨터 서버실, 수도관 파이프 속까지 곳곳을 누비며 펼치는 기상천외한 작전이 그려지는데, 하나하나가 그저 보고 있는 것만으로 재미난 시각 체험이다. 악당 옐로 자켓과 펼치는 전투는 현란하면서도 귀엽다. 둘은 나름 심각하게 치고 박고 있지만 실제로는 장난감 기차 위에서 남들 눈엔 보이지도 않을 혈투를 벌이고 있다는, 황당하면서도 기발한 상황이 이어진다.
사실 마블이 '앤트맨'의 영화 제작 계획을 발표했을 때, 대부분의 마블팬·영화 제작 관계자 등은 의아해 했다. 과연 영화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다. 아이언맨이나 토르처럼 파괴력 있고 멋진 수퍼 히어로에 비해, 몸집이 작아지는 앤트맨 캐릭터는 그리 매력적으로 와 닿지 않아서다. 처음 '앤트맨'의 연출을 맡은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지난해 5월 크랭크인을 앞두고 하차하자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마블이 부랴부랴 페이튼 리드를 새 감독으로 결정하고 촬영을 시작했지만 모두의 반응은 '글쎄…' 였다.
하지만 영화를 연출한 페이튼 리드 감독은 가족의 갈등과 화해라는 주제, 스케일의 대조라는 기술적 설정을 통해 '앤트맨'만의 매력을 만들어 내는 데 완전히 성공했다. 지금껏 등장했던 그 어떤 멋진 수퍼히어로보다 친근하고 공감 가는 영웅의 탄생이며, 과하게 화려하고 웅장하기보단 아기자기하고 재치 넘치는 액션으로 관객들을 웃음 짓게 하는 수퍼히어로물의 등장이다. 리드 감독은 갑작스런 감독 교체로 뒤늦게 합류하게 된 핸디캡을 딛고 오히려 기존의 마블 영화가 다가가지 못했던 가족단위 관객이나 아동 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보여줬다.
영화를 제작한 마블 스튜디오의 브래드 윈더바움 프로듀서는 리드 감독에 대해 "캐릭터에 대한 높은 이해도는 물론, 각 인물이 겪었던 상황을 상상하는 능력도 출중하다. 현장에서 매 순간 놀라운 순간을 포착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특히 즉흥적으로 배우 간의 앙상블을 끌어내는 모습에 감탄하곤 한다"고 극찬했다. 행크 핌 역의 마이클 더글라스 역시 "에너지와 지구력이 뛰어나며 코미디 센스도 뛰어난 감독이다. 늘 열린 마음으로 현장을 이끌어 정해진 대본 외에 즉석에서 대사를 바꾸거나 애드립을 하는 것도 적극 권장했고 나 역시 리딩 때부터 배역에 새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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